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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리 꽃과 에세이15> 달맞이꽃과 여름밤


박혜리 기자 / rumiya515@gmail.com입력 : 2022년 08월 03일
ⓒ 경기헤럴드




















시인·논설위원 박혜리

한 해 중 가장 더운 시기가 왔다. 초복을 지나 중복까지 맞이하고 나면 언제 말복이 오나 하염없이 기다리게 된다. 아무리 삼계탕을 챙겨 먹고 몸보신을 잘한다고 해도 여름의 이글대는 뜨거운 열기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진다. 조금도 물러서지 않을 것처럼 이글대던 여름의 열기는 말복이 지나면 신기할 정도로 한풀 꺾인다.
그나마 대구를 벗어난 지금은 여름을 지내기가 수월하다. 지금 사는 집으로 막 이사 왔을 때 타이밍을 놓쳐 에어컨을 놓지 못했다. 어떻게 하다 보니 그해 여름은 에어컨 없이 났다. 만일 대구였다면 상상도 못할 기행이다. 돌이켜 보면 그 해에는 집에 잘 들어가지 않았다. 낮에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산책했다. 집에 돌아가면 더위고 뭐고 지쳐 곯아떨어졌다. 하지만 이 역시 대구였다면 상상도 못 할 기행이다. 대구는 여름밤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습하고 덥다.
지금은 여름밤 산책을 참 좋아한다. 밤에는 무성하게 자란 나무와 풀에서 낮보다 짙은 풀내음이 난다. 적당히 귀를 자극하는 풀벌레소리와 함께 조화되면 마음이 신선해 진다. 이따금 산들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기분이 정말 상쾌해진다. 한 번은 반딧불이를 본 적이 있다. 과거에는 흔했다지만 이제는 너무도 귀한 몸이 된 반딧불이를 키우는 공원이 있는데 그곳에서 한 해에 한 번 반딧불이 행사를 한다. 그날 밤 CG가 아닌 실물로 본 반딧불이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한다. 여름의 더위는 싫지만, 여름밤의 분위기는 좋아한다.
햇살만 좋아할 것 같은 꽃 중에도 여름밤을 좋아하는 꽃이 있다. 여름밤에만 꽃을 피운다고 하여 달맞이꽃이란 이름이 붙었다. 달맞이꽃은 영롱하게 예쁜 노란 꽃을 피운다. 여름밤 피어있는 달맞이꽃 군락을 발견하면 크고 둥근 보름달을 작게 떼어 뿌려놓은 것 같다. 또 어떻게 보면 밤의 요정들이 달을 바라보며 축제를 벌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달맞이꽃에는 마법, 소원, 밤의 요정이란 꽃말이 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달맞이꽃만큼 잘 어울리는 꽃 이름도 꽃말도 흔치 않다.
요정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신비롭고 귀여운 달맞이꽃이지만 슬픈 전설을 가지고 있다. 옛날 별을 사랑하는 님프(요정)들 사이에서 유독 달을 좋아하는 님프가 살고 있었다. 이 님프는 별이 뜨면 달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여 무심코 별이 모두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게 되었다. 곁에 있던 별을 사랑하는 님프들이 이 말을 듣고 제우스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고했다. 화가 난 제우스가 그 님프를 달이 없는 곳으로 쫓아버렸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달의 신이 자신을 좋아해 주었던 님프를 찾았지만, 제우스가 방해하여 두 사람은 끝내 만나지 못하고 달을 사랑했던 님프는 병들어 죽게 되었다. 그제야 겨우 님프를 찾아올 수 있었던 달의 신은 눈물을 흘리며 님프를 땅에 묻어주었다. 그 모습을 보자 미안한 마음이 든 제우스가 님프의 영혼을 달맞이꽃으로 만들었다. 지금도 달을 좋아하는 님프의 영혼 달맞이꽃은 달을 따라 밤에만 꽃을 피운다.
한 해 중 가장 더운 시기다. 무섭게 이글대는 태양을 피해 은은하게 우리의 삶을 지켜주는 달을 달맞이꽃처럼 바라보며 밤산책을 해 보는 것도 여름을 건강하게 이겨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박혜리 기자 / rumiya515@gmail.com입력 : 2022년 08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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