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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헤럴드 |
수필가 김용대
어떤 일이나 집념을 가지고 불타면 이루어지리라. 구름 학생을 알게 된 것은 재직하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재한다는 동화는 어린이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글이었다. 꽤 탄탄한 구성으로 동화로서의 요건을 갖춰 재미있게 읽혔다. 특이한 것은 많은 댓글이 달리고 학생들의 의견이 활발했다는 점이다. 내용의 질문에 당시 3학년인 구름 학생은 성실하게 자신의 글에 관해 설명하였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수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기에 의심도 하였다. 이를 계기로 학생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구름이는 학교는 물론, 대외 글짓기 행사에도 열심히 참여하여 수 차례 수상하였다. 양성평등 글짓기는 교육감상을 거쳐 전국 본선에 올랐다. 동화는 매년 발간하는 교지에 발표하였다. 많은 상장으로 인정받는 것보다 더 인상 깊은 것은 학교생활을 열정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학급 임원으로 학예회에서 사회를 보는가 하면, 학교 행사에서도 창의적으로 계획하고 앞장섰다. 3년을 근무하고 인근 학교로 부임지를 옮겨 학생을 잊었다. 당시에 교육청과 여러 단체에서 주관하는 학생 글짓기 대회에서 심사하는 중 「전국수리청소년문학대전」에서 좋은 글을 보았다. 그 글을 쓴 이가 바로 구름 학생이었다. 그동안 꾸준히 노력하여 크게 발전하였음을 보았다. 고등부 최우수작으로 뽑힌 구름 학생의 글은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일들을 그냥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적 성찰로 이어간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문학은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체험하면서 느끼고 판단하고 비판하는 데서 발전한다. 학생은 주변과 자신의 삶을 녹여 내서 문학의 그릇에 담아내고, 타인과 사회와 소통하는 통로로 사용할 줄 아는 창의적인 사고를 지녔다. 이런 자질과 소양은 문학이라는 영역에서 사회를 이끌고 사회 구성원으로 하여금 그들의 삶을 발전적 방향으로 인도하는 일에 쓰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했다. 다양한 영역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문학은 주위를 정화하고 바른 인간성을 기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학 대전 심사 중에 학생은 질병과 싸우며 생활하고 있음을 알았다. 중학교 3학년 때 봉사활동을 하다가 성대 마비가 와서 치료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다른 병이 겹쳐서 한 달간 결석을 하였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병원으로부터 말하지 말라는 주문을 받았는데, 친구들은 그녀의 아픔을 구경거리로 삼았다. 자신의 아픈 경험이 있기에 이웃 사람들의 아픈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비로소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가능해졌다고 하였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리처드 도킨스의 논리와 결부시켜 선의적으로 이해하는 학생의 내면적 성찰을 읽을 수 있었다. 2012년 가을에는 ‘작가시선’ 문예지에 성인들과 겨뤄 ‘창작동화’로 등단하여 놀라게 하였다. 또한 단편소설을 써서 ‘토지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수상작인 「방」으로 하여 날카로운 시선으로 인간의 본성에 대해 끈질기게 추적하는 고민을 볼 수 있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간 흔적이었다. 또한 지역 신문에 ‘생활 속의 작은 관심과 사회 곳곳의 면면을 글로 담아 인간 본성에 대해 고민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인터뷰 내용은 감동이었다. 어린 시절의 꿈을 꾸준한 노력으로 발전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일부 창작동화 공모전에 우수상으로 입상된 그 글은 작품집으로 출판되어 전국의 초등학교와 도서관에 배포되었다. 「너도 왼발잡이였어?」라는 탈북 소년에 대한 동화다. 어린이의 심리 상태가 잘 그려져 따뜻함이 느껴졌다. 외로운 소년 이야기로 시작하여 결국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라, 함께 풀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다. 희망을 주는 글이어서 읽는 내내 훈훈했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문제를 예리한 시각으로 찾아내서 고민하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좋은 글은 바른생활을 통해 나오기에 세상을 밝게 한다. 지난 12월 10일, 한강 작가가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아 국민이 기쁨에 차 있다. 아시아 여성으로는 처음이란다. 이를 계기로 지난날의 구름 학생을 떠올리게 되었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 원인은 가까운 곳에 있다. 구름이는 어린 날 지역에서 매년 실시하는 「전국청소년수리문학대전」에 계속 참여하면서 문학에 대한 싹이 트게 되었으리라 여긴다. 15여 년이 흐른 현재 그녀는 어디쯤 와 있을까. 한강 작가처럼 대단한 문학가로 우리 앞에 우뚝 나타나지 않을지. 기대가 크다.
약력 한국수필(1994)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기수필문학회장 역임, 기전문화연구회장, 한국수필가협회 문학상 수상, 수필집 5권 등, 수리청소년문학대전 심사위원장, 경기헤럴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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