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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겉포장이 보증수표가 될까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9월 29일
ⓒ 경기헤럴드


 시인·이학박사 임종호

 자식이 잘못된 길로 가거나 잘못을 하면 부모들은 당연히 훈육을 강화한다. 종전에는 회초리라는 강력한 암시의 도구가 있어 부모가 회초리만 들어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더 이상 잘못을 하지 않겠다고 부모에게 용서를 빌었다.
친지나 친인척이 그릇된 행동을 하면 가문에 먹칠한다면서 야단뿐만 아니라 우리집에 발걸음도 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주었다. 심지어 이웃집 자식들이 잘못된 길을 가도 “그러면 안 된다”며 타이르는 것은 공동체를 유지하는 아름다운 풍속이었다.
내 자식이나 남의 자식, 내 가족이나 남의 가족이 모두 다 중요하다는 공동체의식이 강했다. 요즘은 공동체 의식을 주장하면서도 공동체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가 빈번하다. 어느 순간부터 자식에 대한 훈육은 사라지고 자식 과잉보호가 우선이 되다보니 만사에 자식보호주의가 팽배해졌다.
더구나 이웃집 이이들에게 잘못을 타이르면 “당신네 자식이나 잘 하라”고 핀잔주는 경우가 허다하여 남의 일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못하게 됐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생활한 현대인들은 정치에 대해서도 다를 바 없다.
전 정부에서 야당들이 타진영의 부정을 파헤치는 속도는 전광석화 같았다. 그런데 지금 여당이 되고나서는 자신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도덕군자처럼 너무나 여유만만이다. 잘못을 질타하기는커녕 비호하고 두둔하는데 혈안이 된 모습이다. 요즘 그로 인해 그들이 그토록 떠들어 된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음에도 성찰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물귀신처럼 상대방을 물고 늘어지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
자신들의 진영에 있던 사람에게 잘못이 있으면 먼저 질타해야 우리 정서에 맞는 일이고, 아름다운 공동체 형성이 가능하게 된다. 우리도 우리의 잘못을 근절했으니 당신들도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문화를 가져야 한다는 명제를 주어야 한다. 지난 일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인기가 없자 선거에 노무현 대통령 사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 일은 정치권의 냉정함과 자기중심적 사고로, 정치인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고 다시 국민의 지지와 재조명을 받게 되자, 이번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이용하는 추태를 보여주었다. 이번 법무장관 후보자가 많은 정치인들을 후원하고 정치적 지지를 하여 정치인들에게는 상한가였다. 그러나 앞으로 일의 진행방향에 따라 이 후보자를 활용할지 아니면 외면할지는 예측이 뻔하다.
정치권이 이렇게 냉정하다. 그리고 우리들이 가장 쉽게 넘어가는 것이 학력과 포장된 이미지이다. 특히 남자의 경우 학력 콤플렉스가 심해 어느 자리에서 학력만 나오면 대부분 기가 죽는 분위기이다. 그리고 이미지도 빠질 수가 없다. SNS나 대외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사의 경우는 선거나 자신의 신분상승을 위해 모두들 자신 옆에 두고 싶어 한다. 학력과 이미지, 이 두 가지로 인해 최고의 결정자에서 제대로 된 조언을 하기가 어렵고, 경우에 따라 오히려 시기와 질투로 여겨 본인의 신뢰에 상처를 입게 된다.
사실 대다수 사람들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람과 직접 생활을 같이 해 보거나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이들에게는 검증 자체가 없었다. 모 대학 교수, 판검사, 의사 등등의 명함이 보증이 되어, 자체 검증이 종료된 경우가 많았다.
대학교수나 의사, 판검사, 유명인이라고 다 존경받을만한 인격자는 아니다. 오직 그런 포장에 의해 현혹되어 일방적 불나방처럼 달라붙은 우리네의 경솔함에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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