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우리문화 컨텐츠 만들기 - 연극<옹녀>

생존을 위해 강한 생명력을 지녀야 했던 옹녀는 당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우리의 편견과 이데올로기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여성이다. 그녀의 강함은 왜곡된 시선에 의해 음란한 여성으로 비추어졌다. 결국 옹녀는 세상의 요구 속에 성적 아이콘으로 낙인찍혀 버렸다. 조선시대에 끊임없이 쫓겨 다녀야 했던 옹녀는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전통 속에서 쫓겨나야 했다.
2008 우리 문화 컨텐츠 만들기에서는 이러한 `옹녀`를 재해석했다. 연극 <옹녀>는 판소리 사설 <변강쇠전> 속의 ‘옹녀’를 중심으로 ‘옹녀’의 시점에서 본 이야기이다. <변강쇠전>이 완성된 조선후기는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한 시기였다. 그러한 시기에 변방의 최하층민으로 살아가는 여자 ‘옹녀’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인간 ‘옹녀’는 살기 위해 강해지고 길가의 잡풀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갖아야만 했다.
연극 <옹녀>는 오늘날 우리 관객들의 사회 변화 욕구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담고 있다. <변강쇠전> 속 인물들은 다른 판소리계열의 이야기와 다르게 사회의 최하층민들이 등장하는 유일한 이야기이다. 연극 <옹녀> 역시 그녀를 찾아 떠나는 여섯 유랑인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옹녀’를 욕망하는 우리의 모습인 동시에 ‘옹녀’의 삶을 이해하고 그녀와 함께 유랑을 떠나는 이야기의 주체이다. 그들은 사람과 역사에 대한 편견을 바꾸고 세상의 다른 편견과 벽을 넘기 위해 길을 떠난다.
<옹녀>는 대부분 사람들의 의식 속에 `성적 아이콘`이란 이미지로 각인된 부정적인 인물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제대로 알고 이해해야 할 "민중적인 삶"을 상징하고 있다.

-줄거리

“죽은 변강쇠의 장례를 치뤄주면 그 남자에게 시집을 가겠다”는 ‘옹녀’에 얽힌 소문을 듣고, 6명의 유랑인들이 그녀를 찾아 지리산으로 모여 든다. 삼거리에서 만나 서로를 알게 된 그들은 “옹녀와 관련한 부풀려진 소문”과 “청상살을 타고난 그녀의 내력”을 이야기하며, “요부” 옹녀를 만날 부푼 꿈을 안고 함께 길을 떠난다. 한편 무대에 홀로 나타난 옹녀는 소문과는 다른 삶에 찌들어 힘들어 하는  거친 모습이다. 하지만 그녀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드디어 그녀의 집에 도착한 6명의 유랑인은 옹녀와 희롱을 주고 받으며 본격적으로 그녀를 유혹한다. 하지만 홀로 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요부로서의 끼”를 발산하는 옹녀는 이들을 일시에 제압한다. 또한 그들 모두의 남편이 되어 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장례 치뤄줄 것을 요구한다. 옹녀의 매력에 빠진 유랑인들은 그들의 기질을 발휘하여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변강쇠의 시체를 장사지낸다.  하지만 장례를 치른 옹녀는 유랑인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유랑인들은 배신감을 느끼나 그녀에 대한 궁금증으로 그녀를 찾아나서기에 이른다. 그녀의 고향이 있는 평안도 월경촌을 찾아 DMZ (작품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를 넘고 평양을 거쳐 월경촌에 도착한다. 하지만 황폐한 그곳에 옹녀의 모습은 없다. 옹녀는 어디로 갔을까?

공   연 : 2008 우리문화 컨텐츠 만들기 - 연극<옹녀>
일   시 : 08.29(금) 19:30 / 08.30(토) 15:00, 19:00
장   소 :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연   령 : 8세이상
문   의 : 031-481-4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