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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 ‘트럼프의 허세’


송해범 기자 / 입력 : 2019년 11월 25일
ⓒ 경기헤럴드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엄포 놓다’는 뜻이 블러핑(bluffing)은 카드게임의 묘미다. 고도의 심리전과 배짱으로 자신보다 높은 패를 잡은 상대방을 굴복시킬 때 짜릿함은 비할 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냉철한 상황 판단이 뒷받침되지 않은 블러핑은 말 그대로 ‘무모한 허세’일 뿐이다. 특히 블러핑 치고 있는 게 상대방 눈에 뻔히 보이면 게임은 끝이다. 한 두 번은 성공 할지 몰라도 결국 큰코다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부동산업자 시절 블러핑류의 거래 협상 기술로 큰 성공을 거뒀다고 자랑해왔다. 1980년대에 플로리나 ‘마리라고 리조트’나 초호화 요트 ‘트럼프 프린세스’를 온갖 기술을 동원해 최초 가격에서 반의반도 안 되는 헐값에 손에 넣었다고 한다. 그즈음 ‘거래의 기술’이란 책도 썼다.
하지만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 책을 내기 전 후로 10년간 카지노와 호텔, 아파트 등 핵심 사업에서 11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넘게 손실을 봤다. ‘협상의 달인’이라는 자랑에 거품이 많다는 얘기다. 대통령이 된 이후 트럼프의 블러핑 무대는 전 세계로 확장됐다. 그는 주요국에 수십% 관세 폭탄을 일방적으로 부과했다가 양보를 받아내면 절반으로 깎아주는 식으로 판을 흔들었다. 작년 김정은과의 첫 회담을 앞두고도 갑자기 ‘회담 연기’를 발표했다가 북이 화해의 제스쳐를 보내자 하루 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전임 대통령과 다른 협상 기술로 미국에 큰 성공을 안겼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가 1년 넘게 가장 공을 들여온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해 언론과 시장은 ‘시징핑의 판정승’이라는 평가를 일제히 내놓았다. 협상은 중국의 미 농산물 구매와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 보류 등 일부 조건을 주고받는 ‘스몰딜’로 일단 휴전했는데, 트럼프가 호언장담해왔던 것과 달리 중국이 양보한 게 거의 없다.
재선을 앞둔 트럼프가 경제에 부담을 주는 추가 관세 카드를 쓰지 못할 것을 중국이 간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트럼프의 공갈 허풍식 협상술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억지를 부리고 거짓말을 해도 ‘미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던 상대방들이 이제 대처법을 알아가고 있다. 이란과 북한은 트럼프의 허세를 파악했다. 미국 대통령의 말이 힘과 권위를 잃으면 세계 곳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쿠르드족의 위기가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가 돈을 앞세우며 동맹의 가치를 헌신짝 취급해온 것은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엔 한국이 ‘최악’으로 각인돼 있다는 증언은 충격적이다. 한국에 개인적 감정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공사 구분이 없는 트럼프는 사적 감정이나 선입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가 불과 몇 달 전에도 한국에 대해 “엄청난 부자이면서 ‘우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라’를 지키느라 많은 돈을 잃고 있다”고 한걸 보면 트럼프의 취임 초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현재 진행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 측은 이전보다 5배 이상을 요구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그러면서도 “북한 미사일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별문제 없다”며 한국민 안위를 도외시 한다. 미국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목적이 대한민국의 안전과 국익이 아니라 국내용 정치 이벤트를 위한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정작 트럼프의 비뚤어진 대한 선입견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최악’이라고 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 동맹을 맺을 태세라고 하고, 북한은 무관중 무중계 폭력 축구도 모자라 한국 청소년 역도선수 사상 집단퇴장 했다!


송해범 기자 / 입력 : 2019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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