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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다시 읽는 역사 속 명장면 8 역사 속 한국(韓國)의 등장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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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양문화재연구원 이사장 강병학

  1897년 10월 12일 고종이 황제 즉위식을 올리면서 500년을 넘게 사용되어온 조선(朝鮮)이란 국호는 대한제국(大韓帝國)으로 바뀌었다. 이후 1919년 상해임시정부는 제국대신 민주공화국을 의미하는 대한민국(大韓民國)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1948년 일제로부터 독립된 이후 대한민국이란 국명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를 한국인이라 부르고 한국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지만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사실 한국이란 명칭을 공식적인 국호로 등장시킨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한국이란 명칭의 기원은 매우 오래되었다. 서기 3세기에 진수가 쓴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 한(韓)이란 단어가 나오는 것이 역사서에 나오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고, 이후 후한서(後漢書) 등에서도 등장한다. 이 당시에 쓰인 “韓”의 의미는 마한(馬韓)·진한(辰韓)·변한(卞韓)을 총칭해서 사용한 말로써 한반도 남부에 위치한 나라를 말했다. 이후 한의 개념은 좀 더 넓어져서 요하(遼河)의 동쪽 지역을 표현하는 말로 범위가 확대되었고, 신라 중대이후 부터는 전국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한국이라는 명칭이 시원(始原)이 우리 스스로 사용했었는지 아니면 중국에서 우리를 지칭하기를 한이라고 불렀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삼국사기 김유신 열전에 보이는 ‘일통삼한(一統三韓)’이라는 표현이나, 고려의 통일공신을 삼한공신(三韓功臣)이라 칭했던 것을 보면 처음의 시작은 모르나 어느 시점부터는 우리 스스로 ‘韓’이라 지칭했던 것은 확실하다.
광개토대왕릉비에 보면 “한인(韓人)과 예인(穢人)으로 무덤을 수호하게 하라”라는 문구가 나온다. 여기에서 나온 한인이란 한반도 남부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한 것이고, 예인이란 지금의 강원도 이북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한 것이다. 7세기 이후에 쓰여진 수서(隋書)나 당서(唐書)에 보면 고구려, 백제, 신라를 삼한으로 지칭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앞서 살펴본 동이전이나 후한서의 역사인식과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고구려와 백제의 멸망과 더불어 수많은 귀족과 서민이 중국으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였는데, 이들이 남긴 묘지명에는 자신을 ‘삼한인’이라고 스스로 지칭하고 있다. 이로 보아 당시에는 한이라는 개념이 한반도를 일컫는 개념으로 굳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볼 때 ‘韓’이라는 개념은 하나의 나라를 지칭하던 개념이라기보다는 한반도 남부 및 요동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발생한 나라들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중국이 자신을 ‘중화’라고 부르는 개념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한의 유래를 고조선의 지배층들이 가졌던 이름에서 찾는 견해도 있다. 한이란 알타이어의 수장을 의미하는 ‘칸(khan), 한(han)’을 한자로 표시한 것으로 고조선이 멸망하고 유민이 한강 이남으로 남하하면서 자신들을 한 또는 칸이라고 부른데서 유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는데 이는 한이라는 명칭에 대한 개념정리로서 의미가 있는 주장이다. 이와 연관하여서는 향후 더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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