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장에서 사회환원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유명란 대표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4년 08월 28일

트위터

마음을 비우고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르지만 늘 중용의 마음으로 생활하다보면 즐거운 삶이 된다. 부친의 유지를 받들며 마음을 비우고 생활한 유명란 대표. 그녀는 부친이 일찍 돌아가셔 집안 생계의 일부를 책임져야 할 소녀가장으로서, 여성 사업가로서 우리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소녀가장이 되다.
역사의 섬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문화유산과 인삼, 화문석 등으로 유명한 인천광역시 강화군이 그녀의 고향이다. 그녀는 3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나 부친의 사랑을 많이 받고 성장했다. 육사 11기인 그의 부친은 군인정신이 투철했고 어려운 지역주민의 도움에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해결하신 분이었다. 다른 형제자매들은 공부를 잘 했지만 그녀는 공부보다 운동이나 사색을 좋아했다.
그녀의 부친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에 1등을 하라고 할 정도로 그녀에게 긍정적 마인드를 심어 주었다. 그녀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또래들의 마음을 잡을 정도로 붙임성이 좋았고 학교대표 육상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공부보다는 책을 많이 읽었던 그녀는 중학교에 입학했지만 기쁨보다는 슬픔의 소녀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녀를 가장 사랑하셨던 부친이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어느 집안보다 행복했고 다정했지만 부친이 돌아가시자 하루아침에 생계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모친이 농사로 오빠와 동생들의 학비, 생활비를 마련했지만 속이 깊었던 그녀는 장녀로서 모친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꿈 많은 여고생을 포기하고 그녀는 직장을 갖기 위해 자유수출지역인 마산으로 무작정 내려갔다. 그녀가 처음 직장을 잡은 곳이 직물을 생산하는 한일합섬 회사였다. 전국에서 모인 소녀들이 이곳에서 직장을 잡기 위해 경쟁이 아주 치열했다. 처음 고향을 떠나 타향생활을 해야 했던 그녀는 모친과 가족이 보고 싶어 많이 울기도 했다. 자신이 힘들 때 늘 옆에서 웃어주고 용기를 주었던 아버지를 생각할 때면 더욱 더 뜨거운 눈물을 흘리곤 했다.
다행히 한일합섬 회사 내에는 야간 고등학교과정이 있어 공부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다. 낮에는 힘든 노동과 야간에는 고등학교과정을 공부하면서 그는 웃음을 잃지 않는 명랑소녀로 성장해 나갔다. 그녀가 첫 급여를 받자 용돈 하나 남겨 놓지 않고 강화에 계신 모친에게 모두 송금해야 했다. 고향에서 고생하는 모친과 동생들을 생각하며 그녀는 행복한 마음으로 송금하고 소녀가장으로서 생활을 영위해 나갔다.
주말이 되면 직장 친구들이 놀려나갔지만 그녀는 차비가 없어 집에서 독서나 사색을 해야 할 정도로 근면∙성실했다. 그녀가 첫 직장에 배치된 곳은 생산직이었다. 생산직이 급여가 사무직보다 조금 많았고 야근이나 특근이 있을 때에는 그녀는 무조건반사로 일을 했다. 조금이라도 더 벌어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녀는 연장근무를 했었다.

여성 사업가로 성장하다.
가고 싶어도 갈수 없는 고향, 가장 그리워하는 어머니와 가족을 두고 타향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는 참 힘들었다. 당시에는 전화기를 사용하기도 힘들었고 회사에서 전화를 처음 볼 정도로 정보망이 허술한 시대였기에 그녀는 추석이나 설이 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설이나 추석 때 그녀는 선물을 가득 안고 집에 들어서는 순간 눈물을 흘리며 반겨주는 가장 사랑스런 어머니를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두 모녀의 모습은 마치 드라마와 같았다.
그녀가 2년 정도 생산직에서 근무하면서 동료들로부터 많은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일이면 일, 오락이면 오락 등 키도 작은 소녀가 어떤 자리에 가도 당당했기 때문이다. 마산은 경상도로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이라 서울말을 사용하는 그녀는 언어 하나에서도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 당시 많은 지방여성들이 서울말을 매우 선호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연스럽게 관리직원들에게 사무직발탁의 우선대상자가 되었다.
그녀가 생산현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관리사무소에서 호출이 와 사무실에 도착하니 사무직으로 발령을 냈다는 소리를 듣고 그녀는 한 동안 멍했다고 한다. 고등학교도 못나온 그녀가 사무직원으로 발탁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생산직보다 급여가 적은 사무직원으로 약 4년을 근무하면서 사회의 동질성과 대인관계를 많이 배웠다. 일처리가 완벽에 가깝고 깔끔했던 그녀는 상사로부터 많은 사랑과 인정을 받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안도 어느 정도 안정되자 서울에서 자취하는 동생들을 위해 정든 회사를 퇴직하고 서울로 이주하게 되었다.
6년 만에 동생들과 조우한 그녀는 서울에서 새로운 직장을 잡아 사회인으로 생활을 해야 했다. 마산생활에서 타향생활에 익숙해진 그녀는 동생들과의 동거는 희망과 즐거움 자체였다. 그녀가 받은 퇴직금은 집안에 다 송금하고 무일푼으로 새로운 삶을 설계하며 지금의 남편을 만나는 행복을 안았다.
그녀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생활하며 평온함을 유지했지만 삶에 대한 욕구는 늘 부족했다. 그녀는 남편과 상의하여 사회진출을 모색 중 남편의 집안에서 가업으로 이어온 가구사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결국 5평 규모의 사무실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자신이 만든 카탈로그 없이 다른 회사에서 만든 카탈로그를 받아 여러 공공기관과 사무실에 카탈로그를 놓고 그냥 도망가듯이 뛰어나오곤 했던 그녀는 집에서 평화롭게 잠자고 있는 아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곤 했다.
그녀가 카탈로그를 돌린 지 1주일 후 한 회사로부터 상담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는 첫 상담을 하면서 수주에 성공하게 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녀는 어느 사무실에 가도 도망가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자신 스스로 자신감을 갖자 구매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주게 되었고 안양시, 군포시, 의왕시에 그녀의 신뢰는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녀가 사업을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나 IMF가 터졌다. 다른 회사들은 도산과 부도로 회사가 많이 무너졌지만 그녀는 정부의 벤처사업촉진과 정보통신사업의 확대로 창업이 늘어나자 그녀의 사업은 더욱 번창해 나갔다. 더욱이 그녀가 납품한 회사들이 잘 되어 소문은 더욱더 퍼져나가 안양권 지역의 많은 관광서와 공공기관에 더 많은 가구를 납품할 수 있게 되었다.

