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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스트레스와 아동기 우울증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1월 01일

ⓒ 경기헤럴드



논설위원 · 전교장 장세창


요즘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기분변화에 민감하고, 또 본인의 기분이 자신의 행복도를 좌우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정신과를 가고, 우울증 약을 처방받으며, 이후 하루하루 정체되거나 회복되거나의 기로에 선다. 그런데 이 우울증은 꼭 어른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그 어른들은 쉽게 지치거나 빠르게 질리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 등으로 우울증 초기 증세를 진단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떨까? 머리나 배가 아프다거나, 비슷한 종류의 신체적 불편감이 아동기 우울증의 특징이자 특성이다. 우울함이 찾아온 아이들은 무엇이 달라질까. 우선 화를 쉽게 낸다. 아이들은 본디 기분변화가 잦고 그 진폭이 크다지만, 평상시에도 전과 비교될 만큼 짜증이 많아져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기분이 좋지 않아서 가볍게 투정을 부리는 것과는 다르다. 엄마는 날 모른다느니, 이렇게 살아서 뭘 하냐느니, 왜 나 같은 바보를 낳았냐느니, 아이들이 입에 담기에는 지나치게 잔인한 말을 계속해서 하며 멋대로 학원이나 학교를 빠질 때도 있다.
우울이라 하면 흔히 말수가 적어지고 무기력해지는 것을 생각한다. 이러한 우울감이 주변환경 변화에도 2주 이상 계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계속되는 식욕저하, 부정적사고, 떨어지는 집중력, 무기력감등이 우울증의 증상이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이보다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아이들은 가까운 가족, 특히 엄마에게 화를 내거나 심술을 부리고, 종종 지금껏 하지 않던 돌발행동을 하며 본인의 아픈 마음을 나타낸다. 엄마들은 당황한다. 아이가 그냥 짜증만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지친 심신과 우울과 불안이 있다는 것을 알면 더더욱 그렇다.
그냥 평상시에 하는, 생활 속의 실랑이 정도만 여겨졌던 아이의 반응은 어느 순간 거칠어진다. 엄마도 사람이니 좋은 말이 나올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이제 아이의 우울증이 가족 전체의 불화로까지 옮겨 붙게 된다. 아이들 우울증에서의 우울감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그 까닭은 부모에게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유치원만 다니고 싶은 아이에게 학원을 보내고 엄마가 싫은 공부를 시키고 매일같이 숙제검사를 하니 스트레스와 섭섭함이 커져 누군가에게 화풀이를 하게 되는 것일게다. 아이의 마음을 잘 읽고 스스로 학습과정을 잘 따라가도록 부드럽게 안내하면 제대로 잘 할 텐데, 그렇지 못하니 아이는 점점 더 괴로워지고 결국은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답안지에 내리는 붉은 빗금이 싫다고, 그게 꼭 살을 베는 상처 같다고 인터뷰한 아이도 있다. ‘널 위해서’라며 이해시키기엔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으로 큰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우울증에서의 우울감은 결국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직장을 갖게되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우리 부모들의 초조함과 불안감에 아이들을 다그치게 하는 사회구조가 우리 아이들을 그토록 힘들게 함으로서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한국 사회의 학부모 모두가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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