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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헤럴드 |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한국의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극본상, 연출상, 작사·작곡상, 무대 디자인상, 남우주연상 등 6관 상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제작돼 초연된 뮤지컬이 미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을 받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기생충’의 미 오스카상 4 관상,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67개 부문 석권,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이은 K 콘텐츠의 쾌거다. 이번 토니상 수상은 2016년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 시작된 토종 뮤지컬이 세계 뮤지컬계의 심장인 브로드웨이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규모 자본에 기대기보단 오롯이 창작력과 작품의 완성도로 K 뮤지컬의 위력을 각인시킨 것이다. 21세기 후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들의 사랑 이야기인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 평단에서 “한국적 기발함을 바탕으로 보편적 인간애를 녹여낸 수작”이란 호평을 받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해 11월 미 뉴욕 진출 초기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표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작이 됐다고 한다. 한국 특유의 섬세한 스토리와 감수성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세계인의 보편적 공감을 끌어낸 것이다.
이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작품을 만들어온 우리 뮤지컬계의 오랜 노력과 땀방울이 만든 결실이기도 하다. 토니상은 오스카상(영화), 에미상(TV), 그래미상(음악)과 함께 미 대중문화계에서 최고 권유를 인정받는 상이다. 이 중 3개를 받은 한국은 BTS, 블랙핑크 등 빌보드 차트를 휩쓰는 K팝 그룹이 계속 나오고 있어 그래미상까지 수상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말도 나온다. 브로드웨이의 전설적 뮤지컬 ‘해밀턴’의 스타 린 마누엘 미란다가 작품상 주인공을 알리는 순간, 4층까지 꽉 채운 관객 6,000여 명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 로봇 ‘올리버’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대런크리스가 사전 행사 공동 진행까지 맡은걸 감안하면, 이날 시상식은 매 순간 ‘해피엔딩’으로 가득했다.
제작 제프리 리처즈는 출연진 등과 모두 함께 수상 무대에 올라 “마법 같고, 아름답고 진심 어린, 인간적인 이 뮤지컬이 상을 받게 되어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영광”이라며, “국작·작곡가 윌 애런슨과 반천휴, 연출가 마이클 아덴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월·휴 콤비로 불리는 윌 애런슨과 박천휴 작가는 지난해 제18회 차범석 희곡상 뮤지컬 대본 부문(“일 테노리”) 수상자다. 박천휴 작가는 “한국의 대중음악, 미국 재즈 등을 모두 접근 가능한 용광로처럼 섞으려 했는데, 브로드웨이가 우리를 받아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작곡가 윌 애런슨은 “어릴 때부터 내게 어벙 빌런(미국의 유명 작곡가)의 노래를 불러준다.”
1947년 처음 시상된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상, 매년 뉴욕 브로드웨이의 500석 이상 극장 40여 곳에서 공연된 신작 가운데 결정된다. 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한국에서 증명된 자긍의 힘이 브로드웨이로 가는 동력이 됐다. 이번 수상은 브로드웨이에서 한국계뿐 아니라 아시안 배우와 창작자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됐지만 마지막 주인공은 K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었다. 외신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BBC는 “한국은 1993년 소프라노 조수미의 그래미상 수상을 시작으로 2020년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 관상 2022년 ‘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 등에 이어 이번 토니상 6관왕을 통해 미국 대중문화계의 주요 상을 모두 차지하면서 문화 강국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토니상은 코로나 이후 미 브로드웨이의 부활을 재확인한 무대이기도 했다. 영화, 드라마, 문학, 음악, 애니메이션에 이어 뮤지컬까지 한류 콘텐츠의 저력이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다! |
입력 : 2025년 09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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