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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현대판 공신책봉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1월 03일
ⓒ 경기헤럴드


이학박사•시인 임종호

역사는 미래를 제시하는 풍향계와 같다. 부끄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민족은 시대의 중심에 서게 된다. 아무리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라해도 현 시대에 뒤떨어져 있으면 주변으로 밀리게 된다.
누군가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말들을 하지만 실행을 하지 못해 스스로 역사의 뒤안길로 나 앉는 사례가 허다하다. 역사에서 망국의 사례가 현대인에게 주는 교훈으로 으뜸일 것이다. 그런데 왕조나 가문이 망하게 된 원인과 결과를 적나라하게 보면서도 나를 제외시키는 아이러니를 보게된다.
그동안 역사의 중심은 왕권과 지배계급자들이었다. 작금에도 주인공은 권력과 주변인들이다. 이들의 먹이사슬에 의해 한 국가는 패망으로 가문은 멸문지화되어 교육의 자료로 자주 등장된다.
사실 국가가 패망으로 가는 것은 공신의 특혜로 인해서였다. 고려 왕건 때부터 개국공신이라는 미명아래 1등공신부터 3등공신까지 책록하여 치하했다. 고려 현종 때는 거란을 물리친 강감찬을 비롯한 공신들에게 공신호 책록, 노비사급, 공신전지급 등을 정례화했다. 무신정권 이후에는 공신호를 자제에게까지 책록하였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개국공신, 정사공신, 좌명공신으로 책봉되었고 수양대군 시절에는 5차례의 공신책봉이 있었다. 특히 공신은 토지와 녹봉을 받는 외에 별사전과 공신전까지 받는 전형적인 지배계층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병폐는 공신들뿐만 아니라 자손들까지도 많은 특혜를 받아 백성과 점점 멀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시대로 환원해 보면 개국은 정권창출에 해당될 것이며 1등공신은 장관이나 국회의원 등에 준하는 책봉을, 2등공신은 정부투자기관의 기관장으로, 3등공신은 공공기관의 감사나 이에 준하는 책봉을 받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정권창출에서 1단계 내려가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등 공신은 산하기관의 기관장으로, 2등공신은 산하기관 감사나 그에 준하는 장으로, 3등공신은 임직원으로 혜택을 받는 것 같다. 더 한 단계 내려가면 국회의원 선거에서 1등공신은 시장후보로, 2등공신은 도의원, 3등 공신은 시의원과 이에 준하는 책봉을 받는 것이 아닌지 환원해 볼 수 있다.
능력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공신이라는 것 하나로 인해 이 나라의 인재들은 갈 곳이 없어졌다. 경쟁에 의해 우수한 인재발굴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그들이 오직 그들의 공간에서 공신녹봉을 논하는 장면은 국민들에게 허탈감만 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자식까지 권력을 물러주는 추태는 조선시대 공신책봉과 다른 것이 없다. 직접 물려주었거나, 시간적 차이로 물려받았거나 물려받은 것은 분명하다. 대통령의 자식이나 국회의원 자식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되지만 그래도 그들이 경선에서 정의로운 룰에 의해 진행되었다고 믿는 국민이 거의 없다.
특히 정치권에서 서로 비판하고 자신들만 옳다는 주장을 하며 국정을 외길로 몰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공신책봉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불행을 가져다 주는 것인지 극명하게 증명되고 있다. 오직 충성만 하면된다는 외골수와 편향된 의식은 공신책봉의 중요성만 강조하는 꼴이 되었다.
이제 현대판 공신책봉을 타파하자. 공신이 곧 충신은 아니다. 공신이 과하면 전횡이나 직권남용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이격되어 스스로 자멸하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동안 우리가 아무리 표를 몰아주어도 공신책봉은커넝 그들의 시야에조차 들어서지 못한 채 돌아오는 것은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어려운 살림살이로 한탄과 서러움만 더할뿐이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20년 0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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