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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가족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화만사성’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4년 05월 16일
 
ⓒ 경기헤럴드
국립보건원 명예위원 정태화

녹음이 짙은 5월을 계절의 여왕, 신록의 계절이라고 한다. 만물이 소생하여 인간과 가장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자연은 문을 열어 주는 5월이다. 가정에서도 야외로 나들이하며 화목하고 편강 하도록 유대관계도 돈독해진다.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아침과 저녁은 온 가족이 밥상에 둘러앉아 식사하는 모습은 기본이었다. 밥상에 늦게 앉으면 부친으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져 늦는 법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부친이 수저를 들기 전에는 식구 중 누구도 먼저 식사하는 경우가 없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보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다. 산업화가 급속도로 신장하면서 많은 아버지는 아침 일찍 출근하고 늦게 귀가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온 가족이 같이하는 식사 문화는 붕괴하고 말았다. 여기에 대학 입학시험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자식들도 아침 일찍, 밤늦게 귀가하는 문화가 팽배해지면서 가족 간의 소통은 사실상 파괴되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가족 내에 일어나는 슬픔이나 기쁨도 가족보다는 타인과 함께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상담도 가족보다는 지인들과 더 밀접하게 진행되어 친척 간의 애경사도 남보다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기성세대에서는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했다고 항변할 것이고 젊은 층에서는 지금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꼰대라고 치부해 버린다. 부모의 지위도 상실되고 자식의 관계도 방관을 해야 하는 기성세대는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가정적으로는 애석함을 갖게 됐다.
전에는 혼사가 있을 때 어른들의 결정에 따랐다. 지금은 보편적으로 자식들의 결정에 부모는 협조하거나 따라가는 상황이다. 부모의 중심적 역할은 사라지고, 혼례비용을 부담하는 제공자로 전락해 버렸다.
더 우려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조언을 잔소리로 간주해 버리는 문화는 시대별, 세대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0대와 30대, 30대와 40대에서도 문화차이로 직장 내에서도 혼란이 야기되어 적응하지 못하고 직장을 떠나는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다.
흔히 ‘나때’를 커피에 비유하여 ‘라떼’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문화적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작금에는 남을 탓하지 않고 자기 부족이나 실수를 인정하는 젊은이들이 더 많아야 사회적 통합이 될 수 있다.
사람을 이용하여 자신이 승진하거나 성공하는 기성세대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기성세대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이 분명했다. 자신이 희생하면 가족과 사회가 평온하다는 진리 하나로 평생을 희생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라떼’와 ‘꼰대’의 호칭뿐이다.
더 이상 사회적 갈등이 확대되면 가정과 사회는 더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 어느 세대에도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사실 기성세대는 위급한 환경에서 대처하는 능력을 함양하도록 젊은이들을 자식처럼 여기고 깊은 잔소리를 하곤 한다. 이것을 극복한 젊은이들은 의젓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를 포기한 젊은이들은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가정은 사회의 기본이 된다. 나의 생활보다 가족의 삶이 먼저인 가정은 사회 어디에서나 인정받게 된다. ‘가부장적 가화만사성’보다는 가족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화만사성’이 절실하다. 부모와 자식이 소통하는 문화, 서로 인정하는 문화를 함양한다면 세대별 갈등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져본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4년 05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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