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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베이비시터의 영아학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7월 04일

ⓒ 경기헤럴드


논설위원 · 전 교장 장세창


이제 돌이 갓 지난 영아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굶겨서 마침내 숨지게 한 위탁모에게 1심 법원이 중형을 내렸다. 베이비시터 김씨는 지난해 10월, 강서구 화곡동에 소재한 거주지에서 위탁받아 돌보던 영아를 학대하여 다음달 10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영아 문양은 당시, 겨우 생후 15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대체 그 한 달간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인간은 쉽게 죽는 유기체가 아니나, 뼈가 굳지 않은 성장기의 아동들이나 영아는 다르다. 그럼에도 학대만으로 영아를 숨지게 했다는 것은 위탁모 김씨의 만행이 얼마나 잔혹했는지를 방증하는 사실이다.
실상을 알아보면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김씨는 문양을 돌보던 중, 열흘 간 하루에 한 차례씩, 분유 200cc만 먹이고 다른 것들을 일체 주지 않았다. 많이 먹여 봐야 설사만 하니 본인이 귀찮아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학대는 강제 절식만이 아니었다. 시시때때로 아이의 꿀밤을 때리고 발로 머리를 차는가 하면, 심한 수준의 폭행도 일삼았다.
베이비시터의 범행은 문양이 뇌사 상태에 빠지면서 밝혀지게 되었다. 뇌사 상태에 빠진 문양을 진료한 의사가 뇌손상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아동학대를 의심하여 경찰에 신고한 것. 더 안타까운 것은, 증상이 시작된 문양을 김씨가 30시간이 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손발이 굳으며 눈동자가 돌아가는 문양을 방치해 둔 김씨는, 다음날 밤에야 문양을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김씨는 문양 외에도 18개월이었던 김 모 군과 6개월이었던 장 모 양을 학대했다고 한다.
위의 내용들이 폭행 수준이었다면 두 아이들에게 행한 짓은 고문에 가깝다. 코와 입을 막은 장양의 얼굴을 욕조물에 처박는가 하면, 김군을 목욕용 대야에 눕힌 다음 수도꼭지 아래에 두고 뜨거운 물을 틀어서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징역 17년과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며, "피고인은 자신을 믿고 아이를 맡긴 부모의 신뢰를 무참히 짓밟았고, 학대행위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엽기적 행각을 보이기도 했으며, 고문에 더 가까운 학대행위와 방치 속에 소중한 아이의 생명이 사라지게 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위탁모 활동에 스트레스가 쌓여 이러한 학대를 저질렀다고 진술하였다. 그 대상은 정상적인 의사표현도, 반항도 할 수 없는 영아들이었다. 비록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한들, 이미 숨을 거둔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다. 무의식 속에 자리잡혔을 장양과 김군의 트라우마, 평생을 괴로워할 문양의 유가족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린다. 이와 같은 인륜적으로 충격적인 사건들이 또 다시 거듭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다. 어떤 이는 이 모든 것이 살기 힘든 현실의 탓이며, 불공정한 사회의 탓이라고 할 지 모른다. 그러나 이 혼란의 시대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것은 다른 누가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일 것이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7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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