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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헤럴드 |
경기헤럴드 고문 유중희
우리나라는 인구가 줄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인구감소가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인구수는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인구감소는 이제 국가적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젊은이들의 결혼이 점점 늦어지고, 결혼 후에도 자녀를 적게 낳거나 아예 낳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임신이 어려워 여러 방법을 시도하는 부부가 있는 한편, 의도적으로 자녀를 갖지 않기로 선택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도 이런 시대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저는 아들만 둘을 두었습니다. 제가 2대 독자였기에, 자식 세대만큼은 외아들의 무게를 덜어주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큰아들은 30대 전후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하여 딸들을 연이어 낳았습니다.
요즘은 대부분 두 자녀 이상을 낳지 않기에 손자를 보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던 중 큰아들에게서 손자가 태어났습니다. 이로써 대를 이을 수 있게 되었으니, 어찌 보면 국가에 충성한 셈이지요.
둘째 아들은 비슷한 시기에 결혼했지만, 10년이 넘도록 아이 소식이 없었습니다. 큰아들은 서울 노원구에 살고, 둘째는 천안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자주 오가지는 않지만, 명절이나 생일 같은 특별한 날이면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아이들이 찾아올 때마다 저는 용돈을 쥐여 주고, 설날에는 세뱃돈도 넉넉히 챙겨줍니다. 손주들은 할아버지 집에 오는 걸 용돈 받는 즐거움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큰며느리는 맞벌이하지만, 친정이 대구에 있어 아이들을 우리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돌보고 있습니다. 저희로서도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둘째는 자녀 대신 개 두 마리를 기르고 있습니다. 요즘 거리에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작은 종류가 많지만 때로는 크고 당당한 개도 눈에 띕니다. 처음에는 짖어대던 녀석들이 이제는 우리를 가족으로 인정하는지 반갑게 꼬리를 흔듭니다. 개를 키우는 데 드는 정성과 비용은 자녀를 키우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휴가철에 개를 동반하면 숙박업소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하기도 합니다.
며칠 전, 저희 부부의 회혼식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여름휴가를 계획했습니다. 평창의 펜션을 예약했으나, 개 때문에 둘째는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우리 집에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큰아들은 손자녀 셋을 데리고 왔고, 둘째는 개 두 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손주들에게 용돈을 건네자, 둘째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버지, 개 손자들에게도 용돈을 주셔야죠."
그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제 개 손자들에게도 용돈을 줘야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가족의 모습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사실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행복이나 동행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외로움이나 쓸쓸함을 느낄 때 반려견이 가족을 대신해서 반겨주고 옆을 지켜주는 모습에서 필자는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또한 가족에게 웃음도 함께 주니 용돈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