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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 법치 누구위해 존재 하는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6월 26일
ⓒ 경기헤럴드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여권이 일제히 한명숙 9억 원 수수 사건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건설업자의 수표가 한명숙 동생 전세금으로 쓰인 사실이 확인됐다.
그 밖의 움직일 수 없는 증거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막무가내로 무죄라고 한다. 여권 사람들도 무리하고 억지라는 걸 알 것이다. 그런데도 한명숙이란 이름만 나오면 ‘무조건 무죄’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재단 이사장 시절인 2011년 초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한빠(한명숙 열렬 지지자)’라고 청했다. 차기대선 후보와 관련한 질문에 “차세대 리더십과 민주주의의 방향은 통합이고 거기에 적합한 사람으로 한명숙 만한 분이 없다”고 했다. 당시까지 정치에 별 뜻이 없던 문 대통령 머릿속에 ‘한명숙 대통령’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후엔 거꾸로 한명숙 등이 문재인을 설득해 대선으로 내보내게 된다. 한명숙이 진보 진영에서 갖는 위상은 간단치 않다. 정통 운동권이자 시민단체 그룹 대모이며, 친노 핵심에 민주당 적자다. 한명숙은 남편 박성준 전 성공회대 교수가 결혼 6개월 만에 통혁당 간첩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13년간 옥바라지를 했다. ‘운동권 새댁’이 ‘맹렬 투사’로 변신한 계기라고 한다.
한명숙은 여성운동을 이끌다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부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 총리까지 올랐지만 이 후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2년간 복역했다. 진보 진영에선 사회운동 DJ정부 장관 정점 검찰 수사라는 이력이 노무현을 닮았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장례식 때 한명숙은 “잔인한 세상은 ‘인간 노무현’으로 살아갈 마지막 기회를 빼앗았다”고 추도사를 낭독했다. 민주당 측은 이 추도사 때문에 ‘정치 보복’을 당했다고 말한다. 이런 인식 때문에 명백한 물적 증거들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마치 ‘한명숙은 돈을 받았어도 무죄’라고 하는 듯하다. 2017년 한명숙 출소 때는 이해찬·문희상·우원식·홍영표·유은혜·전해철·김경수 등 현 정부 핵심 실세들이 총동원해 “한명숙은 요감했다”고 했다. 한 여권 인사는 “대통령과 여당은 모두 한 전 총리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다. 한명숙은 폐족된 친노를 되살리고 정권 탈환과 ‘친문 세상’발판을 만든 주역 중 한 사람이다.
다들 그 혜택을 누리며 떵떵 거리는데 정작 한명숙은 만기를 채우고 사면·복권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미안함은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미안하다고 유죄를 무죄로 바꾸자고 한다면 앞으로 선거에 누가 이걸 때마다 유죄가 무죄 되고 무죄가 유죄 될 것이다. 총선에서 177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이 과거에만 집착하는 시대착오적 형태를 보여 실망스럽다.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한명숙(76) 전 총리에 대해 “강압수사의 사법 농단의 피해자” (김태년 원내대표)라는 발언 등으로 ‘판결 뒤집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민주당에서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 최고위원인 설훈 의원은 “2007년 진상조사가 미진한 게 너무 많다. 당·정·청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987년 KAl기는 115명을 태우고 이라크를 떠나 서울로 오다 미얀마 상공에서 폭파됐다. 정부는 북한 공작원 김현희의 테러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그 후 이 사건에 대해 국가안전기획부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돼 2007년 노무현 정부가 재조사를 벌여 ‘북한 공작원에 의한 사건’임을 재확인했다.
그러니까 설 의원은 현 정부의 전신인 노무현 정부의 재조사도 못 믿겠다는 것이다. 코로나 국난 상황이라 여야가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이다. 여당의 과거사 파헤치기는 협치는커녕 편 가르기 만 낳고 있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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