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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발자취>다시 읽는 역사 속 명장면 41 신라, 천년의 왕국 13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2월 20일
ⓒ 경기헤럴드

         
(재)한양문화재연구원 이사장 강병학

신라의 삼국통일 3
우리나라의 역사학계는 신라의 삼국통일에 대해서 70년대까지만 해도 ‘통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별로 이견이 없었다. 더 나아가 신라의 삼국통일에 대해서 약 700여년 동안 분열되어 있던 한반도를 하나로 통일하였으니 즉 한반도 최초의 통일왕조이니 이를 매우 높게 평하는 것이 당시의 주류였고, 외세를 끌어들인 점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나당전쟁을 통해 당나라를 한반도에서 ‘축출’하였으니 이 또한 당시 동북아시아의 최강대국과 벌인 용감무쌍한 전쟁으로 과대평가하는 경향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학계의 견해는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한반도의 현실(그러므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군사정권 하에서 통일을 이끈 주역 김유신이라는 군인의 우상화를 시도한 정치적 압력이 일부 작용한 결과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라는 과연 삼국통일을 한 것인가? 혹은 과연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고자하는 의지가 있었는가? 에 대한 질문에 현재 학계는 몇 가지 견해로 갈려있다.
크게 보면 삼국유사에 김유신이 언급했던 ‘일통삼한(一統三韓)’을 가지고 삼한이 고구려 백제 신라를 의미한다는 기존견해와 삼한은 마·진·변한을 의미하며 이는 한반도 남부에 해당한다는 견해로 나뉘어져 있다.
신·구당서와 삼국사기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김춘추가 고구려 연개소문에게 백제를 치기위한 원병을 청한 것과 이를 거절당하고 당나라에 들어가 나당연합을 성공시키면서 한 당태종과의 밀약에 백제는 신라가, 고구려는 당나라가 가진다는 협정은 당시 신라가 어떠한 이유로 대백제, 대고구려 전쟁을 수행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7세기로 들어서면서 신라는 백제로부터 끊임없는 침략에 시달려야 했고, 고구려로부터 원조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당시 정세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당나라의 지원이 매우 필요했다. 한편 당나라의 입장에서는 전 왕조인 수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하였고, 당고종이 원정에 참여하여 한쪽 눈을 잃어서 돌아올 정도로 강력했던 고구려가 계속 건재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이러한 두 나라의 입장은 나당연합군을 결성시켰고, 이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백제가 멸망한 이후 당나라는 신라에게 주기로 한 약속을 저버리고 백제지역에 웅진도독부를 설치하고 직접지배(형식적으로는 의자왕의 아들 부여융을 도독으로 삼기는 했지만)를 하고자 하였고, 이를 용납한다면 신라는 백제, 고구려와 마찬가지로 당에 식민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신라 내부에 매우 큰 각성이 되었다.
결국 신라와 당은 한반도에서 격돌하였고, 672년 이근행의 1만 3,000군을 평양 근교에서 격파, 675년 9월 바다를 건너오는 설인귀의 군사를 천성(泉城)에서 격파하는 한편, 매초성(買肖城)에 주둔한 이근행의 20만 대군을 격파하였다. 마지막으로 기벌포(伎伐浦 : 長項) 전투를 끝으로 당군을 한반도에서 축출하는데 성공하였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신라는 후대에 ‘삼국통일’이라 일컬어지는 대업을 당시에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은 이를 계기로 조금 더 문화적으로 친근해지면서 후대 하나의 민족이라는 기초가 성립된 역사의 한 장면이라는 점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대목일 것이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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