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중에도 이웃을 위해 항상 함께 하는 박재민 단장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5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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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면 만사를 그만두고 자신을 돌보는 것이 상식이다. 또한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기에 건강 제일주의를 추구한다. 그러나 신장이 좋지 않아 수술을 하고 투석을 해야 함에도 이웃의 아름다운 기록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봉사하는 박재민 단장. 그가 기록으로 남긴 사진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도 아름답다.

소년농부로 효심을 다하다.
육영수 영부인의 고향으로 유명한 충북 옥천군이 그의 고향이다. 그는 3남 4녀 중 둘째로 태어나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부친은 농사를 천직으로 삼고 전형적인 충청도 양반으로 말수가 적고 늘 과묵하셨다. 많지 않은 농지에서 나오는 농산물로는 가족들의 생계를 이어가기 힘들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반대로 모친은 사회성이 있어 새마을부녀회장을 맡아 동네의 대소사를 다 책임질 정도였다. 더욱이 동네 사람들이 아프면 민간요법으로 치료될 수 있도록 알려주는 등 동네의 마당발 역할을 하셨다.
그는 집안에서의 농사로 인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소년 농부가 되어야 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놀 시간 없이 집으로 와 농사일을 도와주어야 했다. 집에서 소, 돼지, 닭을 키워 꼴 베는 것은 여사였고 지게를 하도 많이 져 키가 크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농사일을 도왔다. 집안에서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어 그가 농사일을 도와야 했지만 심지어 어린 나이에 망우와 쟁기질도 그의 몫이었다.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점심을 싸가지고 갈 수가 없었다. 학교에서 준 옥수수 급식으로 점심을 대신했고 5학년이 되어서는 빵으로 급식을 받아 허기진 배를 채웠다. 여유 있는 친구들은 빵을 먹기 위해 그에게 도시락과 빵을 바꿔 먹자고 할 때만 도시락을 유일하게 먹었다. 그만큼 가정이 어려워도 그는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동생들의 미래를 위해 정규 중학교를 포기하고 부모님을 도와주는 길로 나섰다.
그는 옥천 읍내에 있는 야간중학교에 진학을 하며 자신의 미래를 조금씩 준비해 갔다. 낮에는 농사일로 집안을 책임졌고, 피곤한 몸으로 10리 길이 넘는 학교에 가서 공부하다보니 그는 늘 피곤한 몸이었다.
그가 청년기에 들어서자 전국적으로 새마을운동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는 4H를 구성하여 지붕개량운동, 동네길 넓히기, 도로포장, 수로정비사업, 동네의 애경사 등 젊은이가 할 수 있는 사업을 차분하게 하며 자신의 역량을 조금씩 넓혀나갔다.
그가 사업을 전개하면서 기록을 남길 사진이 필요했다. 그때 그는 옥천 읍내에서 지인이 하는 사진관에 출근하다시피하며 사진촬영기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 카메라를 만지기 힘든 시기라 그는 카메라를 빌려 현장에서 사진촬영과 인화까지 전문가 수준까지 배워 각종 행사의 기록 사진을 담당하게 되었다.

자신의 잠재된 소질을 계발하다.
그는 농사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을 판단하고 옥천에 있는 원풍산업에서 밀링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 보는 기계가 신기했고 부주위로 장애가 되는 현장을 보자 그는 밀링배우기에 겁을 먹었지만 군포에서 생활하는 형님이 기술을 배워 군포로 오라는 희망을 줘 그는 현장에 투입될 수준으로 실력을 쌓았다.
그는 형님의 소개로 금성에 취업을 하고 군포로 올라오게 되었다. 그는 낯선 타지에서 돈을 벌어 고향에 있는 부모님과 동생들의 학비를 위해 월급의 대부분을 송금해야 했다. 그에게 돈보다도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향수병이었다. 부모님과 농사지으면서 함께 했던 기억, 동생들과 늘 웃으면서 생활했던 추억들이 그를 힘들게 했다. 그는 주말이나 휴일에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일을 거두며 부모님께 효심을 다했다.
그는 점차 회사에 적응하고 동료들 간에도 우애가 깊어지자 회사와 노조에서 진행되는 행사사진을 찍어 주곤 했다. 노조 관계자와 회사 측에서 그의 사진을 보고 전문적으로 사진촬영을 종용해 회사 내에서의 행사 사진을 그가 모두 찍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그는 회사의 사진동우회에 가입하여 본격적인 사진촬영을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그의 기록사진이 내외적으로 호평을 받자 모범상을 수여하여 그의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그가 결혼을 하고 가정이 안정되자 시민운동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군포시환경시민기구에 가입하여 그 단체의 각종 행사 사진을 찍어주고 일일찻집을 할 때는 사진전을 개최하여 환경인식조성에도 기여했다.
그는 여러 단체와 회사에서 사진을 많이 요구하자 사진관 운영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정든 회사를 그만두고 금정역 앞에 자신의 사진관을 개업하게 되었다. 성실하고 근면한 그는 주변에 널리 알려져 사업도 계획대로 잘 되어갔다.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는 속담이 그에게 다가왔다.
한 지인이 그에게 비디오와 사진촬영을 하면 많은 수입이 보장된다는 제안에 지인은 비디오를, 그는 사진촬영을 담당하기로 하고 투자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진행 중 지인이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고스란히 피해가 그에게로 돌아왔다. 그동안 벌어 놓은 돈과 가게 보증금을 빼서 투자한 사업이 2년 만에 다 날리게 되어 그는 사진관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고향 선배가 이웃사랑후원회 회장으로 지역에서 봉사를 전개하고 있었다. 그 선배가 같이 봉사를 하자는 제안을 해 그도 이웃사랑후원회에 가입하여 체계적인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군부대와 구치소에 위문공연을 나갔다. 그가 봉사단에서 진행하는 각종 사진을 촬영하여 군부대와 구치소에서 보내주니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고, 이때부터 그는 기록사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외에도 양로원, 고아원, 각종 복지관 등에서 무료공연과 후원물품을 전하는 봉사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가 노인복지회관에서 봉사를 하던 중 복지관에서 영정사진을 요청해 와 그는 어르신 100여 분의 영정사진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는 단순하게 사진으로 봉사활동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연예봉사단을 만들게 되었다. 그는 공연중심의 연예봉사단 단장을 맡아 수많은 기관에서 공연으로 봉사와 기록사진봉사를 병행했다.
사진으로 유명해지자 그는 군포시연예협회 분과위원장을 맡아 군포시연예저변확대에도 일조했고 이웃사랑후원회의 활성화에도 기여하여 이웃사랑후원회의 부회장을 역임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군포시시각장애인협회 부회장까지 역임하면서 시각장애인의 지팡이가 되어 많은 장애인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성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구성된 뉴우먼클럽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젊은이들에게 많은 용기를 주고 있다.

