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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식물국회보다 동물국회가 더 나아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1월 14일
ⓒ 경기헤럴드


이학박사⋅시인 임종호

동물과 식물은 자연계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매체이다. 명사적 의미로 보면 우리에게 친근감을 주지만 사회현상을 빗대어 사용하면 의미는 상반된다. 사회에서 ‘동물적’이란 용어를 사용되면 전투적, 비이성적인 활동이 떠오르게 되고 ‘식물적’으로는 아예 포기를 의미한다.
이성간에도 일방적인 결정과 행동으로 인해 지나친 결과가 표출되면 짐승이나 동물같다는 말이 간혹 사용된다. 불의의 사고로 인해 신체를 전혀 움직이지 못할 경우 식물인간이라고 표헌하듯이 동물과 식물이 친화적 언어에서 극단적 의미로 전환된다.
정치권에서도 서로 싸우고 타협하면서 이전투구가 될 경우 동물국회라고 표현한다. 이때는 다수당의 횡포가 있었어도 법안통과와 국회의 기능을 발휘하곤 했다.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식물국회로 어떠한 법안도 처리되지 못해 결국 국민이나 사회에 피해와 손실만 가중시킬뿐이다.
동물국회의 기능을 약화시키기 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이 여야모두의 발목을 잡게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단순히 야당에게만 적용될 줄 알았지만 결국은 여야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고스란히 피해를 주게 됐다.
올 한해 국회는 식물국회로 어느 정부보다 법안통과가 적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국민의 눈높이로 정책을 펼치고 싶어도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시행령 정치로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이 정부는 답답한 가운데에도 국회를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러한 시행령이 추후에 위법성이 드러날 경우 현 정부에 치명적인 부담으로 돌아오게 되며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현 정부가 태동한 후 2019년 9월까지 2,052건의 시행령을 공포했다고 한다. 기간별로 보면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보다 현저하게 많은 비율에 해당된다.
우리나라는 삼권이 분리되어 있다. 법안보다 시행령을 정책수단으로 삼다보면 현 정부 스스로 삼권을 부정하는 꼴이 된다. 국회가 무능하고 식물국회로 인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시행령도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만 선택해서 실시해야 빌미를 적게 줄 수 있다.
법률은 상위법과 하위법이 있는데 하위법이 상위법을 위반한 사례가 발생된다면 그동안 집행된 정책이나 사업에 대한 책임소재가 따르게 된다. 야당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따지고 들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소수에 불과하면 다행이지만 다수가 될 경우 과거에 집착하는 역행정치가 도래될 것이다. 결국 생색내기 정책의 집합체가 될 염려가 있다.
지금까지 과거 적폐에 수많은 시간을 낭비한 상태로 인해 여야의 공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 정부에서야 국회의 도움없이 시행령으로 집행하면 신속하고 행정부 강화로 좋은 점도 있겠지만 직접 민주주의를 주장한 진보측의 노선과 멀어져 간접 민주주의가 극성을 부리게 된다.
행정부의 비대는 부정과 권력의 집중으로 삼권분립은 더 요원해 진다. 사법부와 입법부의 존재감 없이 행정부만 국민의 눈에 들어온다면 이미 한국은 독재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야당과 타협을 하지 않는 여당, 야당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정부의 자세는 자칫 정권이 교체되었을 경우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표줄될 수 있다.
행정부의 비대에 대해 국회는 정부를 비판하기 앞서 법률개정으로 말해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2019년 10월 말 기준으로 상정안 2만 22,656건 중 6,232건만 법안통과되어 반영안이 27.5%에 불과하다. 16대 63%, 19대 41.7%에 비해 현저하게 낮아 국회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조기에 국회가 정상화되어 시행령 공포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살려야 한다. 오죽하면 국민들이 식물국회보다 그래도 동물국회가 낫다는 비야냥 소리를 하는지 국회의원들은 자각을 해야 한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현재 국회의원수가 너무 많아 기형적인 국회가 된 것으로 보여진다. 예전 국회의원 수보다 지금의 국회의원 수가 많은데도 법안통과가 적은 것은 오히려 국회의원 수가 많은것이 여야의 극단적 대립을 초래하고 국회의 태만을 만성화하고 있는 듯하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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