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세로 지역을 위해 봉사에 임하는 성종석 이사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2년 10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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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보고서에 아들의 미래는 아버지의 직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아버지의 후광이 자식들에게 주는 미래관,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세상에 모든 이가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자식들이 출세를 한다면 사회의 발전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버지의 후광 없이 자수성가하여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무일푼으로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자신의 고향을 만들고 그곳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봉사를 말없이 하고 있는 성종석 이사. 그는 남들처럼 이력도 화려하지 않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봉사를 위해서라면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솔선수범하고 있다.

부모의 선행을 본받다.
내장산과 동학혁명으로 널리 알려진, 특히 최근에 한우촌으로 유명해진 전북 정읍이 그의 고향이다. 4남4녀 중에 3남으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큰 어려움 없이 성장했다. 부친은 인부 3~4명을 고용해야 농사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부농이셨다. 딱히 땅이 많고 경제적으로 풍부해서가 아니라 부친은 동네 분들과 늘 친하셨고 어려운 분들에게는 한없이 베푸시는 천성이셨다. 인자하신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자식들도 동네에서 예의 바르고 곧게 자라 그의 집에서 여는 잔치마다 동네의 많은 분들이 손을 거들곤 했다.
그는 부친이 새벽 일찍 나가셨다가 밤늦게 돌아오시는 농부이면서 자식을 위해 성실하게 삶을 사시면서 자녀교육을 무엇보다도 우선시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의 모친은 8남매를 낳고 키우시다보니 몸이 그리 좋으시지 못했다. 많은 농사일, 8남매 양육 등으로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 보지 못한 전형적인 어머니셨다.
동네에서 개구쟁이로 소문이 났던 그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물고기가 물을 만난 세상이었다. 귀염성에 리더기질까지 있었던 그는 늘 친구들 중심에 서 있었다. 특히 운동을 잘 하여 학교대표 송구선수로 출전하기도 했고, 어려운 친구들에게는 부모님 모르게 쌀을 퍼 주기도 했다. 어린 아이가 쌀을 퍼 가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그의 부모님은 모른 척 하면서도 자식의 선행을 마음속으로 기특하게 생각하곤 했다고.
선행에 앞장선 그였지만 때론 여자 친구들의 고무줄 끊기, 풀잎을 묶어 친구들을 넘어뜨리기 등 온갖 장난으로 친구들로 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초등학교는 집에서 가까워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이 거의 그의 집에 모여 전쟁터를 만들곤 했다. 하지만 졸업 후 그는 6km 떨어진 중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초등학교와는 다르게 몸이 왜소한 그는 태권도를 익히게 되었다. 여러 초등학교에서 모인 친구들과의 어색함, 자신을 보호해야겠다는 마음에서 배운 태권도가 그에게 새로운 마음을 열게 해 주었다. 운동을 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 친구들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고교 시절에 그는 미래에 대해 늘 불안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3년, 몸이 허약하신 어머니가 중3때 돌아가셔 그에게 다가온 공허함 등으로 그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곤 했다.
자신을 위해 무엇이든 해 주셨던 어머니, 그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는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많은 식솔을 위해서 아버지는 새어머니를 들여야 했고 그 과정에서 그는 방황이 더 심해졌다. 새어머니는 천성이 고우셔 가족들에게 친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대해 주셨지만 사춘기에 들어선 그는 쉽게 새어머니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었다.

