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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근본은 특정 소수의 독재에 반하여 국가 의사 결정이 직·간접적으로 국민주권에서 비롯된다는 사상적 기틀로 제도적인 뒷받침이 따른다. 국민은 자유선택에 의해 선출한 대표자에게 국가 의사결정권과 이에 수반되는 권력과 책임을 신탁(信託)함으로써 국정운영에 간접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러나 선출된 대통령이 행정부의 내각 구성권을 가지게 되므로 국정운영의 향방은 국민의 의지를 완전히 반영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본 이명박 정부의 출범 100일 성적표는 대의(代議)를 거스른 오답지에 가까웠다. 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갈등이 심화되자 정국을 장악하기 위한 언론통제의 꼼수를 부리고 내각 쇄신과정에서조차 대통령의 자의적 판단이 축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독단적이며 가부장적인 통치이념을 엿볼 수 있다. 50일째 불야성을 이루는 뜨거운 민심의 광장에서 이명박 정부는 민주주의의 모진 매질을 당했다. 이제 정부는 민심의 이정표를 금과옥조로 삼아야 한다. 지난 50일동안 국민들이 보여준 평화적인 촛불집회는 성숙된 민주시민의 자질을 가늠케 했다. 이는 1987년 민주화 이래 대한민국이 약관(弱冠)의 민주국가로서 피운 첫 열매다. 주권자로서의 정체성을 밝힌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촛불행진은 참여민주주의의 터를 다진 기록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로 정당성을 획득한 `거리의 정치`가 정권퇴진을 운운한다면 이는 대의제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 필요하다면 적법한 민주주의 제도를 좇아 민의를 수용한 정당정치로 풀어나갈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었던 17대 대선은 역대 최저투표율을 기록하며 민주주의의 위기로 지적된 민주국민의 낙제 성적표였다. 촛불집회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과정이다. 강경한 태도로 전리품을 취하려 한다면 편협한 민중항쟁으로 맥이 끊길지 모른다. 또한 국민정부 간 소통로로 밝힌 촛불광장이 도리어 불만표출의 해방구로 이용된다면 민주주의의 활로가 퇴로로 변질될지 모른다. 쇠고기정국이 촛불정국으로 번져감에 따라 일부 국민들조차 촛불의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 힘과 의지를 보여준 촛불집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당초의 평화적인 촛불기조를 지켜나가면서 종래에는 신뢰와 관용으로 매듭을 져야 한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다. 대화와 소통으로 대안과 합의점을 모색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촛불집회를 제도적으로 수정·보완해 새로운 개념의 정치결사체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국정현안마다 국민들이 민생권을 벗어나 정치적인 수고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성취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지름길이다. 결자해지라 했다. 정책 과오를 범한 정부는 뒤늦게나마 민의를 따라 국정운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국민은 촛불로 과열된 민심을 스스로 추스려 다시금 국가안정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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