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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민식이법’ 시행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5월 21일
<특별기고>‘민식이법’ 시행

ⓒ 경기헤럴드

칼럼니스트 · 전교장 장세창


세상을 떠난 고 김민식 군의 교통사고 사건으로, 국회에서 발의되고 개정된, 소위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필수대책’이라며 입법된 민식이 법. 그런데 운전자 쪽에서도, 학부모 쪽에서도, 또 보험사 쪽에서도 이런저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식이법은 기본적으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하려 만들어졌다. 현실을 보면 문제가 몇 가지 있다. 하나는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어린이를 완벽하게 피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제한속도 30Km/h를 지켜서 가더라도 운전자의 반응속도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30킬로미터라는 속도는 아이를 다치게 하기엔 충분하나, 전방주시의무를 이행한다 하여도 갑작스러운 사고를 피하기엔 다소 빠른 속도다. 운전자들이 입을 모아 항의하는 것은 가중 처벌에 관한 문제다. 민식이법 적용대상은 1)어린이 보호구역에서, 2)규정속도 30Km/h를 초과하여 운행하거나, 3)안전운전 의무를 소홀하게 하여, 4)13세 미만 어린이를 죽거나 다치게 했을 때다.
그런데 이 가중처벌의 강도가 워낙 강한 탓에 억울하게 처벌받는 이가 많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판 여론이 거세진 끝에, 김민식 군의 부모까지 나서서 관련 법규는 ‘국회에서 발의되고 개정된 것’이며, 법의 맹점이 있다면 수정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조금 더 자세히 뜯어보기로 하자. 가장 논란이 되는 지점은, '교통사고로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하면 최소 징역 3년 또는 무기징역에 처해진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13항 제1호다. 많은 비판 여론은 이 법을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아동학대치사와 비교한다. 아동학대 범죄로 아동을 숨지게 할 경우, 최소 징역 5년 또는 무기징역에 처해지는데, 위 두 개의 법은 첫째,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고, 둘째, 아동의 사망이라는 결과로 인하여 범법자가 가중처벌을 받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런데 교통사고와 아동학대 범죄는 그 개괄이 다르다. 사고는 과실이며, 학대는 고의다. 아무리 같은 결과를 낳았어도 과실로 인한 범죄가 고의로 인한 범죄와 형이 비슷하다면, 그것이야말로 악용 가능성이 높으며 불공평한 법규가 아니겠는가? 민식이법을 찬성하는 여론 쪽에서는 실제로 법정형이 선고되는 것도 아니며, 판사는 과실사고보다 고의로 인한 사건의 선고형량을 훨씬 높게 잡으리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문제의 요지는 악용의 가능성이다. 등교와 하교길을 지나가는 도중, 아이들이 ‘칠 테면 쳐 봐라’ 하는 식으로 무단횡단을 한다거나, 주행 도중 갑자기 달려와 뒷문에 부딪친 뒤 아이 엄마가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후일담도 곳곳에서 올라오고 있다. 그러한 이야기의 진위를 완벽하게 판가름할 수는 없다.
단지 그 글을 본 누군가가 비슷한 생각을 품고, 합의금을 위해 차에 부딪치거나 주의를 소홀히 하고, 그로 인하여 더 끔찍한 사고가 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논의는 사라지고 논란만 남은 민식이법. 처벌만 무겁게 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회의 선택이 옳았는지, 추후 법규 개정과 꾸준한 관심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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