작은 것에서 큰 것을 얻다.
결국 그는 졸업을 하지 못하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다. 서울에 올라왔지만 돈도 없었고 잠잘 곳도 없자 친구 집에서 동거하게 되었다. 서울로 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던 그는 자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친구가 다니는 공장에도 다녀봤고 선배가 하는 회사에도 잠시 있어봤지만 그에게 미래를 책임져 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자 친구와 선배가 장사를 해 보라는 권유를 해 주었다. 그러나 그는 사업을 할 자본이 없었다. 며칠 후 친구와 선배가 그에게 찾아와 장사를 할 수 있는 종자돈을 줘 그는 영등포에 가게를 열게 되었다.
리더십과 사교성이 많았던 그는 장사를 하자마자 대박을 터뜨렸다. 마음먹은 것은 꼭 하는 그에게 장사는 세상을 다시 볼 수 해 주었다.
생활이 안정되자 그동안 서울로 올라와서 오랫동안 부모님을 뵙지 못했던 죄책감에 고향에 내려갔다. 고향은 변한 것이 없었고 마을 인심 역시 포근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에 내려와 아버님과 함께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서울생활을 정리하려고 열차를 타고 상경하던 중, 자신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처녀를 보고 한 눈에 반하여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고.
귀향하여 결혼까지 한 그는 안전한 정착과 함께 새마을슈퍼를 하면서 새마을지도자가 되었다. 당시 가장 어린 나이에 새마을지도자가 된 그는 마을을 개선,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새마을운동에 동참하게 되었다. 마을에 회관하나 없는 것을 보고 그는 고향을 떠나있는 친구, 동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마을회관을 건립. 그 뒤 자신이 생겨 주택개량, 도로확장 등 마을을 위해 집안일을 뒤로 한 채 열정을 쏟았다. 당시 고향을 떠나 서울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아 동네에 빈집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그는 동네 길을 넓히기 위해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아 이주민들에게 주고 그 땅을 동네에 편입시켜 마을길을 넓히는데 활용, 동네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더욱 구축해 나갔다.
그러나 고향에서 동네를 위해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자식들이 커 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작은 가게로는 자식들 교육은 물론 생활조차도 힘들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아내와 상의 끝에 고향을 뜨기로 했다.
서울과 인근 도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그는 서울과 가까운 안양에 작은 업소를 열었다. 홀로 타지에서 생활터전을 개척하다보니 그의 생활은 처참했다. 반지하에서 처음 살기 시작했고 손님이 없는 날에는 마음으로 울어야 했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아내와 자식을 위해 그의 부모님들이 한 것처럼 죽기 살기로 일만 했다. 결국 그의 성실함과 붙임성으로 사업이 번창, 타향에서의 고생을 다 잊고 새로운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

낮은 곳에서 봉사에 임하다.
산본 신도시가 개발되자 그는 수리산에 자주 와봤던 기억에 좋은 인상과 함께 군포로 안주하게 되었다. 오직 가족과 자신을 위해 일만 했던 그는 군포를 자신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며 지역의 정서부터 익히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큰 봉사보다는 지역주민과 친숙함이 우선이라는 신념으로 그는 통장 일을 보기 시작했다. 통장은 각종 고지배포, 안내장 배포 등 지역주민과 만나는 가장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는 통장을 맡는 동안에 문산지역, 양양지역에 큰 수해가 나 동민들과 함께 수해복구사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남들은 한 번 가기도 힘들었지만 그는 아무도 모르게 두 번씩이나 수해복구현장에 가서 복구사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서해앞바다 기름유출사고 때도 그는 자신의 옷을 다 버려가면서 다녀올 정도로 사회봉사에 조용히 동참하곤 했다. 그의 봉사가 널리 알려지자 그는 바르게 살기협의회 궁내동위원장으로 위촉받게 되었다. 궁내동위원장을 맡은 그는 교통안전캠페인, 야간청소년선도, 전통시장활성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다. 또 청소년지킴이를 구성하여 경찰관들과 순회활동을 실시, 많은 청소년들을 선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해 헬스동호회를 만들어 어르신 건강증진에도 일조했다. 그의 선행이 널리 알려지자 군포시장상과 자치행정부장관상을 추천받아 모범시민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그는 타지에서의 선행뿐만 아니라 그가 예비군훈련을 받는 중에 고향친구의 아내가 병원에서 출산을 하는데 병원비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비를 보내 줄 정도로 친구에 대한 신의도 매우 컸다. 또 다른 친구는 전주에 있는 병원에 아이가 인큐베이터에 있는데 병원비가 없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 친구에게도 병원비를 보내 줘 그의 아름다운 마음을 볼 수 있게 했다. 그는 돈을 받기 위해 한 일은 아니지만 친구들은 그의 고마움에 돈을 되갚아 친구들 간의 우정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사회단체에서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소외계층을 위한 모임에도 선행을 하고 있다. 군포시장애인단체연합회 후원회 이사, 청소년문화증진을 위한 사업, 어르신 문화사업에도 동참하고 있어 그의 모범적인 활동은 우리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을 가장 존경한다. 자신과 가족보다는 백성과 나라를 우선으로 한 사상을 늘 본받고 싶어 한다고 한다. 자신만을 위한 삶은 주위로부터 지탄을 받지만 이웃과 늘 함께하려는 사람은 존경과 신뢰를 받는다는 그의 철학이 오늘의 그를 있게 했는지 모른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예의 있는 생활을 해라”라고 하며 “사회생활과 공동체에 있어 자신의 주장이 우선하고 위와 아래를 연결시켜주는 예의범절이 없다면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기 싶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믿음은 예의범절에서 온다"라고 일러준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이웃에게 공을 돌리는 성 이사. 그가 바라는 밝은 세상은 큰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상식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약력
정북 정읍출생
바르게살기협의회 궁내동위원장 역임
청소년지킴이위원 역임
군포시장애인단체연합회후원회 이사
수리청소년문학대전추진위원
군포시장상 수상
바르게살기협의회 중앙회장상 수상
행정자치부장관상 2회 수상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2년 10월 07일