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사랑에서 이웃사랑으로 삶의 극치를 보여주는 윤명자 선생님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6년 0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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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낮춰 제자의 눈높이로 평생을 교직에서 제자사랑의 롤모델이 되었고 퇴직 후에는 이웃사랑으로 삶의 아름다운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윤명자 선생님. 그녀는 교직에서 관리자보다는 평교사가 천직임을 알고 늘 학급을 맡아 학부모들과 봉사를 전개했다. 지금도 그 봉사단체를 이끌며 힘들고 외로운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있다.

꿈을 고이 간직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와 교통의 요지로 유명한 세종특별자치시가 그녀의 고향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되기 전에는 충남 연기군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그녀는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효자인 부친 밑에서 가정교육을 옳고 바르게 배웠다.
그녀의 부친은 지역에서 효자로 불릴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다. 할아버지가 병석에 누워 계실 때부터 돌아가신 후 49제 지내는 동안 매일 아침마다 묘소에서 곡을 해 지역에서 윤 효자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농협에서 대한통운으로 이직을 하셨지만 어느 직장에서든 직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했고 지각이나 결근 한 번 안하는 모범 직원으로 호평을 받았다. 모친은 부족한 가계의 경제를 위해 농사를 지으셨다. 모친도 부친과 마찬가지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많은 식솔을 책임지면서도 조부와 조모에게 늘 효심으로 모셨다.
그녀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늘 공부를 잘했다.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면 밭에 나가 모친을 도와주는 것이 일상이었고. 농사일이 없는 경우에는 나물 캐기, 가축 먹이주기, 나무하기 등 소녀가 하기에 힘든 일도 웃으면서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였다.
그녀 밑에 있는 동생들도 그녀의 말에 고분고분했고 동생들의 공부지도에도 남다른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학교 수업시간에 어린 아이가 조는 모습을 본 담임선생은 야단보다는 그녀가 고이 자도록 또래들에게 눈치를 보내며 착한 그녀를 안타까워했다. 그녀가 힘들 때마다 담임선생은 책을 주며 시간 나는 대로 독서와 글짓기를 하도록 조언해 주기도 했다. 그녀가 교사의 길로 가게된 것도 선생님들의 자상함과 따뜻함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그녀는 고향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친이 직장을 청주로 옮겨 청주여중에 입학, 부친과 함께 자취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연탄불로 모든 식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녀는 잠자다가도 연탄불을 갈아가며 부친을 극진히 모셨다. 공부도 잘 하고 만사 긍정적인 그녀는 수재들만 간다는 청주여고에 당당이 합격을 했다.

