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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틀별기고>윤석열 손발 자르고 팔다리 묶기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2월 10일

ⓒ 경기헤럴드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3차장, 유재수 전 부산시장 경제부시장 검찰 중단 의혹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 차장이 모두 지방지청장으로 전보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 연속성 유지를 위해 유임 의견을 냈던 대검 수사정보정착관 상갓집에서 “조국이 무혐의냐”며 항의했던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도 사실 좌천 이동됐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물갈이에 이은 중간간부 인사로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등 현 정권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수사라인은 사실상 무력화됐고, 거기에 윤 총장의 손발까지 끊기게 됐다. 법무부는 “현안사건 수사팀 부장 부부장 검사는 대부분 유임시켜 수사·공판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차장검사 이동은 특정 부서 출신 편중 해소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 설명이 본질을 가릴 수는 없다. 현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실무지휘해온 간부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이를 통해 다른 검사들에게까지 무언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인사라는 의혹이 더 짙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 지휘부를 무너뜨린 권력의 힘 앞에서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1·8 인사를 통해 임명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번 인사 전날 수사팀이 증거까지 첨부해 설득했는데도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최 비서관은 결국 윤 총장의 직접 지시로 기소됐다. 법무부가 두 차례 인사를 통해 전진 배치시킨 중간간부들이 단계마다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묵살하고 지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새로운 정권 관련 비리에 대한 수사 착수는 꿈도 꾸기 어렵게 됐다. 차장검사 선을 간신히 통고한다 해도 친정권 인사로 교체해 앉힌 지검장이 다시 가로막을 수 있다. 검찰이 망가진 가장 큰 이유는 역대 정권마다 권력 유지를 위해 검찰을 이용해왔고 일부 정치 검사들이 이에 영합해 왔기 때문이다.
정권 비리를 조사하던 검사들이 쫓겨 난 자리에는 운동권 출신 검사가 여럿 배치됐다고 한다. 법무부 실·국장들을 민변이 독차지 하다시피 하더니 과장급 중요 보직을 운동권 출신 검사들에게 맡겼다. 운동권이 청와대를 점령한데 이어 이제 검찰에서도 운동권 경력이 훈장이다. 이 친문 검사들이 정권 비리수사를 가로막고 나설 것이다. 정권에 항의하며 사표를 낸 김웅 검사는 “봉건적 명은 거역하라”며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떠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600명 넘는 검사들이 “남아있는 저희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라”며 댓글을 달았다.
한국정치의 최대 고질은 자신이 법 위에 있는 줄 아는 제왕적 대통령 권력이다. 두 차례 검찰 인사는 보복적 성격이 강하다. 1차에서는 권력의 뜻을 순순히 따르지 않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들이 모조리 좌천됐다. 2차에서는 현 정부 관련 수사를 벌인 곳의 중간 간부와 이를 조율해 온 대검의 중간 간부들이 거의 다 자리에서 쫓겨났다. 이번 인사는 법무부 인사 규정 위반이다. 법무부 예규에 차장검사 필수보직 기간이 1년으로 돼 있는데, 지난해 8월에 부임한 차장검사들도 다른 곳으로 보냈다. 법무부는 직제 개편이 이뤄졌기 때문에 필수보직 기간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꼼수’로 국민을 속이는 것에 불과하다.
한순간 많은 국민을 장기간 일부 국민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죄를 감출 수는 없다. 역사가 숱하게 증명해 온 진리다. 정직하지 않은 정권은 언젠가 국민의 심판을 받으며, 권력의 무리수는 효용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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