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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 귀순자 2명 추방 의혹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2월 04일
ⓒ 경기헤럴드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 위에서 선장에겐 독재적 권한이 주어진다. 질서 유지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가끔은 정도를 넘는 폭력도 횡행한다. 그 경우 선원들은 반란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파업을 뜻하는 ‘스트라이크’도 선원들의 집단 반발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해양 국가들은 선상 반란에 엄격했다. 해양법 유엔협약은 선상 반란을 해적 행위로 규정하고 모든 국가가 진압·처벌에 최대한 협력하라고 한다. 1789년 남태평양에서 ‘바운티호의 반란’이 벌어졌다. 반란 선원들은 배를 장악하고 함장 등을 보트에 태워 내쫓았다. 48일 표류 끝에 살아 돌아온 함장은 ‘불굴의 영웅’이 됐다.
영국 정부는 즉각 쾌속함을 반란자들이 머물던 타히티섬에 보내 기어코 체포해 교수대에 매달았다. 잔당들 추적은 1814년까지 계속됐다. 1985년 중공군 어뢰정에서 대만 망명을 위한 협상 반란이 일어났다. 2명이 6명을 사살한 뒤 동쪽으로 향했다. 연료가 소진돼 흑산도 근해에서 표류하다 우리 어선에 발견됐다. 해군이 긴급 출동했고 어뢰정을 쫓아온 중공군 함대가 우리 영해를 넘었다. 일촉즉발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중공은 사과를 받고 승조원들을 인계 받았다. 두 사람은 대만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했지만 ‘선상 반란에 자비 없다’는 국제법의 원칙이 적용됐다. 이 사건은 한·중 수교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6년 남태평양 바다 위를 항해하던 참치 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에서 선상 반란이 벌어졌다. 선장의 폭력 등에 반발한 조선족 선원 여섯이 한국인 선원 7명을 포함해 11명을 차례로 살해했다. 칼과 도끼를 사용했고, 산채로 상어가 출몰하는 바다에 던져 넣기도 했다. 실습 나온 고교생도 던져졌다. 1심 판결문은 ‘인간이라면 도저히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는 행위’라고 했다. 탈북 어민 강제 비밀 북송은 의혹투성이의 비상식적 조치다.
당국은 정당한 처리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속속 드러나는 의문과 진상은 이런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 게다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북송 어민 2명의 진술을 왜곡한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 어민들의 탈북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들은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반된 진술들도 있었지만 ‘죽더라도 돌아가겠다’는 진술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죽더라도 조국(북한)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은 해상 살인사건 후 김책항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자기들끼리 한 것이라고 한다. 사건을 저지른 뒤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책항으로돌아가자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 장관이 밝힌 내용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 김 장관은 이들의 옛 대화를 인용하며 마치 북한 어민들이 귀환을 바랐던 듯한 인상을 풍겼다. 강제 북송을 본인들의 희망사항으로 둔갑시켜 정당화한 것이다.
하지만 통일부 측 인사를 인용한 보도 내용은 완전히 달랐다. 어민들은 줄곧 “귀순 하겠다”는 뜻만 밝혔을 뿐 조사 과정에서 “죽더라도 돌아가겠다”는 말을 한 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경위부터 처리 내용에 이르기까지 온갖 의문에 휩싸여 있다. 좁은 목선 안에서 북한에서 잡힌 1명을 포함해 모두 3명이 16명을 그렇게 쉽게 살해할 수 있을지 믿어지지 않는다! 또 이틀 만의 조사 후 추방을 서두른 것도 비상식적이다.
현역 중령이 명령 계통을 무시하고 청와대에 추방 관련 사실을 직보하는 행태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모든 사태는 정부가 뭔가에 쫓기듯 북한 어민들을 닷새 만에 북송해버리는 바람에 빚어졌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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