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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발자취>한국의 산사(山寺) 52 천황산 표충사(경남 밀양)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1월 28일
ⓒ 경기헤럴드

         
(재)한양문화재연구원 이사장 강병학


여름에는 얼음이 얼고, 반대로 겨울에는 얼음이 녹고 따뜻한 공기가 나온다는 밀양 얼음골로 유명한 천황산에는 천년의 고찰 표충사가 있다.
원래 현재 표충사의 이름은 죽림사에서 시작하였다. 654년(태종무열왕 1) 원효대사가 창건하여 죽림사(竹林寺)라 하였으며, 829년(흥덕왕 4) 인도의 승려 황면선사(黃面禪師)가 현재의 자리에 중창하여 영정사(靈井寺)라 이름을 고치고 3층석탑을 세워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한 것으로 전한다. 영전사로 개칭하게 된 연유는 나병에 걸린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병을 고치기 위해 두루 약수를 찾아다니다가 이곳 죽림사에서 약수를 마시고 완쾌되자 흥덕왕이 기뻐하며 이름을 영험한 우물이라는 뜻에서 영전사라고 내려 준데서 기인한다.
신라 진성여왕 때에는 보우국사(普佑國師)가 한국 제일의 선수행(禪修行) 사찰로 만들었으며, 1286년(충렬왕 12)에는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一然) 국사가 1,000여 명의 승려를 모아 불법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1839년(헌종 3) 사명대사의 법손(法孫)인 월파선사(月坡禪師)가 사명대사의 고향인 무안면(武安面)에 그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세워져 있던 표충사(表忠祠)를 이 절로 옮기면서 절 이름도 표충사라 고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병자호란이 일어나 승려들이 흩어지고 폐허가 되었던 것을 1714년(숙종 40)에 밀양 군수 김창석(金昌錫)이 사명대사의 충훈을 알고 퇴폐된 것을 민망스럽게 여겨 지방유지와 승려를 불러 사우를 다시 세울 것을 의논하였고, 한편으로는 관찰사 조태억(趙泰億)에게 보고하여 조정에 계(啓)를 올려 나라에서 제수(祭需)를 내릴 것을 청하였다. 그리하여 사당을 다시 세워 사명대사와 그의 스승인 서산대사(西山大師), 임진왜란 때 금산 전투에서 전사한 기허당(騎虛堂) 영규대사(靈圭大師)의 영정을 모셨다. 그리고 한 전각을 사당 왼쪽에 지어 사명대사가 일본에 갈 때 가지고 간 원불(願佛)을 대구광역시에 있는 용연사(龍淵寺)에서 가져 와서 봉안하고, 동서쪽에 요사(寮舍)를 지어 수호하는 승려가 살 수 있도록 하였다.
그 뒤 남붕(南鵬)이 크게 중창하고자 1738년(영조 14)에 사명대사의 행적을 갖추어 임금에게 올리니, 임금이 교지를 내려 표충사의 잡역을 면제하고, 전답(田畓) 5결(結)을 내리고 경상도 관찰사에게 중수하도록 명하였다. 이때 남붕이 총책임을 맡고 연초(演初)·취안(翠眼)·최심(最心)·상현(尙玄) 등이 도왔다. 사우를 3칸으로 하고 단청을 하였으며, 사명대사의 영정을 중앙에 모시고 동쪽에 서산대사, 서쪽에 기허당을 각각 모셨다. 또한 원불전(願佛殿)·노전(爐殿)·예제문(禮制門)·의중당(義重堂)·자하문(紫霞門)·명인루(明?樓)를 세웠다. 사당의 좌우에 선원(禪院)과 교당(敎堂)을 세웠는데, 향교와 서원의 동·서 재실(齋室)과 같은 모양으로 하였다.
표충사에는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의 건물이 있다. 가람각이 그것인데 높이는 약 2m 정도이고, 너비는 약 1m 정도의 사람은 들어갈 수 없는 매우 작은 건물로 경내로 들어가는 길목에 지어져 있다. 이 건물은 죽은 자의 혼을 실은 영가(靈駕)가 경내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모셔지는 곳으로 이곳에서 영가는 속세의 때를 벗는 의식을 행하고 절로 들어가게 된다. 비슷한 용도의 건물로는 순천 송광사의 세월각, 척주각을 들 수 있다.
2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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