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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 집권 여당의 진흙탕 게시판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4년 12월 03일
ⓒ 경기헤럴드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가죽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비방글이 수백 건 올라왔다는 의혹을 두고 벌어진 여당의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최고위원회의에선 김민전 최고위원이 “한동훈 사퇴 글을 게시판에 쓰면 고발당하냐?”라고 한 대표를 겨냥했다. 이에 한 대표가 “발언할 때는 사실관계를 좀 확인하고 말하라”고 반박하는 모습이 TV에 고대로 흘러갔다. “기사를 보고 말하는 것이다”(김 최고위원), “그 기사를 제시해 봐라”(한 대표)는 공방이 이어졌고, 친윤·친한 참석자들도 언쟁을 벌였다. 여당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갈려 말로 패싸움을 벌이는 모습이다. 정말 스스로 망하기로 작정한 조직 같다.
집권당이 그렇게도 할 일이 없는가. 이 사안은 사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다질 거리도 못 된다.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도 아니다. 친윤의 주장은 “한 대표가 자기 가족이 그런 짓 한 적이 없다고 딱 한 마디만 하면 모든 게 깔끔하게 끝나는데 왜 안 하느냐”는 것이다.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 하지만 한 대표가 그걸 밝혀야 할 법적 의무도 없다. 정치적 결단의 문제일 뿐이다. 그걸 안 하겠다는 한 대표를 붙잡고 흠집을 낼 이유도 없다. 오로지 당내 권력 다툼일 뿐이다.
결국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익명성이 보장된 게시판 소동 자체가 나를 흔들고 끌어내리려는 의도”라고 반발하는 친한 측의 논리도 구차하다. 정치인이라면 정치를 풀 생각을 해야지 언제까지 익명성 운운하며 법률적 논란에 머물러 있는가. 또 “게시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 대부분이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된 인물들”이란 역공도 적절치 않은 물타기다.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짚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정치적으로 사과하면 그만일 일이다. 윤 대통령도 한동훈 대표도 검사 출신들은 왜 이렇게 사과에 인색한 것인가. 이러니 ‘검찰 출신 정치인의 한계’란 지적이 나온다.
친윤·친한이 게시판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사이 정부·여당 쇄신론은 쑥 들어가고 말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뽑아 든 관세 전쟁, 의료대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예산 확보 등 민생 현안에 대한 논의는 주도권이 야당에 넘어간 양상이다. 국민 눈에는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재판 1심에서 무죄를 받자,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똘똘 뭉쳐 눈물 흘리는 모습도 기괴했지만, 당원 게시판을 놓고 벌이는 집권당의 자중지란이 더 한심하고 볼썽사납게 비쳤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이런 게시판 논란에 더 이상 몰입할 때가 아니다. 게시판 내장은 전 과정이 의문투성이다.
한 대표는 ‘한동훈’ 동명의 8명 모두 자신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그렇다면 부인과 장모 등 가족이 글 작성자가 맞나’라는 질문엔 분명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원색적 비방글은 12개뿐이, 그 글의 작성자는 자신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는데 ‘대표 흔들기’를 하고 있다는 태도만 보이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가족에게 물어보면 간단히 해결될 일인데 왜 일을 키우느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당 안팎에선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 같다”, “가족이 아니면 제3자가 있을 수 있다” 등 온갖 추측이 나돌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친윤 측도 당원 게시판 논란을 키워 한 대표를 압박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친한 측에선 이번 논란이 애초 불거지게 된 경위가 석연치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추경호 원내 대표가 “당분간 공개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자”고 촉구하고 나선 건 그나마 다행이다.
언제부터인가 너나 할 것 없이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제되지 않은 개인 주장과 비난을 내놓고, 이것이 다시 비난을 초래하는 소모적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럴 거면 당 대변인이 왜 있는지도 모르겠다. 2주 넘게 옥신각신한 이 문제 말고 이제는 친윤·친한 모두 민생과 여권 쇄신에 힘써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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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4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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