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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분노’라는 유산을 남겨 줄 것인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8월 19일
ⓒ 경기헤럴드

 
 시인 이서연

최근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남긴 상처와 치유되지 않은 분노의 아픔을 시적 언어로 승화하여 작품화한 <그을린 사랑>이라는 연극이 충격과 전율을 남겨 재삼 화제 된 바 있다. 이 연극은 중동 지방 어느 한 국가의 내전을 배경으로 상처 입은 삶의 여정을 다룬 것으로, 유럽과 북미에서 주목받는 와즈디 무아와드(Wajdi Mouawad)작가의 <화염>이라는 작품이다. 연극으로 소개되기 전, 2011년 영화로도 소개되었을 때, 전쟁이라는 불행의 끝이 주는 충격적 결말에 이미 화제가 된 바 있었다. 생부의 존재를 몰랐던 쌍둥이 남매가 어머니가 남긴 유언 때문에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 중동지역을 가 어머니의 과거와 마주하면서 그 과거의 끝에 자신들의 존재에 얽힌 어마어마한 진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 내용은 일제강점기와 6.25라는 비극을 겪은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있었을 법한 감춰진 얘기이자 아픔이기에 이번 연극에서도 다시 화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살다 보면 기막힌 사연 하나쯤은 생긴다. 특히 우리나라는 6.25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고, 그 전에 일제강점기라는 어마어마한 냉동기를 지나왔다. 우리 국민들 가운데 그런 역사에 얽힌 기막힌 사연 없는 집이 얼마나 될까 싶다. 언급하지 않으려는 과거가 얼마나 많이 숨어 있고, 그 속에 감춰진 분노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광복 74주년이 지났고 6.25를 겪은 지 70년이 되어가는 싯점에서도 그 상처의 흔적은 과거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를 잇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아베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은 일제강점기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 민족의 분노를 긁고 있으며,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이 세기적인 정치쇼로 벌어지고도 여전히 북한은 자신의 목적을 위한 미사일을 쏘아 북한의 의도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산가족의 후손으로서 필자는 여전히 과거의 아픔이 치유되기는커녕 분노의 역사가 변형되어 이어지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우리나라 이산가족의 아픔,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세계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 그리고 살육과 파괴의 현장이 있는 곳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보고 있다. 외면하고 싶어도 ‘분노’의 그림자가 여한으로 남아 상처의 흔적이 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역사적 분노가 분노로 여전히 이어지고, 고통이 슬픔의 강에서 여전히 허우적거리는 작금의 현실은 이미 오래전 그 불행한 현실에 끌려가 힘없는 이들이 겪은 성폭행과 살인의 고통이 고스란히 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문학과 예술인들이 그 불행과 맞서 싸운 이들의 아픔을 영상을 통해 전하고, 시적인 언어로 승화시켜가면서까지 고통의 흔적들을 이 시대 사람들에게 꾸준히 전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분노의 흉터가 또 다른 분노로 역사에서 더이상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아픔, 일부의 분노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전쟁, 폭력, 살육, 가족의 해체와 이별이라는 고통을 함께 나누어야 할 아픔이고 슬픔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우린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그 전쟁에 젖어 살고 있어. 우리는 불행을 원하지 않지만 그 불행에 파묻혀서 살고 있어.”라는 <그을린 사랑> 연극 대사가 아직 귀에 맴돈다. 이것이 어찌 연극대사일까. 지금 그 누구도 전쟁뿐 아니라 과거의 상처에 흔들리며 살길 원하지 않지만 여전히 우린 그 역사가 남긴 상처에 젖어 살고 있다. 우리는 그 역사로 인한 불행을 원하지 않지만 해결되지 않은 일제강점기의 상처와 분노, 전쟁 후의 이념갈등, 첨예하게 대립된 국제문제로 여전히 불행한 상태다. 분노의 문제는 함께 풀어야 할 일이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분노의 상처는 여전히 또 다른 분노를 만들고 있다. 이대로 후손에게 이 문제를 남겨 주지 않으려면 역사적 분노의 문제를 풀어야 하고, 지금 이 순간 함께 남북문제와 일본의 국제문제에 관심과 해결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 <그을린 사랑> 마지막 대사가 “이제 우리 함께 있으니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거야.”처럼 후손에게 분노의 흉터를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와 의지로 괜찮아 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싶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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