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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다시 읽는 역사 속 명장면 21 백제, 한반도서남부와 왜의 종주국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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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문화재연구원 이사장 강병학


백제의 성립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의하면 백제는 기원전 18년에 온조집단이 고구려에서 남하해 내려와 한강 유역의 위례성(慰禮城)에 자리를 잡고 나라를 세운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삼국지(三國志)』동이전 한전(東夷傳 韓傳)의 내용에는 3세기 중엽 무렵까지 경기·충청·전라도 지역에 마한(馬韓) 54국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백제는 그 중의 하나인 백제국(伯濟國)으로 나온다. 반면에『삼국사기』백제본기에는 서기전 1세기 초에 백제온조왕(溫祚王)이 전라북도 고부(古阜)까지 영역으로 확보한 것으로 되어 있다. 지배체제와 관련하여 동이전에는 국의 지배자인 국읍(國邑) 주수(主帥)가 읍락(邑落)의 거수(渠帥)들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 반면에 백제본기에서는 3세기 중엽 경에 이미 6좌평(佐平)·16관등제(官等制)라고 하는 잘 짜여진 국가조직을 갖춘 것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두 사서가 보여주는 백제의 모습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어느 자료를 택하느냐에 따라 백제의 건국·성장 과정을 이해하는데 커다란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초기기록을 신뢰하는 입장과 동이전의 내용을 강조하는 입장 등이 나왔다. 여기서는 3세기까지 백제국은 마한 연맹체의 일원이었다는 동이전의 내용을 토대로 하고 백제본기의 초기기록에 보이는 영역 확대 기사는 후대의 것이 부회(附會)된 것으로 보는 절충론(折衷論)의 입장에서 정리하였다.
『삼국사기』백제본기에 두 가지의 건국설화(建國說話)가 실려 있다. 온조 중심의 설화에 의하면 온조는 고구려 건국자인 주몽(朱蒙)과 졸본왕녀(卒本王女)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그 뒤 주몽의 원자인 유리(瑠璃)가 아버지를 찾아와 태자가 되자, 형 비류(沸流)와 함께 남하해 위례(慰禮)에 정착하여 나라를 세웠고, 비류가 죽자 그를 따르던 무리들을 통합했다고 한다. 비류 중심의 건국설화에 의하면 비류는 해부루(解夫婁)의 서손(庶孫)인 우태(優台)와 소서노(召西奴)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우태가 죽은 뒤 주몽이 졸본으로 망명해오자 소서노는 주몽에게 개가(改嫁)해 고구려 건국을 도왔으며, 그 뒤 주몽의 원자인 유리가 아버지를 찾아와 태자로 책봉되자 비류는 어머니를 모시고 무리를 이끌고 남으로 내려와 미추홀(彌鄒忽)에 정착했다고 한다.
건국설화에 의할 때 백제를 건국한 주체집단은 부여족 계통의 유민인 것은 분명하다. 온조집단은 처음에는 하북위례성(河北慰禮城)에 정착해 나라를 세우고 국호를 ‘십제(十濟)’라고 하였다. 이후 십제는 미추홀(현 인천광역시 일대)의 비류계 세력과 연맹을 형성했다. 비류와 온조가 형제라고 하는 시조 형제설화(兄弟說話)는 두 집단이 연맹을 형성한 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형제설화에서 비류가 형으로 나오는 것은 연맹 초기에 비류계가 주도권을 장악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비류가 죽자 그를 따르든 무리들이 온조에게 귀부했다는 것은 그 후 어느 시기에 온조계가 연맹장의 지위를 차지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시기는 초고왕(肖古王)이다. 초고왕은 정치의 중심지를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으로 옮기고 국호를 ‘백제’로 개칭하였다. 이후 백제의 왕계는 온조계의 부여씨(扶餘氏)로 고정되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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