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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 남편은 수석·장관 가족은 불법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1월 28일
ⓒ 경기헤럴드


범죄자들이 수용된 구치소나 교도소는 법의 정의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나 그러나 수감자 신분이나 배경에 따라 면회 등 대우가 달라진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내부는 보안구역이라는 이유로 공개가 허용되지 않는다. 감시의 사각지대다. 그러다 보니 권력의 비호를 받는 수감자에게 하루 한 번으로 제한된 면회를 두 번까지 하거나, 면회 금지 대상인데도 면회가 허용되는 특혜를 누린다는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검찰에 출두해 8시간 조사를 받는 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더니, 다음 날엔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아내 정경심씨를 면회했다.
조씨는 검찰 조사 받기 전날에도 정씨를 만났다. 지난달 24일 정씨가 구속된 이후 최소 8차례에 걸친 면회였다. 사흘에 한 번 꼴이다. 정씨는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증거인멸 등과 관련해 14가지 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조씨 역시 아내 정씨와 함께 자녀 입시 비리 등 4가지 이상의 범죄를 공모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다. 이런 공범 관계에 있는 부부에게 계속 면회를 허용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심지어 교도관이 배석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아예 대놓고 증거를 인멸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대화가 녹음된다고는 하지만 대화를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의사 전달이 가능하다. 조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14일 조씨에 대한 수사 기록 열람 복사가 허용됐다. 바로 다음날 서울구치소에서 만난 두 사람은 어떤 메시지를 주고 받았을까! 그 후 서울구치소에서 조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딸 조민씨가 ‘화상 면회’를 이용해 다른 장소에서 면회했기 때문이다.
화상 면회는 구치소에서 먼 곳에 사는 수감자 가족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제도다. 서울구치소는 조씨 집에서 차량으로 20분 정도 걸린다. 특혜 면회라는 지적이 나오니 카메라의 눈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때는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가 공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두 사람 간 면회를 금지 했었다. 법 집행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다. 조씨 가족들은 언론의 눈에 띄지 않는 검찰청사 안 ‘비밀 통로’를 오가며 조사를 받았다. 전례 없는 특혜가 구치소 면회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 개혁은 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다. 돌이킬 수도, 방향을 바꿀 수도 속도를 늦출 수도 없다”고 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검찰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은 시대적 과제”라고 맞장을 쳤다. 조씨 소환조사를 받는 날 굳이 왜 이런 회의를 열어야 했을까! 조씨 수사를 검찰 개혁과 맞세움으로써 수사를 평가절하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이란 대의명분이 고작 ‘조국 수호’를 위한 것이냐는 개탄이 들리지 않는가. 나아가 검찰개혁 방안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개혁하려는 것인지. 분간을 할 수 없다. 검찰 총장이 진행 중인 수사와 관련해 단계별로 법무부 장관에게 사전 보고토록 하는 규칙 안은 검찰수사의 독립성과 중림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의 검찰 장악력을 높인다면 청와대가 수사를 쥐락펴락하게 되지 않겠는가. 전국의 41개 직접 인지 수사 부서에 대해 축소를 추진하겠다는 방침 역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부패범죄·선거범죄·마약범죄·금융범죄는 어떻게 대응할지 대책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관련부서부터 없애거나 줄인다는 것은 위험하고도 무모해 보인다. 검찰 개혁이 국가 사정 기능의 정상화가 아니라 ‘검찰 수사 무력화’에 그친다면 아무런 성과도 없이 갈등과 부작용만 키울 뿐이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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