정수여덕의 정신을 이웃에게 실천하는 민영한 고문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2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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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흔적의 동물이다. 사람이 지나간 자리, 말한 자리, 듣는 자리에는 언제나 흔적이 남아 있게 마련이다. 이 흔적이 선인지 악인지는 스스로 구분할 수 없기에 인간은 늘 방황하며 타인의 인격을 가볍게 여기고 있는지 모른다.
인간은 감성의 동물이라 타인에게 따뜻한 정을 주면 그만큼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철학을 믿고, 그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민영한 고문. 그는 오랜 기간 군대에서 복무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언제나 후학들에게 미래지향적으로 훈육을 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을 이기다.
탄금대와 수안보 온천이 유명한 충북 충주가 그의 고향이다. 바다는 없지만 물이 많고 산이 많은 지역에서 그는 외아들로 태어나 온화한 성품을 익혀왔다. 우리의 현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는 너나할 것 없이 어려운 부모 밑에서 고생을 많이 했었다. 그의 집안 역시 농사를 주업으로 했으나 생계가 힘들어 모친은 옹기장사를 하여 가계에 힘을 보탰다.
그는 부모가 집을 비우면 어린 나이에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고, 머리가 명석해 주위에서 장차 큰일을 할 것이라는 칭찬을 자주 받곤 했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으로 인해 공부하는 시간보다 논밭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초등학생때부터 꼴을 베고 지게를 지며 힘든 농사일을 했다. 하지만 그는 낮에 일을 하고 나서도 책을 꼭 보고 잠을 잘 정도로 자기자신을 키워나갔다.
그런 악조건의 환경에서도 그는 학업성적이 우수하였고 축구, 육상 등 운동에도 소질이 있어 학교대표로 육상, 높이뛰기, 축구선수로 출전하여 학교 위상을 빛내기도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지역 수재들만 가는 충주사범학교병설중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 학창시절 농구선수로도 활동을 전개했다.
사실 그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시련이 온 것은 그가 10살 되던 해였다. 당시 6.25사변이 발발하자 외할머니께서 그를 외가댁으로 데리고 가 함께 피난길에 나섰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충주에 계시다가 북한군이 충주를 집중 포격하는 바람에 부모님과 헤어졌고 생사조차 알 수가 없게 되었다.
중학교 때부터 그는 고학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겨우 밥만 먹고 생활하였기에 제대로 수업료를 납부하지 못했고, 수업료 독촉으로 그는 학교생활에 원활히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그는 공부와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당연히 수업일수도 부족하였고 성적은 점점 떨어져 결국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셔 그는 이모 댁에 거주하게 되었다. 등록금과 생활비는 신문, 연필 등을 팔며 마련해야 했다. 미래가 촉망되던 그는 어두운 가정사로 인해 자신을 책임져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군에 입대했다. 처음에는 사병으로 입대했다가 다시 간부후보생으로 지원, 소위로 임관하여 전방에서 군복무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소위로 임관하면서 그는 처음으로 안정된 자신을 갖게 되었다. 첫 월급을 탔을 때는 통장을 들고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한없이 울었다고 한다. 학창시절 암울했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그는 군에서 인생을 다하리라 다짐하고, 언제나 자신을 희생하며 군복무생활에 임했다.

미래를 예측하다.
그는 뛰어난 기획으로 정훈장교시절 사단에서 주관하는 정훈대회에서 1등을 했고,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병들에게는 늘 따뜻한 형이 되어 주곤 했다. 그가 대위로 진급할 때는 고향인 충주로 배치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남다른 고향사랑과 함께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수해나 여러 자연재해로 훼손되는 고향을 복원시키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연대장에게 지역 수재민을 돕는 지원활동을 건의, 민군이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소식이 충북 도지사에게 알려지자 도지사는 그를 충북도민 체육대회 때 입장식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공적이 인정되어 충북도지사상과 사단장 표창까지 받게 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군에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보낸 그는 소령진급심사 과정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인하여 수도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심장병이 군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는데도 그는 내색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려서 고생과 군 생활 동안 민관화합을 위해 노력한 결과 치고는 너무 혹독한 시련을 받고 말았다.
결국 그는 군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담당의사의 판단과 함께 군복무를 접게 되었다. 전역 후 그는 한 공원에 앉아 자신에게 왜 또 다른 역경이 오는가, 왜 나에게 이런 불행이 오는가를 생각하며 그동안 자신을 혹사시킨 것에 후회를 했다고 한다.
