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판결과 이타정신의 롤모델이 되는 김영규 전 판사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7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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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바라볼 때 개인감정이 이입되면 공정한 판단을 얻을 수 없다. 오직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의 공정한 판사로 명성을 얻었고 퇴임 후에도 자발적으로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해 후원과 고문변호사로 활동,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는 김영규 변호사. 그는 언제나 흔들림 없이 연구과 노력으로 후배 법조인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다.
우리나라 산업화의 중심지로 자유수출지역과 돌섬으로 유명한 경남 마산시(2010년 창원시로 통합)가 그의 고향이다. 그는 2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은 진해시 부시장과 진해시 의료보험조합 이사장을 역임하시다 정년퇴임을 하셨다. 늘 청렴하고 지역에서 존경을 받으신 부친을 보고 성장한 그는 어려서부터 점잖고 행실이 반듯했다. 모친은 부친의 공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 동사무소와 여러 복지관에서 봉사를 생활처럼 하셨다. 더욱이 불자로서 자식들 생일에는 자식들이 잘 되라고 봉사에 동참했고 후원에도 모범을 보여 주셨다.
어려서부터 머리가 총명한 그는 일찍이 글을 깨우치고 한 번 들으면 잊어먹지 않아 동네에서 천재로 통하기도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한 그는 신입생 대표로 입학선서를 할 정도로 자신감과 리더십도 있었다.
그는 그로 인해 졸업할 때까지 반장을 도맡아 했으며 각종 글짓기 대회 등 많은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어 학교의 자랑이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또래들에 비해 키가 작은 그는 운동에도 소질이 있어 인기가 많았으며 야구에서는 더욱 더 그러했다.
집안에 책으로 가득해 그는 언제든지 책과 더불어 생활 할 수 있었고 독서도 친구들에 비해 많이 해 박식한 아이, 공부 잘 하는 아이로 널리 알려져도 자만하거나 우쭐하지 않았다. 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그의 집 옆에 한 친구가 살고 있었다. 그 친구는 소아마비를 앓고 있었는데 또래들이 함께 해 주지 않는 광경을 보고 그는 그에게 다가가 친구가 되어 주었고 지금도 만나고 있다고 한다.
중학교에 진학을 한 그는 오직 공부밖에 몰랐다.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수줍어 한 그는 담임선생님이 반장을 시키면 했고 스스로 하겠다고 나선 적이 없는 어린 선비였다. 늘 1등만 하던 그에게 고등학교 진학은 고민거리였다. 마산이 연합고사로 전환되어 공부를 좀 하는 아이들은 선발고사를 보는 곳으로 유학을 가곤했다. 그도 마지막 선발고사를 보는 진주고등학교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그는 하숙을 하면서 대학입학이라는 목표에 충실하며 매사 모범을 보였다. 당시 경남에서 수재들이 다 모이는 학교로 잠시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은 치열한 경쟁이었고 학교에서도 교외활동을 지양하는 환경이었다. 가족과 처음 떨어진 그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 그리웠다. 인문계 고등학교라 매주 고향에 갈 수 없는 처지였고 겨우 한 달에 한 번 정도 고향에 갈 정도로 여유가 없었다.

공정한 판결로 존경을 받다.
어린 그는 누구에게 귀속되어 생활하는 것 보다 자유의 영혼으로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구축해 놓고 있었다. 집안이나 학교에서 법조인이 되어라 는 조언을 많이 들었던 그는 판검사보다는 법학학자가 되는 것이 희망이었다. 그는 문과에서 줄곧 1등을 하여 서울대 법학과에 합격을 했다. 그의 합격은 학교의 자랑이었고 그의 고향 주민들의 기쁨이었다.
오직 공부에만 매달렸던 그는 대학교에 입학을 하자 자신과 동떨어진 환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1980년 초 민주화 바람이 서울대학교 교내에서도 불기 시작했고 친구들과 선배들이 희생되는 모습을 보면서 수동적인 자신의 행동에 미안함을 갖게 되었다. 부친이 지방 고위공직자라 전면에 나서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지 못해 뒤에서 그는 묵묵히 격려만 해 주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그는 선후배들이 사시준비를 하는 동안 대학원진학 준비를 차분히 해 나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는 석사학위 과정 동안 조교를 하면서 학자의 품위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그래서 석사학위 취득과 동시에 박사과정에 진학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원 과정을 하면서 법대생이 사시에 한 번도 도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사시준비를 병행했다. 다행히 그는 사시에 합격을 하고 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판사로 임용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의 판사임용에 가장 기뻐한 부모님들은 어디에 가서도 자식자랑으로 웃음꽃이 지지 않았다.
