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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노 키즈 존(No Kids Zone), 당연한 결과인가, 새로운 혐오인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9월 14일
ⓒ 경기헤럴드


칼럼니스트 · 전교장 장세창


노 키즈 존. 누구나 아는 단어겠지만 최근 부쩍 늘어난 표어기도 하다.
노 키즈 존의 뜻은 말 그대로 어린이를 제한하는 구역, 카페나 음식점 등에서 어린이 출입을 제한하는 곳들을 말한다. 처음에는 서울의 중심 번화가에서 퍼져나갔던 노키즈존은 점차 확산세를 더해 수도권, 더 외곽으로도 늘어났다.
지금은 찾으려 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어른들은 많다. 아이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천진하고 순수하다. 하지만 그래서 주변에 폐를 끼칠 때도 있다. 문제는 내 아들, 내 딸이 좀 뛰어다니고 논다는데 왜 그걸 막아야 하냐고 반문하는 부모들이다.
성인은 공중도덕을 지키지만 어린이는 아직 그에 대한 감각이 없다. 그래서 보호자의 존재가 필요한 것인데, 오히려 이러한 ‘민폐’ 행위를 방관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이 뭐라 할라치면 발 벗고 나서 싸우기도 한다.
이런 방치로 인해 매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오히려 아이의 편에서 판결을 내리는 법원 또한 노키즈존 확산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 2011년,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어린이가 화상을 입은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에서 부산지법이 내린 판결이 한동안 구설수에 오르내렸는데, 부모의 책임은 30%로 책정한 데 반해 식당 주인 및 종업원의 책임을 70%로 판결해 버린 탓이다.
이렇게 되면 매장 입장에서는 어린이 손님을 받을 필요가 없다. 받아서 손님들의 컴플레인을 야기하고, 어떤 사고가 났을 때 책임져야 할 비중도 높은데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모 방송사가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0명 중 63명이 노키즈존을 찬성했다고 한다. 다만 이 노키즈존이 또 다른 차별과 혐오를 조장할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소수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집단 전체를 통제하는 것은 백 퍼센트 정답이 되지 못한다. 여러 국가에서 노키즈존을 도입하고 있는데, 항공사나 식당 등 유동인구가 많고 사고가 날 위험성이 높은 공간들이 주 대상이다. 또 그러한 노키즈존에는 항상 부모들과 업체 측의 대립이 생겨나곤 했다. 아이가 아직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는데, 또 부모의 통제력이 없다고 증명되지도 않았는데 ‘무조건 금지’는 지나친 처사라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노키즈존은 불가피한 선택에 가깝기도 하다. 이십 년 전과 십 년 전, 오 년 전의 노키즈존 매장 숫자를 보면 노키즈존이 ‘차별’의 목적보다는 ‘문제 발생 방지’의 목적에서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노키즈존이 더 많아져야 하느냐, 결코 그렇지 않다.
아이들과 함께 갈 곳 없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지역사회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점주들에게만 걱정을 끌어안으라는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노키즈존이 탄생한 이유는 아이의 탓이 아니다. 아이를 데리고 나와, 지나친 사랑으로 방치했거나 본인들의 이야기에 빠져 돌보지 못한 어른들의 탓이다. 공공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는 이들이야말로 의무는 지키지 않으며 권리만 말하는 것이 아닌지, 돌이켜봐야 할 때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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