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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워라밸 시대와 청소년 휴식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8월 23일

ⓒ 경기헤럴드



논설위원 · 전 교장 장세창


우리는 워라밸 (Work-Life Ban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을 중히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말은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등장한 단어로 우리나라는 2017년 고용노동부에서 ‘일· 생활 균형 실천을 위한 근무혁신 10대 제안’을 발간하면서 처음 사용했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워라밸은커녕 보다 나은 현재와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밤과 낮 구별 없이 온 몸과 정성을 다 바쳐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이루었다.
이제, 2019년 서울시는 워라밸을 실천하는 154개 강소기업을 선정하여 최대 7,000만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개미처럼 온 시간을 쏟아서 일만하던 예전과는 달리 조금 수입이 적더라도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는 풍조가 강해진 시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은 어떨까. 나이와 시기에 상관없이 인간은 쉬어야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공부에 쏟는 시간은 너무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여가생활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작년 6∼8월 초·중·고생 9천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아동·청소년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이행연구: 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하루 공부 시간이 3시간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것 이외에 따로 공부하는 시간이므로, 직장인으로 따진다면 아홉 시에 출근해서 여섯 시에 퇴근한 뒤 또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 고교생 54.8%가, 여가가 2시간 미만이라 답했고 중학생은 40.4%, 초등학생 34.5%라고 답한 것이다. 일주일 동안 전혀 운동하지 않는다는 청소년도 23.5%로 조사됐다.
이 조사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최근 1년간 죽고 싶다고 생각해 본’ 청소년의 수치가 무려 33.8%다. 자살하고 싶다고, 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다양하다. 학업 부담이나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고, 미래(진로)에 대한 불안과 가족 간 갈등도 심화 된 때문이다. 교사의 체벌은 줄었지만 가정, 학교에서의 차별 및 강요, 모욕적인 말을 들은 경험들도 ‘안 그래도 놀 시간 없는’ 청소년들을 더욱 괴롭히는 요소들이다.
사람이란 삶이 힘들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약한 상대에게 은연 중 이를 배출하고 해소하려는 속성이 있다. 청소년들을 아프게 하는 시선, 말들, 잣대 같은 것들은 이미 먼 곳에서 경험하고 온 어른들에게서 쉽게 나온다.
워라밸 경험 없는 교사, 아이들에게 기대를 걸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학부모. 청소년 시절 몇년만 견디고 시간이 지나면 희망찬 미래가 내 앞에 있을거라고 강요 받는 청소년 본인들끼리도 서로 사이가 좋을 수만은 없다. 어찌 보면 근본적인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교육등등의 문제가, 사회와 가정과 학교 교육현장 사이로 파고들어가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정부가 이런 심각한 청소년의 근본 문제를 자각하고 걸맞는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기 전에 우리 어른들부터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 하루 두 시간 쉬는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건 아닌지 우리 어른들의 깊은 각성이 필요 해 보인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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