그는 고향 인근인 창원지방법원에 연고지 신청을 하여 첫 판사임무를 시작했다. 고향집에서 가깝자 그는 부모님 밑에서 공정한 판결을 위해 연구도 게으르지 않았다. 다시 그는 진주법원에서 근무하다 인천법원으로 올라오게 되었다.
어느 날 중국어과 교수를 하고 있는 처남과 검사를 하고 있는 윗동서와 함께 식사를 하던 중에 윗동서가 중국으로 유학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중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윗동서가 귀국하여 대사관 협력관으로 근무를 하게 되어 인사차 갔다가 중국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시간이 나는 대로 중국어 공부에 집중했다. 어느 정도 중국인과 대화가 될 즈음 법원 내에서 연수를 갈 기회를 얻어 중국 칭화대 법학과 대학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그는 자전거로 통학을 하던 중 아침 7시 경에 대군단 같은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고 미래의 중국을 보게 되었다. 칭화대 학생들은 8시에 수업을 시작하여 밤새 기숙사와 도서관에 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로 무섭게 공부하는 분위기였다.
그는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에게 외국인 특혜입학으로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어려우니 공부에 전념하라고 후배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법률상식과 유식한 중국어 실력으로 한 교수가 중국 북경에 있는 북방공업대학교에서 추천, 한국인 판사로서 처음으로 중국어로 강연과 일문일답식으로 강연회를 마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연수를 마치고 서울중앙법원으로 복귀하여 근무하다가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공정한 판결로 유명하지만 남부지법에서 사회적 이슈를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지하철 성추행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하여 여성계의 강력한 항의와 서울시에서 특별반을 만들어 척결에 나서고 있었다. 그는 지하철 성추행 범으로 재판에 올라 온 가해자를 구속한 판결, 모친의 치료를 위해 회사 공금횡령으로 구속된 딸에 대해 선처를 해 준 판결, 패륜아를 위해 모친이 선처를 희망했지만 일벌배계로 처벌하여 우리 사회 현상의 정상화를 위해 공정한 판결로 존경을 받았다.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추구하다.
그는 판사로 근무하면서도 자유와 교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정든 법원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는 우선 중국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광활한 중국에서 그는 한국로펌 중국 상해 대표처의 대표변호사로서 한국과 중국 간의 법률, 투자, 개발 등 많은 자문을 맡아 의뢰자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얻었다. 그는 중국에 대해 더 알기 위해 북경 정법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국제통상법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학자로서의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그는 다시 귀국하여 한양대학교 로스쿨에서 한 학기 동안 민사소송관련 강의를 하여 학생들로부터 실력 있는 학자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 살아왔다면 남은 삶은 이웃과 함께 살겠다는 의지로 그는 한전산하 시장감시위원회 위원,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위원, 군포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 고문변호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산림녹화를 위해 설립된 (주)케레스의 고문변호사 겸 자문위원, 경기헤럴드 이사 등 자신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곳이라면 위상과 상관없이 낮은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
대부분 고문변호사는 단체에서 부탁을 하여 위촉하는 사례가 대부분인데 그는 직접 장애인단체에 방문하여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고 적극성을 보여줘 장애인단체에서 놀라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독립운동가 이회령 선생을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모든 형제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투사했고 전 재산을 독립자금으로 희사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에서의 보상도 거부한 진정한 나라사랑을 하신 분이라 그의 삶을 본받으며 생활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회령 선생의 일대기를 읽으며 마음을 가로 잡는다고 한다.
그는 요즘 꿈이 없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실현할 수 있는 꿈을 가지라고 조언해 주고 있다. 사회가 다양화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학교만 다니는 것 같아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에는 중국 학생과 한국학생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이 녹아 있다.
그가 공직생활에서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데 그의 아내의 이해가 컸다. 서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세종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그의 아내는 언제나 그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그의 삶도 자신의 삶 일부로 인식하고 있다.
사람이 힘들 때면 고민도하고 실의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는 어떠한 시련이 있어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실의에 빠진 적이 없다. 그만큼 내면의 세계가 안정되어 있고 공정한 판결, 적극적인 동행의 삶을 추구하는 김영규 전 판사는 우리에게 밝은 등불이 되어주기에 충분하다.

약력
경남 마산시 출생
진주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사법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헌법학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헌법학 박사과정 수료
중국 북경 정법대 대학원 법학박사(국제통상법 전공)
중국 칭화대 대학원 연수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창원지법 판사 역임
인천지법 판사 역임
서울중앙지법 판사 역임
서울남부지법 판사 역임
법무법인 바른 구성변호사 역임
법무법인 민주 구성변호사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7년 10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