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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 고물가 고금리에 환율 변동성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4년 04월 30일
ⓒ 경기헤럴드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미국 경제의 ‘나 홀로 호황’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 달러 환율은 장 중 한때 1,400원 선을 넘었다.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른 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이어 이번까지 네 차례밖에 없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환일 재무장관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서는 강수를 두며 환율이 1,380원대로 하락하긴 했지만 당분간 고환율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값이 힘을 잃고 있는 것은 강달러를 넘어 ‘킹 달러’라고까지 불릴 정도의 달러 초강세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 2.0%에 대한 확신을 얻는 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고금리를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여기에 이란 이스라엘 공습 이후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지며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 한국의 경우 9조 원에 이르는 배당금 해외 송금이 4월에 집중된 것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원화 약세가 길어지면 ‘반도체의 봄’을 맞아 겨우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려고 하는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는 측면도 있지만 엔화 등 다른 통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어 효과가 제한적이고, 전체적으로는 원자재 수입 부담 등 부정적 영향이 훨씬 크다. 수입 물가가 올라 가뜩이나 높은 국내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도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 유가와 원 달러 환율이 각각 10%씩 오르면 국내 제조업의 원가는 4.4%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의 외화 빚이 역대 최대인 226조 원까지 불어난 상황에서 이자 비용 증가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불가피하다. 국민 자금 이탈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우려가 있다. 예상보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가뜩이나 힘든 가계와 기업이 한계상황으로 몰리고, 금융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가 높다.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3고’가 장기화하고 미국을 제외한 세계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저하고’에 기댄 정부의 낙관적 경제 운용을 다시 점검할 때가 됐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외환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잘못은 없는지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 내년 정부가 갚아야 하는 국고채 물량이 102조 원에 달한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고채 발행을 줄이고 있지만 전임 정부가 코로나 재난지원금 등을 위해 공격적으로 발행했던 국고채 물량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제와 민생이 총체적 위기 상황”이라며 선거 때 공약한 전 국민 1인당 25만 원의 지원금을 포함한 민생 회복 긴급조치를 제안했다. 25만 원을 전 국민에게 주려면 13조 원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현금 살포를 위해 추경을 한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발표를 보고 “가슴이 확 막히고 답답해졌다”라고도 했다. 빠듯한 재정 형편을 외면하고 서민을 위해 싸야 할 나랏돈을 전 국민에게 나누자고 하면서도 포퓰리즘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이 대표를 보면서 ‘가슴 답답해하는’ 국민도 많다.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물가 및 금융시장 안정, 투자 활성화 등 경제 회복을 위한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3개의 전쟁’ 발발의 기도에 서는 등 세계 경제의 향방은 시계 제로에 빠져있다. 이런 때일수록 외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환율이 요동치면 기업이 사업 전략을 짜기 힘들고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정부는 향후 거시정책 운용에서 환율 안정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4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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