가정의 화목에 앞장서다.
그녀의 합격을 가장 기뻐한 것은 그녀의 모친이었다. 더 이상 어린애한테 고생을 안겨주어서는 안 된다는 모친은 청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그녀의 밑으로 여섯이나 되는 동생들은 질서가 없었다. 그녀는 부모를 대신해서 동생들에게 하나하나 가르쳐가며 가족 사랑을 심어주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안은 화목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등록금을 내지 못해 수업시간에 학교에서 쫓겨 나와 부친 회사로 찾아가 사정을 해도 부친이 돈이 없어 학교로 갈 수가 없었다. 그 광경을 본 회사직원이 가불을 해줘 등록금을 낼 정도로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다. 대입입시가 다가오자 그녀의 부친은 그녀가 대학보다는 직장을 잡아 가계에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주위에서는 곧고 정의로워 법관이 되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하나의 꿈에 불과했다. 문제지 하나 사서 공부도 하지 못했지만 막연히 대학의 꿈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교육대학이 생긴 것이다. 부모 모르게 청주교대에 입학원서를 접수했다. 부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소매 안쪽에 넣은 서류는 구겨져 원서라고 볼 수가 없었지만 그녀는 등록금이 없는 교대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더욱이 서울로의 유학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다행히 청주교대에 당당히 합격을 했다. 2년 동안 먼 거리를 버스도 타지 못하고 걸어 다녔으며 하복과 동복 한 벌로 2년 동안 입고 다녔을 뿐만 아니라 수학여행은 사치, 피아노 대신 오르간으로 음악을 배워야 했다. 그러나 졸업하면 교사가 된다는 꿈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사히 졸업함과 동시에 충북 영동군의 양산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이 초등학교 때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제자들에게 주었다. 동네에서는 좋은 선생님이 오셨다고 그녀를 볼 때마다 늘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 주었다. 효심이 깊은 그녀는 첫 월급부터 생활비를 제외하고 결혼 전까지 모두 송금했다. 그 덕분에 동생들은 그녀보다 더 마음 놓고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부친이 서울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그녀의 집안은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녀도 집과 가까운 경기도로 내신을 내고 안산시 고잔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그곳에서 교장님의 주선으로 남편과 결혼을 했다. 안양초, 안양서초, 과천에서 근무하다가 군포지역으로 오면서 부모님께 집을 지어드리고 곁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군포초, 신흥초, 용호초에서 평교사로 근무하면서 모범교사 표창, 장학지도 우수학급표창, 국민교육헌장 모범교사, 스승의 날 모범교사, 한국교육자 대상 등 많은 표창을 받아 그녀의 스승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는 교직에 있는 동안 청소년 경진대회 감독, 청소년 자원봉사 지도위원, 유스119 명예소방관, 문화관광부 지정 청소년 지도 전문강사, 유스웨이브 자문위원, 한국효도문화 이사, 교육과정 직무연수 강사 등 수많은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녀의 대외 봉사활동으로 청주교육대학장, 한국장애인 기능협의회, 한국 국제 봉사기구, 월드비전과 경기일보사,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 양지의 집, 온누리복지재단 등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아름다운 삶의 극치를 보이다.
그 외에도 그녀는 소녀시절에 독서와 글짓기의 영향으로 문학적 소질이 매우 뛰어났다. 그녀는 교육자료전시회 우수상 7회, 학급문집 경연대회등 우수상 7회, 효행 어린이 돕기 독후감대회 최우수, 건강한 사회만들기 체험수기 우수, 인성교육 실천사례 우수, 환경보전 생활수기 최우수, 봉사활동 실천사례 대상 등을 받아 대외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녀가 경기도교육감상, 교육부장관상, 환경부장관상, 보건복지부장관상, 경기도지사상, 대통령 표창, 군포시민대상, 경기사도대상, 한국교육대상, 황조근정훈장 등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수평적 사고와 제자사랑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교직생활하면서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1997년 전근을 했을 때 전임지 학부모들이 방문 하셨다고 한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일시적으로 봉사를 하는 것보다 연속적으로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학부모들도 모두 찬성을 하여 ‘늘푸른회’가 탄생되었다.
늘푸른회는 매달 3,000원의 회비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약 20년을 이어오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건물에 사무실을 미리 준비하고 퇴임 후 봉사계획을 다 세워 놓았었다. 퇴임 후 그녀는 다문화가족들에게 장아찌와 쑥떡만들기, 문해교육, 저소득자녀들에게는 그녀의 제자들이 영어, 수학을 지도해 주기도 했다. 방학 때는 자원봉사센터에 의뢰해 10명씩 신청 받아 인성교육지도도 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다보니 기금이 부족해 그녀는 친구들로부터 옷을 기증받아 옷을 무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상인이 홍보물을 보고 자신이 남대문에서 옷을 판매하고 있는데 재고물품을 기증하겠다고 제안해 더 많은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 불행히도 그 후원자가 병마와 싸우는 동안 판매하는 옷이 없는 걸 보고 자신의 친구에게 옷을 제공하도록 해 다시 옷 판매도 실시할 수 있었고 판매금으로 양지의 집,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장기기증본부, 양로원 등 10여 군데에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다.
그녀는 부친을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부친은 곧고 바르며 효심이 깊어 늘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있다. 부친이 고향으로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부친이 거주 할 집을 건축해 드리고 부친이 편히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효도를 다 했다. 특히 부친은 이사 갈 때 가장 먼저 한 것이 국기게양대를 설치하고 무궁화를 심으셨을 정도로 애국심이 강한 분이셨다.
그녀는 청소년들에게 부모님께 효도하며 주어진 일에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능력도 생기고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집안의 기둥으로서 부모대신 동생들을 돌보며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을 한 번도 원망하지 않았던 윤명자 선생님. 그녀는 42년 간 평교사로 재직하면서 봉사단체를 만들어 이웃과 학교가 공존할 수 있는 문화도 선각자처럼 확산시켰다. 또한 배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지금도 학문을 지도하며 밝고 희망찬 사회를 위해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세상을 열고 있다.

약력
세종특별자치시 출생
청주여고 졸업
청주교대 졸업
군포초·신흥초·용호초 등 11개교에서 42년 동안 교사 역임
문화관광부 지정 청소년지도 전문강사 역임
한국효도문화원 이사 역임
늘푸른회 회장 (현)
삼락봉사상 수상
경기도교육감상 수상
교육부장관상 수상
환경부장관상 수상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경기도지사상 수상
대통령 표창 수상
경기사도대상 수상
한국교육대상 수상
황조근정훈장 수상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6년 07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