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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식을 고취하며 자아를 실현하는 최성규 실장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입력 : 2016년 08월 05일
ⓒ (주)경기헤럴드


삶은 부딪히는 사람의 것이다. 생각하고 포기하는 것보다 도전하여 얻은 경험을 토대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길을 통해서 삶을 체험하고 소중한 경험을 얻어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는 최성규 재단법인 한양문화재연구원 실장. 그는 문화와 역사의 흐름을 재인식하고 많은 시민들에게 지역의 정체성을 심어주고 있다.

목적의식을 갖다.
세계 아름다운 10대 성 중의 하나이자 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이 있고, 경기도 행정, 교육, 문화의 중심지인 경기도 수원이 그의 고향이다. 그는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은 전자공학 분야의 전문가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미군 군무원을 퇴직하고 회사를 설립해 당시 일본에서만 생산되는 여러 전자부품을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시킨 유명하신 분이었다. 그런 부친 밑에서 어릴 적 그는 과학자의 꿈을 키워나갔다. 모친은 몸이 편찮으셨지만 어릴 적부터 보통의 아이들보다 영민했던 그에게 극진한 사랑을 주셨다. 그는 또래의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나이에 집 부근에 있는 향교에서 한문을 배웠는데 이것이 지금 그가 고대사 연구자로서 한문소양을 갖추게 된 시초였고, 당시에 주위사람들이 소학이나 명심보감 등의 구절을 외워보라고 하고 그것에 대해 칭찬받는 것이 좋아 더 열심히 했었다고 그는 웃으면서 회고했다.
초등학생 때 그에게 학교는 재미가 없는 공간이었다. 그의 집에는 부친께서 소장했던 많은 책이 있었고 집 바로 앞에는 도서관이 있었는데 그는 학교수업보다는 그 수많은 책 속에서 필요한 지식을 찾아내는 게 더 흥미로웠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또래들과 놀기보다는 집에서 책읽기와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과학부에 들어가 교내외 과학경시대회에 출전하여 우수한 성적을 내기도 했고 경기도 대표로 컴퓨터 경시대회도 나갔다. 그는 또래보다 앞서가는 학습을 익혔지만 자만하지 않고 늘 겸손함을 잃지 않은 채 선생님들과 친구들로부터 무한한 사랑받기에 충분했다.
그의 중·고교 시절은 사춘기와 더불어 나타난 문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절이었다. 어릴 적부터 그의 집안에서는 그에게 하나의 일관된 시선과 굴레를 씌웠었다. 그것은 당시 소위 수재들만 갈 수 있다는 경기과학고에 당연히 가야하고, 일류 대학을 나와서 이른바 집안에서 자랑할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어느 시점까지는 모범생으로 그 기대에 부응했었다. 하지만 그에게 그런 종속적인 삶은 사춘기와 더불어 과감히 잘라내야 할 환부로 여겨졌다. 그는 집안의 뜻과는 다르게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였고, 학업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부터 부모와의 관계는 악화되었고 그는 몇 번의 가출을 감행하였다.
그는 한겨울에 떠난 도보 전국일주 여행을 자신이 세상에 진정으로 눈을 뜨게 된 일대의 사건이라고 회고한다. 여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삶, 내가 딛고 사는 이 땅, 추위와 고단함에 한없이 나약한 자신. 그에게 그 여행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그런 자신이 딛고 사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겠다는 목적의식을 가져다 준 사건이자 전환점이었다.

간직한 꿈을 실현하다
이과였던 그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기로 마음먹는다. 그것은 집안의 의지와 대항되는 또 한 번의 반항이 되었다. 당시 사학과를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의 시각은 매우 좋지 않았다. 데모나 하는 과, 나와서 할 일 없이 백수가 되기 딱 알맞은 과, 성적이 안 되어 가는 과 등등이 세상의 시각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현실보다는 자신의 꿈과 열정이 먼저였다. 역사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평생을 바쳐도 후회하지 않을 가장 적절한 전공이었다. 어릴 적 그와 친구들의 놀이터였던 수원 화성(華城)과 서당에서 배웠던 고전(古典), 그동안 읽었던 역사책과 철학서 등이 그런 결정을 만들었고, 책읽기와 글쓰기는 그것을 가능케 하였다.
그는 대학시절을 회고하면서 여행과 검도를 이야기 하였다. 고등학교 시절 무작정 떠났던 무전여행의 강렬함이 자신을 세상에 눈뜨게 만들었다면, 대학시절의 수많은 여행들은 그를 세상 속으로 뛰어들게 만들었다. 그는 대학 8년간 세 번의 자전거 전국일주, 약 40여개국을 방문한 2년간의 세계일주 그리고 수많은 오지여행들을 계획하고 실행하였다. 그의 여행에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었다. 가급적 혼자, 경비는 현지조달, 두 다리로 걸어서, 현지인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을 통해 그 곳의 문화를 직접 경험한다는 원칙이다. 이러한 여행을 통해 그는 강의실에서 배운 인문학적 지식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그들과 호흡함으로써 역사연구자로서 소양을 갖춰나갔다. 여행 중에 Australia의 Tasmania 섬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은 섬의 70%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그가 다녀본 그 어느 곳보다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한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에 그곳에서 1년간을 머무르면서 그곳 주립대학인 Tasmania Uni.에 입학하여 공부도 하고 그곳 사람들과 깊은 정을 나누었다. 당시의 경험은 그가 국립공원 학예연구직으로 근무할 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대학시절 또 하나의 열정은 검도였다. 그는 자신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단련을 시켜준 것이 검도였다고 한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그였지만 검도만큼은 취미를 넘어 온 열정을 쏟을 만큼 특별한 것이었다. 이러한 열정으로 청년부 화성시 대표선수로 활동하였고, 현재까지도 23년간 지속해서 검도 수련을 하고 있다.
그는 학부 때 남다른 열정으로 전공지식을 가르쳐주고 교비 중국 교환학생으로 보내주기도 했었던 박옥걸 교수의 추천으로 대학원에 진학하여 본격적으로 한국고대사 연구에 매진했다. 지도교수였던 김영하 교수는 매우 엄격하였는데, 그는 밤새워가며 공부하여 지도교수의 가르침에 부응하려고 노력하였다. 노력의 결과로 그는 BK21사업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되었고, 동아시아학술원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고대 대외관계사 분야에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었다. 그리고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학예연구사로 재직하면서 당시 서울대 규장각과 성균관대 박물관에 적재되어 있던 고문서 분류작업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다. 고문서 색인 작업은 한문 실력이 뛰어나야만 가능한 사업이었다. 그는 능숙한 한문 실력과 책임감을 인정받아 몇 만 점되는 방대한 자료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박물관으로부터 높은 인정을 받았다.

