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에세이> 도롱뇽과 개구리 소년
박혜리 기자 / rumiya515@gmail.com 입력 : 2025년 0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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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헤럴드 |
시인‧논설위원 박혜리
평소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대표적인 7대 장기 미제 사건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던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은 2019년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용의자의 DNA가 당시 복역 중이던 이춘재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30년 만에 해결되었다. 이로써 현재 남아 있는 장기 미제 사건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은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이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에 살던 초등학생 5명이 실종된 사건이다. 아이들은 그날 아침 “도롱뇽 알을 잡으러 간다”며 와룡산으로 향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군대와 경찰 등 모든 수사기관이 총동원되고 시민들까지 나서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끝내 어떠한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2년 9월, 실종 장소에서 멀지 않은 와룡산 중턱에서 다섯 아이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사망이 확인되었다. 처음에는 조난사고로 추정되었으나 두개골에서 강한 외부 충격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지금까지 갖은 추측만 난무할 뿐 사망 원인도, 범인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의 이름이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이 된 이유는 아이들이 도롱뇽 알을 잡으러 갔다고 한 사실이 개구리를 잡으러 간 것으로 잘못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개구리를 잡으러 갔다가 아이들이 실종된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다. 도롱뇽은 개구리처럼 물과 육지를 오가며 사는 양서류다. 몸은 길쭉하고 미끈하며 네 개의 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 갈색이지만 검은색 피부를 가지고 있는 개체도 있다. 피부는 촉촉하고 점액질로 덮여 있어서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주로 산속의 맑은 계곡이나 숲속 습지처럼 청정하고 습한 지역에서 서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봄철 물가에서 자주 발견된다. 도롱뇽은 깨끗한 곳에서만 살며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해 ‘환경 지표종’이라고도 불린다. 실제로 사건이 발생한 시기에는 도롱뇽이 흔하게 발견되었지만, 지금은 해당 지역에서도 거의 보기 어렵게 되었다. 아이들이 찾으려 했던 도롱뇽 알은 깨끗한 계곡물 속 돌 아래나 수초 주변에 있으며 반투명한 젤리 형태의 덩어리로 말랑말랑하고 미끈미끈한 질감을 가지고 있다. 두터운 점액질 막에 싸여 있기 때문인데 이는 외부 충격이나 건조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이다. 수온과 환경에 따라 2~4주 사이에 부화한다. 도롱뇽의 가장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뛰어난 재생 능력이다. 개구리와 달리 평생 유지하는 꼬리는 물론 잘린 팔다리나 일부 장기까지 재생할 수 있다. 이 놀라운 재생 능력은 아직도 과학자들이 완전히 규명하지 못한 자연의 신비다. 과학자들은 도롱뇽을 재생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로 보고 의학 연구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아직 우리는 도롱뇽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도롱뇽을 개구리와 착각하기도 한다. 개구리와 도롱뇽은 전혀 다른 생물이다. 만일 지금도 그 오해가 남아 있다면, 여전히 ‘개구리를 잡으러 갔다’고 알고 있다면, 이 오류가 고쳐질 수 있기를 바란다. 잘못된 선입견과 편견은 진실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린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고 해서 이 사건이 영영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앞서 언급했듯 도롱뇽은 심하게 훼손되어도 핵심만 남아 있다면 재생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건의 진실 또한 아직 살아 있다면 언젠가 반드시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절 투명하고 신비한 우주 같았을 도롱뇽 알을 찾아 떠났던 아이들은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제 도롱뇽도 쉽게 보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마치 그 아이들의 모습처럼, 산속 계곡에 숨겨진 도롱뇽 알은 기억 저편의 희미한 사진 한 장처럼 남아 있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34년이 흘렀다. 만약 그 아이들이 지금까지 살아 있었다면 모두 중년의 나이가 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이 해결된 것처럼 이 사건도 속히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박혜리 기자 / rumiya515@gmail.com  입력 : 2025년 0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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