사회 환원의 롤모델이 되다.
그녀의 사업이 번창해 나가자 그녀는 화성에 새로운 사업장을 확장해 나갔다. 직원들도 모두 자기 일처럼 근무하고 최고의 서비스로 구매자들에게 만족을 시켜줘 여성 사업가로서의 위상을 돈독하게 했다.
무역업을 하는 남편은 외조를 많이 해 주었다. 현장에서의 야간작업으로 늦게 귀가할 때는 집안일이나 회사의 잡일까지 도와주는 자상함으로 인해 그녀는 피로감이 쌓일 시간조차 없었다.
그녀는 완벽주의자였다. 납품이나 제품제작에 만족하지 않으면 밤새 울고 대안을 찾는데 몰두했다. 그것이 그녀를 오늘의 위치에 있게 했는지 모른다. 또한 그녀의 회사는 규격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나 구매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설계하여 생산납품을 하고 있어 타 회사보다 경쟁력이 더 있다. 그녀의 회사 직원들은 사무실집기나 설계에 대해 무료로 레이아웃을 해 주고 있어 고객의 만족도를 최고로 충족시켜주고 있다.
크던 작던 간에 자신에게 만족해야 소비자도 만족한다는 마음으로 사업을 일으킨 그녀는 요즘 새로운 환경에 고무되어 있다. 한 지인이 한국크리스토퍼리더십에 가입하여 어둠을 탓하기 보다는 한 자루의 촛불을 켜라는 제안에 그녀는 어떠한 행사보다도 크리스토퍼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남들은 각종 단체에 가입하여 다양한 봉사에 참여하고 있지만 앞만 보고 달려온 그녀에게는 새로운 환경이었다.
그녀는 주위에 어려운 소식을 들으며 익명으로 후원을 하고 있으며 장애인후원회와 청소년문화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자신이 어렵고 힘들 때 책을 보며 사색을 즐겼던 소녀, 그 소녀는 자신이 하지 못한 것들을 후배 청소년들에게는 물려주지 않으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녀는 3남 2녀의 자식들이 무탈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자신을 승화시킨 모친을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자식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잘나면 잘난 대로 자식들의 미래를 함께 꿈꾸며 생활해 온 모친을 평생 잊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녀는 청소년들에게 꿈은 이뤄진다고 말해 주고 있다. 부친의 갑작스런 타계로 하루아침에 막막해진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생활전선에 직접 들어가 노동의 신성함을 가진 그녀는 청소년들이 꿈을 가지고 키우면 꼭 성공한다고 자신의 가슴 아픈 경험을 들러주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일궈 낸 회사를 직원들에게 환원해 주기로 약속을 했다고 한다. 웬만한 남성사업가들도 자신의 몫을 챙기기 위해 자식들에게 회사를 물려주지만 그녀는 달랐다. 함께 고생한 직원이야말로 회사를 운영할 자격이 있다고 할 정도의 대담함은 우리들에게 주는 하나의 교훈 자체였다.
그녀는 지역인재양성을 위해 재단법인 인재양성재단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자신처럼 꿈 많은 나이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여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작은 촛불이 되고 싶어 한다. 그녀가 꿈꾸는 세상은 함께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서로의 욕심을 버리고 이웃과 하나가 되는 그런 세상,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세상일 것이다.
배운 것 없이 직장을 다니며 야간고등학교 졸업, 사회의 차별과 여성이라는 악조건에서 당당한 사업가로 우뚝선 그녀를 사회 환원의 롤모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약력
인천광역시 강화군 출생
한국크리스토퍼리더십 회원
군포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 후원회 이사
수리청소년문학대전추진위원
동행의 릴레이 이사
사랑의 끈 연결운동 추진위원
디퍼스 가구 등록
동양사무용가구 대표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4년 08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