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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https‘ 선 차단후 해제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4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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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 전 교장 장세창

불법 유해 사이트를 근절하겠다며 https 차단을 시작했던 정부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2월 11일부터 일주일간 차단됐던 일부 해외 불법사이트가 차단 해제된 것. 당시 정부는 ‘SNI필드 차단 방식’을 도입하여 불법도박사이트 776개, 음란사이트 96개 등 총 872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무차별 차단 조치를 단행했다. 사전 통보나 예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 없이 무통보로 밀고 나간 차단이었기에 그 파장도 컸다. 여론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무통보 차단에 반발하는 국민 청원이 즉각 시작됐고, 며칠 만에 25만여 명을 돌파하며 들끓는 민심을 증명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사과하고 청원에 답한 뒤 몇몇 사이트를 해제했으나 아직 차단이 완전히 풀린 것도 아니고 사람들의 반응도 냉담하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필자도 관심을 가지고 전개되는 상황을 지켜 보게 되었다.
이 촌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SNI필드 차단방식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인터넷 사용자가 인터넷 사이트를 접속할 때 사용되는 프로토콜(통신규약)은 기존 http와 보안성이 강화된 https가 있는데, 인터넷 사용자가 목표사이트의 주소를 입력하면 보안성이 강화된 https 인증과정을 거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목표가 되는 사이트주소가 한 차례 공개된 후 모두 보안처리 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공개된 주소가 차단 목록 즉 정부의 소위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이트일 경우 추후 접속이 차단되어 버린다. https는 보안을 위해, 기존 http의 최대 단점인 보안성을 강화하려 고안된 방식이다. 다만 정부는 이 취지를 역행하여, http의 보안을 강화한 https 방식조차 뜯어 들여다 보고 확인함으로써 성급한 차단 조치를 실행한 셈. 당연히 관계자들의 반발도 쏟아져 나왔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공감하도록 소통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실질적인 해제 및 관련 조치는 없었으므로, 젊은이들의 청원이며, 도심 광장에서의 시위가 그 반발에 기름을 부었다고 한다. 그 결과, 2월 26일을 전후하여 일차 차단 해제가 이루어졌다. 접속이 불가능했던 사이트 몇 개의 접속이 원활해지고 차단이 해제된 것. 물론 이 또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보여주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차단된 사이트 중 철회 결정이 난 사이트는 극히 드물고 이미 많은 사이트가 접속 차단된 뒤, 뒤늦게 두어 개씩 풀어 주어서 실질적인 해제 조치라곤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정보의 홍수시대이다. 유튜브에서는 하루에도 수천개씩의 영상이 올라오고, 전 세계적으로 생겨났다 사라지는 사이트도 수만 개다. 이 와중에 이번 정부의 밀어붙이기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 또는 90년대의 매체 검열을 연상할 정도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해당 분야와 관계된 젊은이들의 불만은 당장 금지 사이트를 못 들어가서가 아니라, 이렇게 한 발 두 발 물러나다 보면 결국 인터넷, 전화, 랜선망에 이어 사생활까지 검열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촌극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4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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