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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제 근무가 실시된 이후 주말이면 도심과 근교의 휴양지에는 여가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월요일이나, 금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간이 휴가로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족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가가 늘어난다고 마냥 좋은 것도 아니다. 도로 곳곳에는 여가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차 오히려 쉴만한 장소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꼼꼼히 계획을 세워 여행을 떠났다가도 꽉 막힌 도로에서 여가시간을 소비하기 일쑤다.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월 말에서 8월 초는 각 업종에 종사하던 시민들이 피서객으로 옷을 갈아입는 바캉스 시즌이다. 그러나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가 피서철까지 이어지고 때마침 개회한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해 시민들의 방문이 굳게 잠겼다. 만안구에 사는 최모(47)씨는 “아이들이 졸라대는 바람에 근교라도 나가볼까 했지만 기름값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언제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질지 몰라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휴가기간 동안 미국관광여행을 계획했다가 고유가로 인해 항공기 값이 오르고 환율상승으로 경비에 부담을 느껴 여행을 취소했다는 노모(45)씨는 “아쉬운 대로 가까운 서해바다에 들렀지만 피서 막바지에 한몫 챙기려는 상인들의 바가지 요금에 머물 엄두가 나지 않아 이틀만에 다시 돌아왔다”고 푸념했다. 더위를 피해 쌈짓돈을 들고 피서지로 향하는 피서객들과 한철장사로 생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피서지 상인들이 동상이몽을 꾸는 한여름의 백태가 고유가, 고물가로 인해 물고 물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는 형국이다. 그러나 굳이 멀리 나갈 필요가 있을까? 우리에게 익숙한 고장이지만 주의 깊게 둘러보면 뜻밖에 좋은 휴식처가 마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만안구에 사는 정민이네 가족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정민이와 이제 갓 돌이 지난 막내 정윤이가 함께 여름휴가로 안양나들이에 나섰다. 이들을 따라 안양예술공원으로 향했다. 정민이네 아빠는 고유가를 의식한 듯 평소 끌고 다니던 자가용을 집에 두고 나왔지만 전철역에 도착한 아이들은 오랜만에 타보는 전철에 오히려 신바람이 났다. 시원한 전철에 올라 창밖을 보며 익숙한 풍경에 이것저것 물어보던 정민이는 아빠 손에 이끌려 관악역 2번 출구로 나왔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10분정도 걷다보니 예술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예술공원에는 정민이네 가족외에도 이른 아침부터 공원을 찾은 가족들이 공원에 마련된 평상이나 그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정민이네 엄마가 미리 준비해간 돗자리를 펴고 간식거리를 준비하는 동안 아빠와 함께 근처 계곡으로 향한 정민이는 물고기가 노니는 모습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계곡물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정민이 아빠 역시 도심 가까운 곳에 송사리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맑은 계곡이 있다는 사실에 놀란 듯 계곡물에 손을 담궜다. 수심이 깊지 않아서 아이들이 물장구 치면서 놀기에 좋았다. 안양시에 따르면 유원지 상류에 소형댐을 만들어 사계절 내내 맑은 물이 흐르도록 했다고 한다. 또한 물에서 노는 아이들을 지켜볼 수 있도록 계곡 근처에 평상 등 편리한 휴식공간을 설치해놓았다. 또한 다른 피서지와는 다르게 음식값에 바가지가 없다. 저렴한 가격에 공원의 운치있는 풍경은 덤이다. 예술공원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국내외 유명작가의 예술작품들은 자연과 어울리고 사람과 어울려 아이들에게 훌륭한 놀이터가 되어준다. 정민이가 물놀이에 지칠 무렵에는 정민이네 가족은 알바로 시자홀에서 열리는 ‘<오리진아트 Origin Art 展>’을 구경했다. 단돈 천원으로 입장한 전시장에서 정민이는 원시미술을 보며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엄마에게 쉴새없이 재잘재잘 떠들어댄다. 전시장을 나오자 날씨가 어둑해진 공원 곳곳에서 크고 작은 연주회를 열던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떠날 채비를 하고 그 앞에 모여있던 시민들도 하나둘씩 일어서고 있다. 최근 안양예술공원에는 주변 도시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그러나 안양권 주민들은 오히려 예전 안양유원지 시절을 떠올릴 뿐 바뀐 예술공원에 대해서는 대부분 모르고 있다. 정민이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예전에 놀러갔던 한강시민공원보다 우리 동네 공원이 훨씬 더 좋은 것 같아”
- 심하연 취재팀장
shytime@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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