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소비자를 위협하는 불법개설의료기관,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이 필요하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4년 0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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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헤럴드 |
(사)소비자교육중앙회 군포시지회장 최희숙
필자가 속한 소비자교육중앙회는 소비자 권리 보호 및 소비자 주권 실현에 앞장서고 있으며, 의료 분야에서도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의료 환경에 놓여있다. ‘불법개설의료기관(이하 불법 개설 기관)’ 때문이다.
불법개설기관은 의료기관(약국)을 개설할 수 없는 자가 의사(약사) 또는 법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약국)을 말한다.
2018년 화재로 159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이 전형적인 불법개설기관으로 영리 추구에만 몰두하여 불법 증‧개축과 내화‧방화 미 설비로 심각한 참사를 불러일으켰으며, 조사 결과 병원의 적정 의료인에 못 미치는 의료 인력과 요양급여 부당 편취, 횡령 등의 범죄 사실도 드러났다.
앞의 사례로 알 수 있듯이 불법개설기관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침해하고 국민이 납부하는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불법개설기관은 시설 미비, 과다처방, 일회용품 재사용, 무면허 의료행위 등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과잉 진료, 진료비 먹튀 등 이들의 편취 금액은 무려 3조 4천억에 달한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법개설기관을 구분하기가 어렵고, 피해를 입어도 입증이 어려워 구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들로 인한 피해액은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의료비 증가 및 건강보험 재정 누수로 인한 소비자의 혜택 감소를 야기하고 있다.
불법개설기관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쉽지 않다. 수사기관은 다양한 범죄 수사를 담당하며 민생치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어 불법개설기관의 수사는 인력 부족 등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고 사실상 단속 업무를 수행하는 건보공단은 수사권이 없어 적기에 단속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 수사가 지체되는 동안 불법개설기관은 증거인멸, 자금은닉 등을 통해 처벌을 피해 가고 있으며 피해액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보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한(이하 특사경) 부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 지식과 수사 능력을 지닌 이들에게 수사권을 주어 불법 개설 기관을 적기에 단속한다면 제대로 된 형사처벌과 재정 누수 차단이 가능하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재정 누수를 방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억울한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강력하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법안 통과를 위해선 국민적 관심과 지지 그리고 많은 사람이 불법개설기관의 폐해를 인지하고 불법행위에 대해 신고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불법개설기관 근절을 통해 건전한 의료 환경이 조성되어 소비자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4년 0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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