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9-24 오전 07:45:4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컬럼·사설

<동물과 에세이> 담비와 촉법동물


박혜리 기자 / rumiya515@gmail.com입력 : 2025년 03월 13일
ⓒ 경기헤럴드
시인‧논설위원 박혜리

만 14세 미만인 경우 범죄를 저질러도 벌하지 않는다. 이 법률에 따라 범죄를 저지른 만 14세 미만의 아이들을 촉법소년이라고 부르며 이 시기에 저지른 범죄는 성인이 되어 발각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촉법소년을 악용하는 사례가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 범죄를 저질러 놓고는, 자신은 촉법소년이기에 감방에 가지 않는다며, 죄책감 없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많은 사람이 촉법소년을 없애거나 하다못해 기준 연령을 하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다. 가해자가 어리다고 해서 피해자가 받는 피해의 정도가 가벼워질 리 없다.
그렇다고 촉법소년법을 하향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많은 문제와 요구에도 불구하고 촉법소년법을 그대로 두는 이유는 분명하다. 촉법소년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죄질의 정도에 따라 최대 2년의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보호처분의 목적은 교육과 교화 그리고 재활의 기회 제공이다. 성인이 되지 못한 청소년들은 미숙한 상태기 때문에 환경적인 요인이나 충동적인 판단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교육을 통해 반성하고 교정할 기회를 가지면 많은 아이들이 올바른 길로 돌아선다. 촉법소년법을 하향하여 청소년들을 소년원이 아닌 감옥에 보내면 교화의 가능성을 박탈할 뿐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촉법소년법에 관련하여 무엇이 더 옳은지 논란의 여지가 많다. 어떠한 방향이든 깊고 폭넓은 토론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나라에서 멸종 위기 동물인 담비는 촉법동물로 유명하다. 특히 고양이와 캣맘, 캣대디 사이에서 담비는 무척 성가신 존재다. 아주 가끔 길고양이를 위해 놓아 둔 사료를 담비가 먹기도 하는데 다른 동물들처럼 먹지 말라고 좇지 못한다. 사료를 훔쳐먹는 것뿐만 아니라 길고양이를 폭행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폭행을 당했지만 상대는 멸종 위기 동물인 촉법동물이기에 건들이지도 못한다. 절도와 폭행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물론 동물인 담비가 자신이 멸종 위기 동물이기에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의 입장에서 담비가 사고를 친다고 괜히 건들였다가는 자신이 법적 처벌 대상이 되고 만다. 범죄를 저질렀지만 처벌할 수 없는 촉법소년과도 같다고 하여 담비를 촉법동물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담비는 식육목 족제빗과 담비속에 속하는 동물을 총칭하는 이름이다. 우리나라에는 과거 노란목도리담비와 검은담비가 있었으나 현재 검은담비는 멸절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노란목도리담비만 서식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만 멸종 위기 동물이며 전세계적으로 보았을 땐 멸종과는 거리가 멀다고 한다.
족제빗과답게 몸은 가늘고 길며 원통 모양의 꼬리를 가지고 있다. 몸길이에 비해 다리가 짧다. 머리는 작으며 주둥이는 뾰족한 편이지만 귀가 둥글어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귀여운 인상을 풍긴다.
호랑이가 사라진 현재 담비는 엄연한 우리나라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다. 보통 최상위 포식자라고 하면 큰 덩치를 떠올리지만 담비는 수컷 몸길이가 50~70cm 정도에 몸무게도 2~6kg 정도다. 고작 소형견이나 고양이와 비슷한 크기로 생태계 최상위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외모나 크기는 포식자답지 않지만 성격만큼은 최상위 포식자답다. 성질이 난폭하며 거기다 잡식성이라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말벌을 좋아하여 말벌 집을 박살 내기도 한다. 2~6마리 정도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자신들보다 덩치가 더 큰 고라니, 노루, 사슴, 산양, 멧돼지의 새끼를 사냥하기도 한다. 특히 멧돼지의 새끼들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빨이 상당히 날카롭기 때문에 물리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다만 사람을 매우 경계하여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거의 보고된 바 없다.
멸종 위기 동물 분류에 의한 촉법동물이든 미성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촉법소년법이든 보호가 필요한 존재를 보호하는 건 당연하다. 세상이 좀 더 여유로워져서 보호가 필요한 존재에게 따스한 손길을 건네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박혜리 기자 / rumiya515@gmail.com입력 : 2025년 03월 13일
- Copyrights ⓒ경기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경기도 중등 보건교육연구회, AI와 예술과 함께한 보건교육, 보건교사 역량 강화 워크숍 열려
김성제 의왕시장, “백운호수축제에서 가을의 정취 만끽하시길 바란다”
서수원-의왕 고속화도로 의왕TG 다차로 하이패스 9월 17일 개통
하나님의 교회,` 전국에 5,000세트 기탁` 수원·안양·군포·의왕 등 경기 지역 1,400여 세대 지원
군포2동 주민자치회, 추석 앞두고 ‘도농상생 직거래장터’ 성황리 개최
안양시의회 도시교통위원회, 위례과천선·서울 서부선 안양권 연장 촉구 결의안 채택
의왕시 초평지역 ‘똑버스’, 2026 경기도 똑버스 운송사업자 서비스 평가 ‘도내 1위’ 쾌거
조계종 정각사·광명사, 자비의 추석 선물 후원
군포 산본중 채지원 선수, 21년 만에 중등부 한국 신기록 갱신
의왕시, 제22회 의왕백운호수축제, 성황리 마무리
경기도·의회
추미애 지사, 수원·고양 등 14개 시에 ..
추미애 지사, 수원·고양 등 14개 시에 공업지역 물량 공동 활용 제안 추미애 경기.. 
경기도의회 김성수 교육행정위.. 
김귀근 경기도의원, ‘싱크홀 .. 
이채명 경기도의원 대표발의 .. 
김미숙 부의장, “후견 필요한.. 
경기도, 청년 현장 배치 엔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지방.. 
경기도의회 부의장 김미숙, “.. 
추미애 지사, “소통, 협력으.. 
최경순 도의원 “도민과 약속.. 
서수원-의왕 고속화도로 의왕T.. 
‘2026년 경기도지사배 뷰티예.. 
경기도교육청, 지방공무원 공.. 
경기도교육청, 사행산업통합감.. 
김미숙 부의장, 인공지능 활용.. 
아름다운 사람들
어르신 섬김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가인요양원 .. 
인본사상으로 사회의 언덕이 되고 있는 안성은 .. 
봉사와 문학으로 완성된 삶을 추구하는 김종두 .. 
봉사로 행복을 추구하는 이숙자 회장 봉사가 .. 
시민의 안전에 초석을 놓은 함재영 공학박사 .. 
장애를 극복하고 위대한 인간 승리의 표본이 된 .. 
제호 : 경기헤럴드 / 주소: (15865) 경기도 군포시 산본로323번길 20-33 대원프라자 801호 / 발행인 : 임종호
편집인 : 임종호 / mail: ggherald@naver.com / Tel: 031-427-0785 / Fax : 031-427-1773
정기간행물 : 경기다01029(2007년 09월 17일) / 인터넷신문사업등록증 : 경기아 51770(2017년 12월 22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종호
Copyright ⓒ 경기헤럴드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