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발자취>다시 읽은 역사 속 명장면1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은 혁명인가, 민중의 도도한 발걸음인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19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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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헤럴드 |
(재)한양문화재연구원 이사장 강병학
우리는 시대를 살면서 많은 변혁을 겪게 되고, 그 변혁으로 인해 사회적 분위기와 시류는 순식간에 변화하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가장 비근한 예로 4.19가 있었고, 6월 항쟁이 있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촛불혁명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함으로써 국가의 권력수반인 대통령은 하야해야 했고, 권력의 주체는 바뀌었고, 헌법의 개헌이 이루어져 사회의 물줄기는 크게 바뀌었다. 이러한 변혁은 비단 현대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 나라의 역사 속에서도 나타나는 역사가 움직이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깊이 통찰하고 넘어가야 할 요소가 있다. 역사가 바뀌는 그 순간의 모멘텀은 과연 혁명이라는 한 사건 또는 혁명을 주도한 뛰어난 인물(들)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묵묵히 세상을 사는 수많은 민중들의 자각이 느린 강물처럼 흐르다가 결국 흐름을 막아선 댐을 무너뜨린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인물의 역량에 의한 것인지, 당위성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논쟁의 학계에서의 결론은 아직 진행 중이다. 둘 다 일수 도 있고. 아니면 의외의 대상이 될 수 도 있는 다분히 인문학적인 해법을 전제로 한 소모적 논쟁일 수도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것의 원동력이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변화하였는지에 대한 논의는 일단 차치하고 난 뒤, 전적으로 ‘사실(fact)’에 기인해서 사건을 깊이 천착하여 바라보면 본질과 그 시대의 상(像)을 볼 수 있다는 해법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의 역사 중 중요장면을 찾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연재는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혹은 그 주변부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 중 우리 역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 사건을 100가지 장면으로 압축하여 그 사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시대를 통찰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서 우리가 잘못알고 있었던 것은 무엇이며, 주목받지 못해 잊혀졌지만 다시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은 어떤 것이며, 혹은 본모습이 너무 누추하여 보고 싶지 않아 구태여 미화해 놓았던 역사 역시도 다시금 되짚어 보는 글을 통해 타산지석(他山之石)과 반면교사(反面敎師)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자신의 삶의 입장과 나아가 이 사회의 방향성을 좀 더 명확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명나라 만력연간(1573~1619)에 살았던 홍자성이 썼다는 『채근담 菜根譚』에 이런 구절이 있다.
天이 薄我以福이면, 吾는 厚吾德以迓之하고, 天이 勞我以形이면, 吾는 逸吾心以補之하며,
天이 阨我以遇면, 吾는 亨吾道以通之하니, 天且我, 奈何裁리요
하늘이 나에게 복을 박하게 준다면, 나는 덕을 두텁게 쌓아 이를 막을 것이고,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한다면, 나는 내 마음을 편하게 함으로써 이를 보충할 것이며, 하늘이 내개 곤액을 준다면, 나는 도를 형통케 함으로써 이를 뚫을 것이다. 그러면 하늘인들 내게 어찌하겠는가?
이미 지나간 역사지만 잊지 않고 교훈으로 삼고 끊임없이 가르치는 민족에겐 하늘도 어쩌지 못하는 英志가 있을 것이다. |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19년 0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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