하나가 되는 세상을 꿈꾸다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잠시 휴학했을 때 그는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6급 학예연구사 공채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응시하여 전국에서 6명 선발하는 시험에 합격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식을 공직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반가운 마음으로 첫발을 디뎠지만 당시 국립공원 역사연구의 현실은 그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고, 국립공원 최초 학예연구사라는 타이틀은 고난의 서막을 알리는 이름표였다. 그곳은 그가 처음 발령 받은 곳이 행정과였을 정도로 역사연구에 대한 인식과 인프라조차 없는 불모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와 동기들은 처장, 실장급들의 인식전환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였다. 일단 전국 국립공원에 산재되어 있는 약 2,000여 건의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목록화하였다. 이후에는 현장조사를 통해 유적, 유물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출간하였고, 개별적으로 논문을 발표하였다. 몇 년 동안의 이러한 의욕적인 노력은 급기야 국립공원 역사문화자원 연구 TFT를 결성케 하였고, 현재 작동하고 있는 국립공원 연구시스템을 만들어 내었다. 국립공원의 역사문화자원 연구는 약 7년이 지나 비로소 그들에 의해 체계가 잡혔다.
그는 조사과정에서 국립공원 민속지 출간, 국립공원 지역을 담고 있는 고문헌 발굴·번역작업, 국립공원 설화자료집 발간 등 학예연구사로서의 역할을 발휘하여 최고의 연구사로 인정받기도 했다. 또한 그는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몇 권의 산문집을 발간하였는데 그 중 ‘소백산, 바람의 노래를 듣다’는 그의 문학적 자질을 십분 발휘한 저서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외에도 그는 공직자로서 관내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였다. 그가 발령받은 지역 곳곳에서 마을소득증대를 위한 해바라기 밭 조성, 대학생 대상 국립공원 봉사프로그램, 역사해설프로그램 기획과 지역 주민들에게 특성화 사업을 전개하도록 해 공단과 주민들로 부터 존경을 받았다.
그는 공직생활 중에 틈틈이 비교문명사를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대학 강단에서 외래교수로 역사와 고전을 강의하였다. 배우는 것보다 가르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지만 그는 강의를 학생들과 더불어 연구하는 하나의 활동이라고 한다. 그러한 생각이 그를 강단 위에서 학생들과 호흡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약 십년간의 공직생활을 그는 문화재연구기관에서 인연을 맺었었던 강병학 박사의 특별한 제안으로 과감히 마감하였다. 제안은 다름 아닌 제대로 된 전문적인 학술연구기관을 설립해서 운영하자는 말에 그는 흔쾌히 받아들여 연구원의 설립에 동참하고, 현재 기회관리실장으로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자신을 찾고 자신만의 꿈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작아지거나, 없어지거나, 변형되기 쉬운 꿈이라는 팩트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올곧이 ‘삶은 부딪히는 자의 것이다’라는 경구를 마음에 새기며 과감히 자아의 꿈을 찾아가라고 말한다.
그는 요즈음 또 다른 꿈을 꾼다. 그것은 바로 박물관이다. 유물을 전시하고 수장하는 박물관이 아닌 무형의 것, 바로 사람들의 꿈을 박물해 주는 일명 ‘꿈박물관'의 건립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꿈을 이루기 위해 막막한 세상 속에서 어렵고 힘든 길을 걸었고, 남들이 의아해하는 길을 가고 있지만 그 또한 그러한 꿈이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약력
경기도 수원 출생
아주대학교 사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졸업
동양대학교 대학원 한중문화학과 박사과정 수료
동아시아학술원 연구원 역임
성균관대학교 박물관 연구원 역임
재단법인 고려문화재연구원 연구원 역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학예연구사 역임
경북전문대학교 인문사회과학부 고전강독 강사역임
동양대학교 문화재발굴보존학과 외래교수역임
영주문화유산보존회 역사·문화재 분야 전문위원
재단법인 한양문화재연구원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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