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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발자취>한국의 산사(山寺) 57 낙가산 보문사(인천 강화)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3월 12일
ⓒ 경기헤럴드

         
(재)한양문화재연구원 이사장 강병학


우리나라에는 해수관음과 연관된 3대 관음영지(觀音靈地)가 있다. 지난 회차에 소개했던 동해의 낙산사(洛山寺), 남해의 보리암(菩提庵), 서해의 보문사(普門寺)가 그것인데 사찰의 위치를 지도상에 선으로 그어보면 정삼각형이 그어진다. 위치상으로 서울과 매우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 해가 시작되는 정초나 한 해의 말에는 참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한다.
관음영지 중 서해안에 위치한 보문사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낙가산(洛迦山)에 위치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직영사찰이다. 직영사찰이란 서울의 조계사처럼 조계종 총무원이 직접 관할하는 사찰을 말한다. 군대로 치자면 군사령부나 군단의 직할대 정도쯤 생각하면 맞을 듯싶다.
이 절에는 신라시대부터 내려오는 재미있는 창건설화가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635년(선덕여왕 4) 4월, 삼산면에 살던 한 어부가 바다 속에 그물을 던졌더니 인형 비슷한 돌덩이 22개가 함께 올라왔다. 실망한 어부는 돌덩이들을 즉시 바다로 던져 버리고 다시 그물을 쳤지만 역시 건져 올린 것은 돌덩이였으므로 다시 바다에 던졌다.
그날 밤, 어부의 꿈에 한 노승이 나타나서 귀중한 것을 바다에 두 번씩이나 던졌다고 책망하면서, 내일 다시 돌덩이를 건지거든 명산에 잘 봉안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다음날 22개의 돌덩이를 건져 올린 어부는 노승이 일러준 대로 낙가산으로 이들을 옮겼는데, 현재의 석굴 부근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돌이 무거워져서 더 이상은 나아갈 수 없었으므로 “바로 이곳이 영장(靈場)이구나.” 하고는 굴 안에 단(壇)을 모아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 신라시대의 역사는 자세히 전하지 않으나, 고려 초기에 금강산 보덕굴(普德窟)에서 관음진신(觀音眞身)을 친견한 회정(懷正)이 이곳에 와서 불상을 살펴보니, 가운데 좌상은 석가모니불, 좌보처는 미륵보살, 우보처는 제화갈라보살이었고, 나머지는 18나한상과 송자관음이었다. 회정은 이 22존 중 삼존불과 18나한은 굴속에 모시고 송자관음은 따로 관음전을 지어서 봉안한 다음 이 절을 낙가산 보문사라고 하였다.
1932년에는 주지 배선주(裵善周)가 객실 7칸을 새로 지었으며, 1935년에는 나한전을 중창하였다. 그 뒤 관음전을 중건하고 대범종을 조성하였으며, 1976년 범종각과 요사를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관음전·대방(大房)·종각·석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석실 굴 안에는 나한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 석굴 입구에는 세 개의 홍예문을 설치하였고, 동굴 안에는 반원형 좌대를 마련하고 탱주(撐柱)를 설치하였으며, 탱주 사이에 21개소의 감실이 있어 석불을 안치하였다.
이 밖에 이 절에는 마애석불좌상과 천인대(千人臺)가 있다. 마애석불좌상은 1928년에 금강산 표훈사(表訓寺)의 승려인 이화응(李華應)이 보문사 주지 배선주와 함께 조각한 것으로, 높이 9.2m, 폭 3.3m이다. 석불좌상의 상부에는 거대한 눈썹바위가 있고, 좌측에는 비명(碑銘)이 있으며, 불상 앞에는 소규모의 석등이 있다. 이 석불과 석굴에서 기도를 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하여 찾는 여인의 발길이 그치지 않는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3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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