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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내시와 시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2월 14일
ⓒ 경기헤럴드


이학박사•시인 임종호

개인마다 가장 듣기 싫은 말을 몇 개씩은 가지고 있다. 남녀 공히 내시와 시녀 같다는 말도 듣기 거북한 말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과거 정부와 현 정부에서도 당당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내시와 시녀이다. 정권의 입맛에 순종하거나 복종하는 자들을 비하하기 위해 종종 사용되곤 한다. 내시와 시녀라는 단어가 내 가족이나 지인에게 붙는다면 그들은 얼굴을 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래로부터 따돌림이나 놀림거리가 될 것이다. 지인들도 기피하거나 만나는 것에 부담이 되어 결국 사회로부터 이격되게 된다.
권력의 맛에 취해 자신에게 어떠한 비판이나 비난이 있어도 자기합리화로 일관하며 그 끝을 놓지 않으려고 더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우는 과거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사실 정치는 깨끗하지는 못할지언정 지저분해서는 안 된다. 이율배반적인 논리로 정당화시키면 그 끝은 종말이다.
시골에서 자란 50대 이상 세대들은 좀 잘 사는 집의 대문에 개조심이라는 문구를 보고 성장했다. 당시에는 보안이나 집지킴이 허술하여 재산과 가족을 지키는 것이 겨우 개 키우는 것이었다.
정권들도 개조심 대신 내시와 시녀를 키워온 것 같다. 과거 정권에서도 등장했던 내시와 시녀가 현 정부에서도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있어 차별화된 국정운영을 기대했던 미래지향적인 국민들에게 절망을 주는 것 같다. 이제는 개조심이 아니라 내시조심, 시녀조심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내시가 단순히 왕의 손발이면 다행이지만 국정농단을 일으키는 원흉이 되어 국가의 명운에 악영향을 줘 부정적인 평가로 대신했다. 역사에서도 내시로 인해 국가가 혼란에 빠진 사례는 수없이 많았다. 드라마에서 왕에게 순종하며 주인공의 편에 서서 도와주는 장면에서 우호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나라의 흥망을 좌우했던 내시가 어느 시대이든 문젯거리다.
내시와 시녀가 비판을 받는 것은 자신의 명분을 망각하고 권력을 남용하거나 월권을 하는 데 있다. 자신의 욕망과 직결되어 있다 보니 정도에서 멀어져 국민과 점점 멀어지게 된 원인을 제공하였다.
내시와 시녀의 공간은 정해져 있다. 이들은 억울한 약자를 뭉개거나 스스로 충견이 된 사례, 권력에 알아서 기거나 받드는 일부 참모와 정치검사를 칭한다. 검사 중 일부가 불구속을 구속으로, 구속을 불구속으로 헌법을 유린한 사례도 무시 못 할 것이다. 권력과 재력이 없는 국민은 단 몇 만원으로 구속까지 시켜 법의 융통성도 무시한 채 오직 성과주의로 돌진한 검사와 출세지향주의 검사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검찰개혁의 압박을 받아왔다.
요즘 모 방송에서 검사내전이라는 드리마가 인기이다. 사실과 픽션도 있겠지만 국민의 울분을 살 만한 광경에서 필자의 입에서 실망스런 말이 튀어 나온다. 국민의 정서에 맞게 국민 속의 검사도 있지만 권력의 입맛에 길들어진 검사로 인해 시녀라는 말을 더는 듣지 말아야 한다. 정의의 사도로서 공직에 충실한 많은 검사까지 도매로 넘어가는 현실이 한탄스러울 뿐이다.
이제는 국민을 위한 정부, 국민을 위한 검찰이라는 명패 대신 일부 일탈한 자들로 인해 ‘내시조심’, ‘시녀조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필자는 혹시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시와 시녀에 준하는 행동을 한 적이 없었는지 회고해 본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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