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에세이> 웜뱃과 영웅
박혜리 기자 / rumiya515@gmail.com 입력 : 2025년 02월 13일
 |
 |
|
| ⓒ 경기헤럴드 |
시인·논설위원 박혜리
세상이 심상치 않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역대 최대의 산불이 났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첫 발화점은 팰리세이즈의 한 민가 뒷마당으로 추정하고 있다. 첫 발화점과는 별개로 강풍이 화재를 키워 팰리세이즈, 이튼, 허스트 등 주요 산불을 비롯해 최소 7개의 산불이 다발적으로 발생하였다. 로스앤젤레스 산불 초기,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거대한 화마 출현에 혼비백산하여 자신과 자기 가족의 안위만 겨우 챙겼다.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모든 것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도운 민족이 있었다. 우리 자랑스러운 한국인들이다. 한국인들의 행보를 전하는 뉴스 앵커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LA 한인회를 주축으로 한국인들이 정부보다 빨리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 물품을 보내었다. 물건만 달랑 보낸 것도 아니었다. 각지에서 개인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대피소와 구호 물품 창고에서 일하기도 하였다. 어느 한인은 산불 피해를 당한 동포를 위해 자신의 집을 내어주기도 하였다. 이 일이 알려지며 유명 할리우드 스타도 이재민들을 위해 자신의 집을 기꺼이 내어주었다. 어떻게 그토록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 전 세계인들이 놀라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옛날부터 힘들 때일수록 뭉쳐서 위기를 극복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십시일반 자신의 것을 내어주며 도와왔다. ‘빨리빨리’가 몸에 배어있어 어느 민족과 국가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늦장 부리다가 시간을 쓸데없이 지체하는 꼴을 보지 못한다. 날 때부터 타고난 민족성 덕분에 이번 산불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그렇게 미국에서 우리 한국인들이 영웅이 되었다. 우리 한국인 이전에 거대한 산불에서 다른 이들을 도와 영웅이 된 동물이 있다. 2019년 9월 2일 호주 남동부 지방에서 산불이 났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인도양 쌍 극으로 인해 불은 쉽게 진화되지 못하고 무서운 속도로 번져나갔다. 이 산불은 해를 넘기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서야 겨우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거의 반년 만에 진화된 산불로 한반도 면적의 85%만큼의 호주 산림이 타버렸으며 야생동물 5억 마리가 불에 타 죽었다. 이 화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동물 중 하나가 코알라다. 평소 겁이 많아 사람을 피해 다니는 코알라가 산에서 겨우 도망쳐 나와 기진맥진한 채로 사람이 주는 물을 허겁지겁 받아먹는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화재는 겨우 진압되었지만, 코알라가 살던 숲의 80%가 소실되었고 6만 마리의 코알라가 사라지며 멸종 위기로 내몰았다. 충분히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이 동물이 없었다면 더 많은 동물이 화마의 입속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한 소셜에 언급된 이야기에 따르면 호주에서만 사는 웜뱃이 화재가 났을 때 땅굴을 파 다른 동물들을 그곳으로 피신시키고 돌보았다고 한다. 이 말은 안타깝게도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평소에도 웜뱃이 파놓은 굴을 다른 동물들이 종종 이용하는데 웜뱃은 그 동물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고 보살피는 습성이 있다. 이 특성 덕분에 의도치 않게 불이 났을 때 많은 동물에게 도움을 줬을 수 있다고 한다. 웜뱃이 직접 피신시켰든 아니든 덕분에 거대한 화마에서 벗어난 동물들이 제법 많다. 웜뱃 덕분에 그나마 더 큰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웜뱃은 작은 눈에 통통한 볼살, 짧은 다리와 짧은 꼬리를 지녀 온화한 성격만큼 순하고 귀엽게 생겼다. 그렇다고 크기가 작지는 않다. 키가 대략 70~120cm 되며 몸무게는 25~40kg 나 나간다. 수명은 대략 20~25년 정도다. 웜뱃의 크기를 본 어느 네티즌이 이렇게 평한 바 있다. ‘왕 크니까 왕 귀엽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영웅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웅이 되려면 거대한 힘이나 초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범인과 다른 비범인 만이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 평범한 나는 절대 영웅이 될 수 없다고 포기한다. 정작 세상에서 영웅이 된 자들을 살펴보면 평소 지극히 평범한 존재들이었다. 다만 위기 상황에서 이타심을, 아니 작은 배려를 발휘했을 뿐이다. 세상이 좀 더 영웅들이 많아지기를, 작은 배려로 가득하기를, 그래서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
박혜리 기자 / rumiya515@gmail.com  입력 : 2025년 02월 13일
- Copyrights ⓒ경기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경기도 중등 보건교육연구회, AI와 예술과 함께한 보건교육, 보건교사 역량 강화 워크숍 열려
|
김성제 의왕시장, “백운호수축제에서 가을의 정취 만끽하시길 바란다”
|
서수원-의왕 고속화도로 의왕TG 다차로 하이패스 9월 17일 개통
|
하나님의 교회,` 전국에 5,000세트 기탁` 수원·안양·군포·의왕 등 경기 지역 1,400여 세대 지원
|
군포2동 주민자치회, 추석 앞두고 ‘도농상생 직거래장터’ 성황리 개최
|
안양시의회 도시교통위원회, 위례과천선·서울 서부선 안양권 연장 촉구 결의안 채택
|
의왕시 초평지역 ‘똑버스’, 2026 경기도 똑버스 운송사업자 서비스 평가 ‘도내 1위’ 쾌거
|
조계종 정각사·광명사, 자비의 추석 선물 후원
|
군포 산본중 채지원 선수, 21년 만에 중등부 한국 신기록 갱신
|
의왕시, 제22회 의왕백운호수축제, 성황리 마무리
|
|
군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지역과 함께한 20.. |
김성제 의왕시장, 추석 명절 앞두고 도깨비.. |
안양시의회, 추석 명절 맞아 관내 복지시설.. |
희망나래장애인복지관, ‘2026년 경기 비발.. |
석수본동골목형상점가 유망골목상권, 2026 .. |
안양시, ‘2026 안양춤축제’ 성황리에 막 .. |
군포시의회, 사회복지시설 8곳 찾아 따뜻한.. |
안양고등학교, 올바른 학교생활 문화 만들.. |
민병덕 국회의원, “지역관광, 방문객 수보.. |
안양시, 어린이집 원장 대상 아동학대 예방.. |
|
어르신 섬김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가인요양원 ..
|
인본사상으로 사회의 언덕이 되고 있는 안성은 ..
|
봉사와 문학으로 완성된 삶을 추구하는 김종두 ..
|
봉사로 행복을 추구하는 이숙자 회장
봉사가 ..
|
시민의 안전에 초석을 놓은 함재영 공학박사
..
|
장애를 극복하고 위대한 인간 승리의 표본이 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