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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그대, 지금 행복한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1월 11일
ⓒ 경기헤럴드

시인 이서연

11월은 사람들에게 천천히 살아야 하는 이유를 자연의 이치로 알려주고 싶은 듯 깊게 흘러가는 달이다. 단풍은 최고 절정에 이르렀다가 가장 화려한 의식으로 이별을 통보하고, 섣불리 건드리면 안 되는 겨울이라는 계절을 서서히, 그러면서 조금도 어김없이 보여준다. 환승해야 하는 계절의 풍경처럼 거친 듯 비바람이 지나간다. 가을내음이 깊게 우러나오는 축축한 길에서 시나브로 나목이 되어가는 나무들이 침묵의 대장정을 준비한다.
이맘때 문화예술계는 행사가 아주 풍성하다. 각 지방마다 예술계 전문가만 공연이나 전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예술제와 문화축전도 활발하다. 그만큼 문화수준이 높아졌고, 몸부림치며 살아온 가슴을 예술로 풀어내려는 사람들의 수준이 매우 넓어졌다.
요즘 한평생 언론인이자 교육자로서 구도자처럼 살며 작품으로 영혼의 울림을 보여 주신 구상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문화예술 공연 및 행사가 많았다. 그 중 구상 시인이 1994년 희곡, 시나리오집으로 출판한 <황진이>를 각색하여 2019년 CASF명작다시 읽기 시리즈로서 무대에 올려진 작품을 보았다. 이 작품을 보면 구상 시인은 카톨릭 신자로서 종교적 삶을 사셨기에 보수적인 여성관을 갖고 계시지 않을까 여겼던 편견이 깨진다. 오히려 예술의 혼을 숨김없이 보여 준 황진이의 삶을 통해 내면 깊은 곳에 자유로운 개성을 지난 여성상을 갖고 계실 뿐 아니라 옛 인물을 흠모한 분이 아니었을까 싶을만큼 열린 시각과 뜨거운 감성의 시인이었음을 느끼게 한다.
이 공연에 마지막에 구상 본인이자 황진이의 영혼을 불러내어 얘기하는 주인공으로서 황진이에게 묻는 장면이 있다. 황진이의 삶으로서 행복했습니까? 그러자 황진이가 아주 감동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물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이 연극을 보고 내 안의 나에게 물었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겨울로 들어서는 계절에 서면 인간이 유한한 실존적 존재임을 느끼게 된다. 이 세상에 행복하기 위해 태어나 행복하려고 발버둥 쳤고,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행복하게 마지막을 정리하고 저 낙엽처럼 떠나야 한다. 그런데 지금 그런가를 생각하게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왜 그렇지 않은지, 그 어떤 욕망의 가시방망이가 가치있게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 삶을 쑤시며 방해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행복을 방해하는 가슴속 가시를 제거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행복하다면 홀로 행복의 기쁨을 누리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행복나눔’을 실천으로 옮겨 그 환희심을 퍼뜨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예술은 유한한 실존을 영원히 실존시킬 수 있는 매개체이며, 소통 수단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이 주제를 삶의 본질로 보고 시로써 구체화 시키셨던 분이 구상 시인인만큼 연극 각본을 쓴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본다. 또한 구상 시인이 그 많은 소재 가운데 ‘황진이’를 선택하고 무대로 등장시켜서 시어같은 대사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황진이의 자유롭고 영혼적 사랑관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우린 과연 그만큼 뜨겁게 열정적으로 진정한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불태우는 삶을 살고 있는가를 지적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저마다의 색으로 온몸을 불태우고 잎들이 지고 있다. 그 낙엽이 이렇게 묻는 듯하다. 행복했노라고. 그대도 지금 행복한가 하고….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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