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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지금 나는 누구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9월 15일
ⓒ 경기헤럴드

                          
시인 이서연

이번 추석엔 내가 가족에게 감동을 준 사람이었을까 돌아본다. 감동은 사랑의 깊은 속면을 보여주는 진심의 표현이다. 가족간에도 진심의 사랑을 전해야 하고,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과연 나는 그런 사람이었을까 돌아보게 한 영화가 있었다. <힘을 내요 미스터리>라는 가족영화다.
이 영화는 정신지체자 아빠와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 딸이 주인공으로 대구지하철화재사고를 배경으로 다루고 있어서 소재만 보면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소방관이었던 남편이 대구지하철 사고 시 임신한 아내를 구하다가 후유증으로 정신지체자가 되고, 정신을 잃은 아내는 수술로 딸을 낳고 사망한다. 소방관과 딸의 결혼을 반대하면서 사이가 멀어졌다가 딸을 잃고 딸의 분신인 손녀를 키우게 된 할머니는 백혈병에 걸린 손녀를 살릴 골수를 받으려고 정신지체자가 된 사위를 찾아온다. 그러면서 생긴 여러 일들을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다. 정신지체자인 주인공은 자신의 과거를 잊어버린 채 칼국수 집을 하는 동생 가족에게 의지해 순진하게 살다가 딸의 존재를 알게 된다. 정신지체 아빠와 백혈병 딸이 서로의 존재를 알면서 애정을 쏟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얘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부녀간의 사랑은 짐작할 수 있는 평범한 감동일 수 있다. 그보단 어린 딸이 백혈병을 앓고 있는 다른 어린 환우들과 나누는 아름답고 사랑스런 우정, 그리고 대구 참사 때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소방관이 정신지체자가 된 것을 알고 대구에서의 검은 조직 생활을 청산하고 정신지체자 소방관을 곁에서 말없이 돕는 사람의 의리, 그리고 무엇보다 정신지체자 형을 가족의 최우선으로 두고 돌보는 동생가족의 사랑이 더 감동적이었다.
추석 때 평소 화목한 가정은 더 화목함을 나누며 끈끈한 정을 이어간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가정은 추석 때마다 불협화음으로 시끄럽고 그나마 핏줄이라는 끈으로 이어진 정마저 하나둘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가족에게 받는 상처는 어디서 치유받기 어려운 아픔임에도 불구하고 특히 가족 중에 특별한 어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경우, 서로 책임을 나누려 하지 않으면서 가족끼리 더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에서 볼 때 이 영화에서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평범한 동생 가족이 정신지체자 형과 같이 살면서 애환이 많을 텐데 그보다는 그 형을 진심으로 돕는 따뜻한 가족애가 보여서 흐뭇했다. 사람은 누구나 누구에게 감동을 받길 원한다. 그러나 내가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가족에게 먼저 감동을 주는 사람, 그리고 이웃과 사회에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된다면 저절로 나에게도 감동을 받는 일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지금 나는 누구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일까 돌아보게 된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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