병마에도 이웃사랑을 실천하다.
그동안 자신의 사업이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그에게 우환이 다가왔다. 갑자기 배가 아파 동네 의원에 갔으나 큰 병원으로 가라는 진단을 받고 대학병원으로 갔더니 신장이 좋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는 수술을 하고 복막으로 투석을 하게 되어 어떠한 활동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교회에 나가 간절히 빌었다.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만큼만 봉사활동을 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마음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그는 기도덕분인지 쾌유되어 복막대신 혈액으로 투석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진단에 요즘 아픈 몸으로 사진 봉사를 다시 전개하고 있다. 사실 그가 투석을 한 지 벌써 5년이 되었다. 그는 몸이 아파도 다른 사람에게 아픈 기색을 보이지 않아 그가 환자인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는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시민노래자랑, 장애인가요제, 시각장애인 흰지팡이 행사,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 등 수많은 행사에서도 사진 봉사를 통해 삶의 의욕을 되찾고 있다. 행사들이 보통 몇 시간씩 하다 보니 그는 늘 서서 행사 내내 사진을 찍어 육체적 소모가 많아도 기쁜 마음으로 봉사에 임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봉사를 위해 호스피스 과정을 수료하여 마지막 생을 마감하는 분들에게도 다정한 친구가 되어주고 있으며 군포시민대학수료, (사)한국자치발전연구원 위원, 군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 등에서 수년간 활동을 해왔다.
그는 칭찬합시다중앙회 나경택 회장을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전국을 다니면서 봉사자들에게 칭찬합시다 표창을 수여하면서 격려해 주는 사업을 전개하면서 수많은 봉사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어 늘 배우고 싶다고 한다.
또한 그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일을 하던 간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남의 일도 내일이라고 사고를 가질 때 그 대가는 나에게 돌아온다고 일러주고 있다. 가족을 위해 학업도 포기하고 오직 청년시절을 가족을 위해 살아온 박재민 단장. 그가 모진 아픔에도 그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것이 외손자의 방송출연이었다.
아역 탤런트로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방송에 출연, 드라마에 손자가 나오는 시간이면 어떠한 일도 중지하고 TV앞에 갔다고 한다. 동네에서 손자의 이름을 거론할 때마다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다 풀린다는 우리 이웃집 아저씨같은 박재민 단장은 끊임없는 봉사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
그가 힘들고 외로울 때 늘 옆에서 내조해 준 그의 아내는 그가 실업자가 되고 힘들 때 직장을 나가 그에게 큰 힘이 되어주곤 했다. 그의 부인에게 평생 빚을 다 갚지 못해 언제나 미안한 마음으로 속죄하고 있는 그의 삶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작은 기록이라도 오래 남기고 싶은 사진작가의 희망, 그 기록을 통해 우리들의 삶을 재조명할 수 있게 해 주는 그의 선견은 어느 자리에서도 빛이 나고 있다.

약력
충북 옥천군 출생
포토 난사진관 대표 역임
이웃사랑후원회 부회장 역임
군포시시각장애인협회 부회장 역임, 자문위원
군포시연예협회 분과위원장 역임
이웃문화예술단 회장
뉴우먼클럽 고문
군포시장상
경기도지사우수봉사자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장상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5년 1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