다행히 그는 현대시멘트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예비군, 민방위 소방안전 등을 담당하는 중대중 보직을 맡아 군에서 경험한 지식으로 후방의 안보에 최선을 다하였다. 그러다 군 시절에 모셨던 조철권 노동부장관의 천거로 근로복지공사에 전직하게 되었다. 한동안 그런대로 순탄한 생활이었다. 그러나 한국노동교육원 교육과장 겸 교수직으로 재직 중에 IMF를 맞아 인원삭감조정으로 퇴사하게 되었다.
노동교육원에 있을 때 그는 전공을 더 살리기 위해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진학, 후학을 훈육하는 길로 들어서게 되었었다. 그의 명성이 널리 알려지자 그는 노동부 산하 기능대학 직업전문학교 인성순회교육을 위한 특별초청강사로 위촉되어 자신을 뒤돌아 볼 시간도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었다. 그런 가운데 미래를 보는 안목을 가진 그는 전문화시대에 학생들에게 대학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문지식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교육을 실시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그의 강의가 현실에 꼭 맞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학위가 아닌 직업능력, 실무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는 그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아직도 그의 교육을 받은 수많은 후학들은 산업기지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노사문제로 한창 시끄러울 때 그는 노동자대표와 사용자대표들과 함께 노사화합을 위한 해외연수단장을 맡아 우리나라보다 못한 동남아 또는 보다 나은 선진국 등을 견학하며 노사관계의 소통을 위한 연구와 노력에 전념하여 양측으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정수여덕을 실천하다.
모든 공직에서 퇴직한 그는 공직에서보다 지역을 위한 봉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재향군인회 군포지부 육군부회장, 충청향우회 자문위원, 군포시바르게살기협의회장, 경기도바르게살기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의식개혁 및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를 통해 이웃과 늘 함께 하려 했다. 2002월드컵대회 때는 선진의식교육을 강화하고 타의 모범을 보여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지금도 군포시바르게살기협의회 고문을 맡고 있으면서 바르게살기협의회 활동이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그는 군포를 떠나 경기도바르게살기협의회에서 원로위원에게 주는 특별위원장을 부여받기도 했다. 또한 군에 다녀온 사람을 배려, 현역복무를 마친 예비역에 대한 명예회복, 신병들에 대한 신성한 병무의무 등을 위해 활동하는 경기도병무청 정책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경기도 민방위 소양교육 강사로 있을 때 우수강사로 선발되어 미국 LA연수를 다녀왔고, 연수기간에도 자신에게 필요한 자료와 선진문화를 익히는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그의 연설을 들어 본 사람은 대부분 반하고 만다. 살아있는 그의 연설에 반해 수많은 사람들이 주례를 부탁해 주말이면 쉴 수도 없을 정도다. 또한 그는 (사)경기원로회 위원으로 과거 공직생활시 경험을 살려 인성교육과 헌신봉사 정신을 후학들에게 일러주고 있다.
사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봉사함에 있어 자리와 위치에 연연하지 않아 주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국가관이 확실하고 우리민족이 가장 어려울 때 민생고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산업화의 초석을 만들었던 그의 국민과 국가를 위한 강한 의지를 늘 본받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헌신적으로 자신을 돌보아 주신 할머니를 존경한다고 한다. 외조모의 은공을 잊지 못한다는 그의 눈가에 맺힌 잔잔한 눈물방울 속에 우리들의 현대사가 숨어 있는 듯 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선진조국에 맞는 선진시민의식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선진화로 가는 것에 가장 중요한 것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라며 이 사고를 가지는 사람은 남을 배려하고 이웃을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고 가르침을 주고 있다.
사람이 기댈 언덕이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 그처럼 기댈 언덕이 없이 자수성가하고 후학을 위해 언제나 정열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는 쉽게 포기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큰 교훈이 되고 있다. 타인에게 베푼 정만큼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정수여덕을 실천하는 그에게 우리는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2017년 2월 15일 수정)

약력
충북 충주시 출생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육군대위 예편
한국 노동교육원 전임교수 역임
경기도 민방위 소양교육강사 역임
군포시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회 운영위원 역임
군포시바르게살기협의회 고문
경기∙인천 병무청 정책자문위원 역임
국무총리상 수상
국방부장관상 수상
충북도지사상 수상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2년 10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