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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헤럴드 |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거리를 걷다 보면 하루도 개와 마주치지 않은 적이 없다. 목줄 달고 걷는 개만 보는 것도 아니다. 유모차가 다가오기에 귀여운 아기인가 하고 들여다봤다가 개가 튀어나와 깜짝 놀랐다. 맞은편에서 자전거가 달려오는데 뒤에 개가 탄 걸 보곤 웃고 말았다. 아내와 산책하러 나갔다가 송아지만 한 개가 달려들어 기겁한 적도 있다. 우리 국민 1,500만 명이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어디를 가든 ‘개·고양이 반, 사람 반’이다. 통계청은 인구주택 총조사 때 사회 변화를 반영해 조사 항목을 가감하는데, 2020년 조사부터 반려동물 항목을 신설했다. 바뀐 것은 통계 항목만이 아니다. 일부 정치인은 지역구 관리 방식을 애견인에게 맞춘다. 산에서 유권자를 만나면 전에는 가족 이름을 물었는데 요즘은 주인 따라온 개 이름을 외운다. 다음에 만났을 때 개 이름을 불러주면 주인이 반색한다. 관광지 호텔과 콘도는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객실이 일반 객실보다 먼저 마감된다. 아마존·구글처럼 개·고양이와 동반 출근을 허용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하지만 사고도 함께 는다. 소방방재청이 지난해 5년간 개 물림 사고 누계를 발표했다. 1만 1,000여 건으로 하루 6건이 넘는다. ‘대통령’이라 불리는 유명 조련사도 얼마 전 개에게 물렸다. 인터넷에서 개에게 물리지 않는 법을 찾아봤다. ‘등을 보이며 도망가지 말라’는 건 알겠는데, ‘맹견이 다가오면 눈을 마주치지 말라’는 항목에선 어이가 없었다. “뭘 봐!”하며 시비 거는 깡패 피하는 법과 다른 게 뭔가. 과거 우리 사회에서 개는 가축이었다. 소, 돼지와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이제 많은 사람이 개·고양이를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 많던 보신탕집이 거의 사라졌다. ‘우리 아이가 1등 했어요’라고 자랑하는데 알고 보니 개 유치원에서 1등 한 것이라고 한다. 서울 근교 산에는 개가 많은지 모를 지경인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개·고양이 다루는 매너는 확립되지 않았다. 맹견에게 입마개 하는 법규를 두고도 ‘모든 개가 해야 한다’는 주장과 ‘맹견 입마개조차 가혹하다’는 반박이 맞선다. 반려동물은 키우는 이에게 큰 기쁨을 주지만, 어떤 이웃에겐 불편과 공포가 되기도 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개와 함께 타는 것이 누구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이웃에겐 폭력일 수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큰 부담이 동물병원 진료비다. 지난해 기준 한 마리 월평균 양육 비용이 약 15만 원인데 그중 71.8%가 동물병원 진료비로 나갔다는 통계도 있다. 반려동물의 동물병원 횟수가 연평균 4.8회다. 암, 심장병, 결석, 치매 등 반려동물도 나이 들면 병치레가 잦아져 병원 갈 일이 많아진다. 개나 고양이는 증상을 정확히 말로 설명할 수도 없으니 진단하느라 갖은 검사를 하다 보면 1회 진료비가 수십만 원 나오기는 예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의 동물병원 1,008곳 진료비를 조사했더니 ‘엿장수 맘대로’ 가격이었다. 지역별로 편차도 커서 세종시 초진료는 7,280원, 충남은 2배 가까이 되는 1만 3,772원이었다. 같은 지역에서도 초진 진찰료가 33,000원인 곳이 있는가 하면 5만 5,000원으로 15배 넘게 비싼 곳도 있었다. 입원비는 고양이가 최고 50만 원, 대형견은 35만 5,080원인 곳도 있었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1인실이 45만~46만 원인데 그보다도 고양이 입원비가 비싸다. 우리나라는 서너 가구에 한 집꼴로 개나 고양이를 키워 반려견·반려묘가 800만 마리쯤 된다. 이 중 100마리에 1~2마리꼴로 주인에게 버림받아 연간 유기동물 숫자가 12만 마리가 된다. 진료비 표준화 등을 동물병원의 황당한 바가지요금이 사라지고, 애완동물 보험 가입이 늘어나는 등 반려동물을 책임 있게 키울 환경이 정착되어야만 병들고 나이 들었다고 반려동물을 무책임하게 버리는 행태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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