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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헤럴드 |
경기헤럴드 원로위원•전 교장 장세창
낮은 산은 멀리 보이고 깊은 강은 소리 없이 흐른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물은 메마른 땅을 적시고 생명을 키우며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사람 또한 그러하여 진정 큰 사람은 자신을 높이지 않으며 깊은 사람은 함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는 짧지 않은 시간 임종호 박사를 곁에서 지켜보며 이러한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그는 학자로서의 식견을 갖추었으되 그것을 자랑하지 않았고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품었으되 이를 명예의 수단으로 삼지 않았다. 늘 한 걸음 뒤에서 사람을 세우고, 자신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 온 사람이다. 오랜 세월 언론인으로서 지역사회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기록해 온 그는 화려한 조명보다 이웃의 따뜻한 숨결을 먼저 바라보는 사람이다. 오늘날 언론이 자극과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을 때, 그는 지역사회의 따뜻한 이야기와 선한 영향력을 묵묵히 기록해 왔다. 지역 곳곳에서 피어나는 나눔과 봉사, 희생과 사랑의 소식을 전하며 공동체의 희망을 밝혀왔다. 세상이 큰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그는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언론인의 길을 걸어 온 것이다.
그러나 그의 발걸음은 언론에만 머물지는 않았다. 수십 편에 이르는 도서 출간을 비롯하여 고향과 모교에 무료로 책을 보내는 독서문화 운동, 폭력 없는 학교 만들기 운동, 청소년문학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실천하며 우리 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밝게 만들고자 하는 그의 신념 표현이라 할 것이다. 또한 그는 높은 곳에 오르기보다 낮은 곳에 머물기를 선택했고 자신이 빛나기보다 다른 이들이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삶을 살아 온 것이다.
<공간의 수필 2> -낮을수록 숨결을 느껴- 는 어쩌면 그의 삶 자체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낮아질수록 세상의 소리가 들리고, 마음이 비워질수록 이웃의 숨결이 느껴진다. 이 책에는 한 사람의 문학적 사유만이 아니라 오랜 세월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며 걸어 온 삶의 향기가 배어 있다.
그러나 그가 머무는 이 사회는 너무나 소란스럽고 너무나 비양심적이며, 또한 너무나 거짓과 무질서, 막무가내의 극치, 적나라한 권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야말로 젊은이들이 이 비참하고도 역겨운 갈등의 모습을 보고 무엇을 배울지 두렵다.
임박사는 그러나 이 현실을 좌도 우도 아닌 올바른 눈으로 침착하게 지적하며 가르치고 있다.
"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필자는 언젠가는 조용한 이 충고를 듣는 귀가 점차 많아져 오로지 권력다툼만의 어지러운 사회가 아주 아름답게 정화되리라 믿고 싶다.
약력
평북 정주 출생, 경인교육대학교(전인천교육대학) 졸업, 홍익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과 졸업, 경기도 여주·군포의왕교육지원청 장학사, 군포시 용호초등학교 교장, 군포시 궁내초등학교 교장, 한국교육개발원 `87.88년도 1종도서(국정교과서,국정교사용지도서) 집필위원, 교학사 연구·집필위원 역임, 국무총리 표창, 교육부장관 표창장, 대통령 녹조근정훈장 수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