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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 낯 뜨거운 집권당의 대표 경선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4년 07월 22일
ⓒ 경기헤럴드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국민의힘 대표 경선이 진흙탕 수령으로 깊이 빠졌었다. 초장부터 ‘배신자’ 공방으로 얼룩지더니 난데없는 ‘문자’ 논란으로 이전투구였다.
이 논란은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자신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한동후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는데 한 위원장이 메시지를 읽고도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김 여사는 물론, 윤석열 대통령도 서운했다”는 게 한 언론사의 보도 내용이었다. 이 보도 내용이 확산되자 경선 후보들은 일제히 “인간적 예의가 아니다”(원희룡), “경험 부족이 가져온 오판”(나경원), “난데없는 태세 전환”(윤상현)이라며 한동훈 후보에게 맹폭을 가했었다.
하지만 한 후보는 “김 여사 메시지가 실제로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대통령실에 공적 통로를 통해 강력하게 사과해야 한다는 뜻을 계속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문자의 진상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들이 있다. 우선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은 한 후보와는 직접 관련 없는 사안인데 왜 김 여사가 사과하는 데 한 후보의 의견을 구하려 했느냐는 의문이다. 대통령실에도 정무적 사안을 상의할 참모가 수두룩하다. 내부에서 논의해 사과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으면 그냥 사과하면 될 일이 아니었을까. 굳이 한 후보에게 메시지를 보낸 이유도 궁금해질 뿐이다.
그런 김 여사가 여지껏 사과하지 못한 이유가 당시 한 비대위원장의 답변을 못 받아서란 말인가. 문자메시지의 공개 배경도 의아하다. 메시지의 내용은 김 여사와 한 후보 둘밖에 알 수 없다. 그런데도 메시지가 대중에 까발려지고 정치적 공격 소재로 활용되는 건 기이한 일이다. 한 후보 측은 또다시 대통령실이 경선 개입에 나섰다고 의심하는 기류였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우리를 경선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개입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경위야 어떻든 권력 내부의 은밀한 메시지가 노출된 것 자체가 낯 뜨거웠다. 무엇보다 보수재건 방안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여도 시원찮을 여당 전당대회에서 이런 한심한 네거티브만 난무하는 게 과연 정상인가.
지금 국민의힘은 수도권의 입지 회복, 중도층 표심을 붙잡을 정책 노선, 개발, 차세대 보수 리더 양성, 꼰데 이미지를 벗을 소통 전략 수립 등 시급한 과제가 수두룩하다. 그렇지만 서로 헐뜯는 얘기만 들리니 국민은 후보들이 어떤 비전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조차 없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일체 개입과 관여를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여사와 한 전 위원장 사이의 개인적인 문자 메시지가 전당대회라는 민감한 시점에 외부로 유출된 이유와 경위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친윤계는 2022년 윤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쳤던 이준석 전 대표 징계를 요구했고, 비대위 도입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대선 때 후보 단일화 상대였던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직접 “국정의 적”이라고 했다.
지난 1월엔 한 전 위원장이 ‘명품 가방’ 논란에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 한다”고 하자 친윤 일부는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총선 후 넉 달이 되도록 선거 패배 원인을 찾는 백서나 당 쇄신책 하나 내지 못하고 있다. 참패의 최대 이유인 윤 대통령 부부 문제는 건드리지 못했다.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2인 대표’ 라는 기이한 지도 체제도 한때 추진했었다. 총선 패배 후 국정을 수습하고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할 당 대표 선거가 연판장과 징계론이 난무하는 싸움판이었지만 모든 것을 승화하고 화합의 장이 되지 못하면 윤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4년 0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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