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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헤럴드 |
이학박사‧시인 임종호
어느 단체나 그 단체의 목적에 맞는 정신적 지주가 그 단체의 정체성이다. 과거 정부의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아 국민으로부터 임기 말까지 높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번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장관들에 대한 정체성이 모호하다. 공정거래위원장이 반복되는 체납, 교육부 장관 지명자는 이재명 정부의 정체성 자체를 부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임명에 가까워지자 다 체납을 완납하는 행위는 이재명 정부 정체성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일부 장관들의 무능력과 대처 능력도 세평에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공정거래위원장의 지명은 이재명 정부를 지지했던 분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몇 개월 됐다.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야 할 시기에 확고한 정체성이 보이지 않아 예전 정부와 같은 행태로 가는 거 아닌가? 염려가 된다. 확고한 정체성이 확립되면 정치하기가 편하다.
그 정체성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사에 대해서는 관료나 기타 공공기관장으로 임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책 수립이나 정치에 있어서 어느 대통령보다도 이점이 있다. 남은 기간이 많이 남아 있다. 기대치가 많은 장점을 살려서 이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장들을 임명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 공치사들이 많이 나온다. 이번 장관이나 기타 공공기관장들의 추천으로 잡음이 난무하면 대통령의 명이 서지 않는다. 소위 이장감도 되지 않는 사람을 추천하거나 추천한 대가로 자신들의 허수아비로 만들려고 하는 정치인들도 배격해야 한다. 이런 것이 모이면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은 홀로 독박을 써야 한다.
필자는 두 차례에 대해서 성공적인 정부가 되기를 바라는 기고를 쓴 바 있다. 대통령이 잘돼야 국민과 나라가 태평성대가 된다. 일부 정치인들은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심지어 대통령이 망하길 바라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자신들이 정치를 잘해서 이재명 정부보다 탁월한 결과를 보여준다면은 비판이나 비평하지 않아도 국민이 판단해 준다. 가기 쉽고 하기 쉬운 정치를 뒤로 하고 힘든 정치, 오래 걸리는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
정치도 기업 윤리가 조금이라도 포함되면 좋겠다. 정치 논리는 누가 봐도 허접하다. 힘센 놈에게 아부하면 다른 방법은 필요도 없다. 능력과 실력은 정치에서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서울대 중심으로 각료가 구성되었었다. 이번 정부는 경력과 학력을 파괴한 신선한 장관 임명도 있었다. 앞으로 남은 기한이 이재명 정부의 명암을 가려 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장과 교육부 장관의 지명은 어느 장관보다도 심각한 경향이 있어 보인다.
진보주의자들에게 당신의 정체성이 뭐냐고 묻는다면 민주주의 확립이라고 확답할 것이다. 그런데 불리할 때만 민주주의 확립을 되풀이하는 듯하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민주주의를 주장하고 있지만 행위는 민주주의로 보이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절차와 의무가 중요하다. 토론 문화도 중요하다. 소수의 의견도 중시해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 원칙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병폐적인 방법이 다수결이다. 자신들이 불리한 항목에 대해서는 다수결로 밀어붙이고 불리하면 제3의 방법을 사용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한국적 민주주의 외치다 국민의 저항을 받았다. 이제는 민주주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한국적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들에게서 망쳐지고 있는 듯하다. 지금 정치권에서 행해지고 있는 행태들이 민주주의 근본이라면 독재주의자와 무엇이 다른지 반성의 문턱에 와 있다. 비민주주의는 인사에 있다. 충성에 따라 임명되는 처사는 붕괴의 시작이다.
사전적 의미의 진정한 진보주의는 기존 사회문화에 대항하거나 정치나 제도 등을 '사회 개혁'을 통해 새롭게 바꾸려고 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한 사회 개혁을 추진할 인사들이 장관으로 임명되어야 가능한데 개혁 대상자들이 장관으로 임명되는 듯 느낌을 받는다.
이번 연구개발 분야에 대규모 증액을 한 이재명 대통령은 과학기술만이 한국을 살릴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추진 하듯이 장관 임명도 이렇게 하면 국민으로부터 강한 지지를 얻을 것이다.
사실 이재명 대통령의 연구 분야 증액 결정은 한국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윤석열 정부 때 감액하여 참담한 마음을 글로 비판한 필자는 이번 연구개발 분야의 증액처럼 정부 관료도 미래지향적인 인사로 점진적 교체를 희망한다. 대통령 자신에게 불리한 범죄 경력을 초석으로 삼아 앞으로 각료들은 청렴하고 추진력, 미래지향적 인사 중심으로 임명한다면 어느 정부보다 창조적 정부가 될 것이다.
권력 있을 때 받는 아부는 거품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지율이 낮아 같은 동지로부터 얼마나 인정받지 못했는지 이재명 대통령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아마도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30%로 떨어지면 그렇게 환호하던 정치인들도 하나둘씩 자신이 살길을 찾아 헤맬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동안 장관, 공공기관의 수장을 청렴하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인사 시스템만이라도 구축해 준다면 정치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다. |
입력 : 2025년 09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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