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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60세 정년연장이 가져온 것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1월 23일
ⓒ 경기헤럴드


논설위원 · 전교장 장세창

  공기업, 공공기관의 60세 정년이 2016년 1월1일부터 도입된 지 3년여가 지나가고 있다.
65세 정년연장을 앞둔 지금, 정부가 야심차게 시도했던 60세 정년연장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한국경제원이 내놓은 ‘정년연장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정년 연장으로 인해 20대 실업자가 7만여 명 늘었다. 조기퇴직 증가 및 기업의 인건비 부담 가중, 청년실업 심화 및 악화, 노동시장의 양극화 등도 함께 진단된 문제점이다.
얼핏 봐선 어떤 매커니즘이 작용했는지 분석하기 어렵다.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한국경제원의 분석을 참고하자면, 정년연장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공고히 만드는 실질적 효과가 있다. 이유는 전체 임금근로자 중 7.2%를 차지하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있는 유노조 기업에 제도의 수혜가 쏠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대부분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보인다. 거기서 정년연장, 정년연장 이후 인건비 부담, 인건비 부담을 해소하지 못한 갈등으로 인해 조기퇴직자가 꾸준히 늘어났다. 60세 정년이 처음 도입된 2016년, 당시 정년퇴직자는 35만 5천여 명으로 정점을 찍은 다음 정체되었다. 반면 조기퇴직자는 연평균 51만 4천여 명. 이전 4년간의 평균치가 37만 명인 것을 감안해 볼 때, 확연히 오른 수치다. 정부가 당시 마련했던 완충제는 임금피크제였다.
그러나 야심차게 준비했던 임금피크제는 300인 이상 기업의 절반보다 조금 많은 수준에서(54.8%)만 도입되었고, 그 결과 부담을 정면으로 짊어진 기업들은 청년채용을 대폭 축소했다. 실제로 사측이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원했지만 노조가 반대하여 무산된 경우도 많았으며, 후폭풍은 20대 실업자의 연평균이 32만 5천여 명에서 39만 5천여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신규 채용 또한 이전 4년에 비해 2천여 명이 감소했다. 반대로, 청년 구직자 중 대기업 신규채용/4년제 대학졸업자 간의 규모 격차 역시 22만 6천여 명에서 25만 3천여 명으로 3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불씨가 채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65세 정년 연장의 논의는 과연 양수적 변화만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실제로 비슷한 문제제기가 각계에서 나오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은 갈수록 많아지지만, 정년연장의 혜택은 노조가 있는 대기업의 정규직에만 집중된다. 그렇다면 자연히 양극화가 심해지며 20대의 실업률, 추가로 조기퇴직률까지 60세 정년 연장보다도 더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 하나의 해결방안으로는 90년대, 직무/역할급을 도입한 일본의 예시나 정년 자체를 폐지한 미국 등의 사례를 참조한 ‘직무급 도입’이 그래도 제법 현실적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고연공 쪽에서의 반발도 만만찮을 텐데다 노조의 반응 역시 예상하기 힘들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꾸준히 발전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그 사이 저 멀리, 저 뒤쪽의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 희생되지는 않을 지 유념해야 할 것이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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